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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이 국가주의자면 유시민도 국가주의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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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현봉
날짜 : 2011-04-24 (일) 19:14
조회 : 7126
추천 : 25 비추천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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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봉 기자 (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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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과 유시민의 차이점은 다른 사람이 보여주고 있으니, 중복해서 언급할 필요가 없을꺼 같다. 그래서 난 공통점을 말할 생각이고, 그 공통점중에 유시민과의 공통점을 이야기할 생각이다.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에서도 장하준의 <국가의 역할>과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도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건 국가가 악을 행하는게 아니라 선도 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시민이 현재 주장하는 목적론적 국가론은 전체주의를 옹호하는 논리로 빠질 수 있다. 이걸 처음 주장한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이 철인이 지배하는 독재정치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유시민은 이러한 전체주의 위험성을 어떻게 견제할까?
첫번째는 홉스식 국가관을 받아들여서, 국가가 언제든지 그 폭력을 남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한 후, 니버를 끌어들여, 집단이 가장 확대한 형태인 국가는 정의를 추구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아리스토텔레스를 끌어들인 건, 니버의 주장과의 일치점인 국가는 특정한 목적을 추구해야할 필요성이 있다에 미래를 보았기 때문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두번째는 민주주의 제도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동시에 개량주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목적은 국가가 악을 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법치주의를 통해서 악을 행하는게 어렵게 만든 제도이다. 유시민은 이런 제도속에서 국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한다.
다시 찾은 것이 포퍼이고, 포퍼는 정권담당자가 자기 이상이 절대선이라고 믿고, 다른 집단에게 그것을 강요하다가, 나중엔 폭력을 사용하게 되면 인류는 야만을 저질렀다고 지적하고 있다. 포퍼는 그래서 자신의 생각에 대한 절대적 확신을 해서는 안되고, 단번에 이뤄해서도 안된다고 말한다.
달리말하면 국가가 정의를 추구한다고 믿고 있어도 이것은 현존하는 악과 그 악의 퇴치라고 믿는 절대적 가치관을 가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고, 극단적인 혁명으로 한꺼번에 바꾸는게 아니라 점진적인 개량을 주장한다.
유시민은 "절대적 가치관을 피해야 하며 자유를 지지하지만 복지,평등,안전,평화, 환경등의 다른 가치보다 우위에 있거나 자유를 이루기 위해서 다른 가치를 희생해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절대적 자유 추구보단 헌법을 끌어들인다. "유토피아적인 나라가 있다고 전제한 후 그걸 이루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 아니라 현재 살고있는 사람의 정의관은 헌법에 담겨있고, 헌법은 그 나라가 어떻게 나아가야한다는 방향을 담고있기 때문에, 국가가 구체적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형태는 헌법실현"이라고 주장한다.
유시민이 국가에 목적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이 목적 실현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유시민을 국가론자라고 할 수 없다. 국가론자는 국가의 목적이 오직 외적막기와 범죄예방을 위한 무제한적인 국가폭력의 행사에만 방점을 찍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장하준은 어떨까? 현재 장하준이 조선일보가 원하는 이미지로 그려지는 거 같은데, 이 문제와 관련한 그의 주장을 인용해보겠다.
"그러나 정부의 역할이 위기관리에서 그쳐서는 안된다. 정부는 풍요롭고 평등하며 안정적인 사회를 건설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해야한다. 정부가 가진 본질적인 한계, 그리고 그동안 정부의 역할을 약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 등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지금까지 고안한 제도 중에서는 민주주의 정부가 사회적으로 제기되는 여러 상충된 욕구를 조정하고, 더욱 중요하게는 사회 전체적으로 복지 수준을 향상시키는 가장 우수한 장치이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p 337~ p338
장하준이 전체주의를 옹호하거나, 중국의 경제체제가 인도보다 우수하다는 주장을 했다고 해도, 그가 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하거나, 민주주의 가치가 후퇴해야한다고 이해했다면 조선일보가 진행하는 박정희 미화에 장하준의 주장을 이용하는 것에 스스로 동조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경제체제 또는 경제체제의 기능적 역할에 주목한 건 사실이지만 그 이상 해석을 통해 의도확대를 했기 때문이다. 의도확대의 오류가 아니라면 그의 주장에 금방확인한 표현은 도저히 기대할 수 없다.
