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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이젠 벼랑 끝에서 떨어지지 일보 직전의 상황까지 간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해 몇 가지 코멘트를 함으로써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1. "유로존 탈퇴 + 채무 불이행"을 선택하려는 그리스
그리스 정부는 23일, 국유재산 매각을 골자로 하는 자구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24일 그리스 야당 대표인 사마라스는 “필요한 방안은 세금을 줄여 경기에 창조적인 충격(creative shock)를 불어넣는 것”이라며 “추가적인 세금 인상은 그리스 경제를 더 깊은 침체로 빠져들게 할 뿐" 이라며 반대 의사를 명백히 밝혔습니다.
앞선 글에서... 방정식 (x-m)=(s-i)+(t-g)을 말씀 드린바 있는데요. 구제금융을 갚기 위해선(=유로를 벌어 들이기 위해선) "긴축금융+긴축재정"의 정책 조합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지요.
그런데, 그리스는 유로화라는 단일통화에 묶여 있고, 따라서 금융정책은 ECB(유럽중앙은행)만이 사용할 수 있고, 그리스 자체로 할 수 있는 수단은 긴축재정 밖엔 없는 거죠.
그리고, 긴축재정은 "연금의 삭감", "보조금 지급 중단", "각종 복지 축소"등 그리스 국민의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채택되기 어려운 면이 있죠. 현재 야당의 입장이 그렇구요.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빚을 안 갚는 것"이지요.
국가채무는 사실 안 갚겠다고 나오면 딱히 어떻게 제재할 수단도 잘 없습니다.
개인 채무야 안 갚으면 차압 들어가고, 감방 쳐 넣고 할 수 있지만... 그리스란 나라가 빚을 안 갚겠다 나오면... 그리스와 전쟁을 할 수도 없고... 뭐 그냥 떼이고 말아야지요.
다만... 일단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 다시는 국외의 돈을 못 쓰게 된다는 점은 있습니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는 그래서 IMF 당시 생각조차 못 한 일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리스야 뭐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도 아니니깐요.
사실... 재정긴축과 채무불이행은 둘 중 어느 하나를 택할 수 있는 선택의 문제니까요. 장기적으로 봐선 당장 힘들더라도 재정긴축의 방향이 옳고, 나은 것 같긴 하나... 장기는 모르겠고, 당장 힘들기 싫다면 채무불이행도 충분히 선택 가능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는 이 참에 아예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유로존을 탈퇴해서 독자 통화(=리라)를 다시 사용하게 되면... 금융정책을 다시 쓸 수 있게 되고... 환율 확 평가절하해서... 뭐 그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할 수 있고, 그런 식으로 진행되어 갈 것 같습니다.
2. 그리스 때문에 곤경에 처하게 된 아일랜드,포르투갈,스페인,이탈리아
근데, 그리스의 이런 행보 때문에 아일랜드,포르투갈,스페인,이탈리아가 곤경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른바 "신용 도미노"현상 때문이지요.
그리스가 앞장 서서 빚을 떼 먹게 되면, 투자자들은 분명 "다음은 누가 또 내 돈을 떼 먹을까?"하고 생각하게 될테고... 애초부터 PIGS(포르투갈,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로 한 묶음으로 생각되어졌던 아일랜드,포르투갈,스페인이 당장 의심받게 될 겁니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이 이탈리아 구요.
무디스의 유럽 신용 담당 최고책임자인 알라스테어 윌슨은 24일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지면 유럽 다른 나라들도 줄줄이 신용이 강등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바로 이런 맥락인 거죠.
이 얘기인 즉은... 그리스에 이어 아일랜드,포르투갈,스페인,이탈리아가 줄줄이 단일통화 유로에서 탈퇴한다는 얘기가 되고... 이 것이 바로 조지 소로스가 말한 "투 트랙 유로"입니다.
상대적으로 건전한 독일,프랑스등 서유럽과 상태가 나쁜 남유럽으로 유럽이 두 개로 쪼개지는 일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3. 속으로 부글 부글 끓는 프랑스와 독일
애초에 자구노력도 별로 없는 그리스에 신속하게 많은 자금을 제공한 이유는 "유로화"라는 기축통화를 보유하는 데 따른 이익 때문이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그 혜택이 무엇보다도 중요햇기 때문에 서둘러 그리스에 자금을 투입했던 것이지요. 물론 문제는 더 커져서 다시 나타났지만요.
아래는 자유게시판 튀니티님 글 중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리스 총국채 3300억 유로중
*그리스은행 720억 유로 전체 22%
*프랑스 은행권 980억
*독일 은행권 720억
*유럽권 개별은행 보유!
- 프랑스계 BNP 파리바 50억유로
- 덱시아 35억유로
- 독일 코메르츠 방크 20~30억유로
- 등등등
[출처] 박봉팔닷컴 - http://www.parkbongpal.com/bbs/board.php?bo_table=B11&wr_id=14976
그리스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게 되면, 가장 크게 손해 보는 것이 프랑스와 독일 이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단일통화 유로가 흔들리는 더 큰 손해도 있지요.
따라서... 프랑스와 독일의 입장은... "빚을 좀 탕감해 줄테니, 너네들도 고통 분담 좀 하고 해서... 어떻게든 단일통화 유로를 끌고 가자"는 것이구요.
유로 수호가 지상과제인 ECB는 "소폭 탕감 조차도 유로의 위기를 불러 올 수 있으니 절대 안 된다"는 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요.
또한, 독일과 프랑스 국민들은... 그리스가 빚을 떼 먹으면 이는 자국 은행의 손실로 귀결되고, 이는 다시 자신들의 세금으로 메꿔질테니... 기분 더러운 상황이구요.
옛말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하는데요.
유로화가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각 나라별로 이해관계가 너무나 다르니깐요.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 노력했지만... 그래도 이해하기 힘드신 부분 많이 있을 겁니다.
차차 추가적인 글을 통해서... 더 깊이 이해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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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