이젠 조선일보가 꾸미려는 유시민을 살펴보자
<그는 "민중이 고귀하다고 여기는 어떤 말을 빼앗기거나 넘겨주면 권력도 함께 넘겨줄 위험이 뒤따라온다"며 "애국심은 국가 공동체에 귀속되어 훌륭한 삶을 영위하고 공동의 선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이고 정당과 정치인은 북돋울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제 좌파도 '애국심'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 유 대표는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 FTA에는 찬성, 이라크 파병은 반대했다가 입장을 바꿨다. 이어 6·25전쟁에 대해 "김일성과 박헌영이 자기 신념이 정당한 것으로 믿었을 것이지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함으로써 가장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했다. 또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직면했던 가장 큰 문제는 '역량의 부족'이었는데 진보 세력의 비판은 이념에 집중됐다"고도 했다. ... 그는 "한때 진보의 기수였던 '386세대'도 '486'이 되고 '586'이 되면서 보수화의 길을 걷고 있다"면서 "이는 생물학적 필연으로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둘 사이에 적절한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4/18/2011041800183.html
조선일보의 기사를 생각없이 인정해보자
유시민은 (보수가 생각하는)애국심을 이제는 인정하는 좌파이고, 참여정부는 역량이 부족했다는 걸 인정하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보수정당 선택의 필연성을 인정한 사람이 된 것일까? 유시민은 조선일보가 해석한 말을 하고 싶어했던 것일까? 아닐 것이다.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다고 해서, 아니면 애국심을 인정한다고 해서 중국이 보여주는 독재자체를 옹호하거나 독재가 민주주의보다 우월하다는 판단이 나올 수 없다. 이건 보수신문에서 유시민을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오히려 주목한다고 해서 유시민이 보수의 트로이목마다는 주장과 같은 오류를 담고있다.
장하준이 그의 저서에서 참여정부, 아니면 개인적으로 노무현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고 폄하를 했다고 하자. 그러면 그의 주장을 이해하는 것을 포기해야하는가? 아니면 문제있는 사람이니 적극적으로 배제해야한다고 마음먹어야할까?
유시민이 <후불제 민주주의>에서 "장하준은 코스모폴리탄이라 국가경영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장하준은 한국사정도 모르면서 한국을 비판하고 있고, 그 비판은 전부 틀린 주장이다로 확대해야할까?
fta에 대한 찬반여부에서 장하준의 주장이 상당히 갈리고, 참여정부 역량평가에서 역시 장하준과 갈린다고 해서 장하준을 독재까지 인정하는 국가주의라고 평가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국가는 특정한 목적을 추구해야하고, 국가는 시장에 개입할 수 있으며, 국가의 시장개입은 실패도 성공도 할 수 있지만, 오히려 성공을 통해서 경제를 역동적으로 만들어왔다"는 주장과 "복지제도 건설에 국가가 노력해야한다"는 그의 주장은 유시민이 "국가가 헌법을 통해서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구체적으로 복지제도 설계에 노력해야한다"는 주장과 일치점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소득과 부가 분배되는 과정과 결과는 결코 정의롭다고 할 수 없다. 어려움이 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가가 법률을 정비하고 과정에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 공정한 시장경쟁을 통해 승패가 나뉘는 경우에도 승자와 패자가 받는 보상의 격차가 너무 클 경우에는 패자가 흔쾌히 승복하기 어렵고 승자도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하물며 공정한 경쟁 조건조차 확립되지 않는 경우에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럴 때 국가는 결과의 격차를 사후적으로라도 보정할 책임이 있다. 헌법은 이를 위해 몇가지 국가의 의무를 명시해두었다. 이것이 사회보장과 사회복지를 증진할 국가의 의무이다.> <국가란 무엇인가> p. 239
장하준이 경제학 사조에서 국가개입론자라고 평가한다면, 유시민도 국가개입론자이고, 국가가 선을 실현할 수 있다는 목적론적 국가관이라면 유시민도 장하준도 국가론자이다. 더 나아가 국가의 이런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기 때문에 국가론자라면 신자유주의자라고 평가하는 폴 크루그먼도 국가론자이다. 그의 표현을 가져와본다
<극심한 불평등은 우리를 하나의 사회로 묶어주는 결속력을 약화시킨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인들의 정부 또는 서로에 대한 믿음은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약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 정치학자 에릭 우슬러너와 미첼 브라운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양극에 위치한 사람들은 "거의 모든 사람은 믿을 만하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없다. ... 사회적 믿음은 경제적 평등에 기반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미래를 말하다> p. 316~ p. 317
<그러나 정치적으로 볼 때 국민에게 중산층 가정이 사회안정망을 강화하기 위해 높은 세금을 내는 것이 더 낫다고 설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수십년 동안 세금인하와 정부축소의 장점에 대해서 숱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추가로 gdp 2~3% 정도를 거두어 의료보험 이외에 사회보장을 위한 비용으로 쓰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책 p. 327
<어쩌면 가장 중요한 노조의 역할은 경영진에 대항하여,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너무 높거나 너무 낮은 보수를 제한하는 사회규범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노조는 노조가입률을 예전으로 되돌린다면 지독한 불균형이 많이 해소되지 않을까? 결과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있다. 따라서 노조의 부활을 촉진하는 것이 진보적인 정책의 주요 목표여야 한다. ... 세계대전 이후에는 너무 높은 보수를 제한하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정치적 풍토의 변화였다. 그 당시에는 간부들의 연봉이 너무 높을 경우, 공개적인 조사를 받게 되고 국회 청문회나 심지어 대통령도 중재에 나섰다.> 같은 책 p. 331~ p. 332
<뉴딜정책은 노동자계층에 진정한 정치권력을 부여하고, 부유한 엘리트 집단 위주의 정치에 종지부를 찍음으로써 미국이 이상적인 민주주의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었다.> 같은 책 p. 335
<나는 상대적으로 평등한 사회가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서는 극심한 빈부격차를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민주주의와 시민의 자유, 그리고 법치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진보주의자이며 나는 그것이 자랑스럽다> 같은 책 p. 336
<지금 실천하는 진보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진보주의 운동가가 된다는 것이고, 진보주의 운동가가 된다는 것은 당파성을 띤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종목표는 일당독재가 아니라 진정으로 살아있는, 자유로운 경쟁에 의한 민주주의를 재정립하는 것이다. 결국 진보주의가 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기 때문이다.> 같은 책 p. 342~ p.343
장하준은 신자유주의를 비판하지만, 만약 폴 크루그먼의 이런 주장까지 비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양극화확대의 해소 방안이 평등의 확대이고 선택할 자유의 전제조건이 사회보장을 통한 실질적 자유의 확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장하준을 국가론자로 만든 주장으로 돌아가보자
폴크루그먼도 국가개입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기 때문에 국가주의자가 된다. 유시민이 국가주의자란 평가에도 동의했다고 해도, 신자유주의자로 평가되는 폴 크루그먼을 국가주의자로 만드는 결과는 이제 그 기준이 문제가 있다는 걸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시민에 대한 조선일보의 태도를 헤게모니 선점을 위한 노력으로 이해하고 있다. 폴크루그먼이 밝힌 진보의 정의를 인정한다면, 유시민도 장하준도 모두 진보주의자이기 때문이고, 이게 한국사회에 확대된다면 이 주장을 반대할 사람은 소수 부유층밖에 남지 않는다. 조선일보가 차지하던 헤게모니를 상실한다. 결코 조선일보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장하준의 진보적인 주장에 주목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장하준을 보수논객으로 만들 것이다.
우리는 특정 사람 주장이 진보주의 운동에 해당한다면 그 사람을 배제해선 안된다. 유시민이 진보는 섞임에서 나온다는 주장을 더 마음속 깊이 받아들여야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우리는 자기가치 수호에만 익숙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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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현봉
날짜 : 2011-04-24 (일) 19:14
조회 : 7126
추천 : 25 비추천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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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