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 : 여러 문화의 모자이크, 샐러드 그릇
동화정책 또는 사회통합(social intergration) : 멜팅 팟
'다문화주의'라는 말을 '사회통합'과 별 구분없이 쓰는 것 같아서 잠깐 적어본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여러 민족, 인종, 사회의 사람들이 부딪히며 살아갈 수 밖에 없게 되었는데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 사회가 펼치는 정책 방향에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다. '다문화주의'와 '사회통합정책'이다.
나라마다 정치적 논쟁과 사회적 합의를 거치면서 대체로 둘 중 하나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유럽 나라들은 '다문화주의'의 길을 걸어왔고 미국은 '사회통합'정책에 가깝다.
예를 들면 이런 것. 이슬람 국가 출신 이민자가 미국에 정착을 했다면, 그 이민자가 부르카를 쓰고, 아랍어만 하며 살지는 않는다. 나라에서 영어를 가르치거나 특별한 직업교육을 하지 않는데도 어쨌거나 바닥에서부터 그 사회에 자리잡고 맞춰 살아간다. 시간이 흐르면 서툴지만 영어도 좀 할 줄 알게 되고, 미국식 문화와 타협해간다.
반면, 유럽 나라들은 지금도 부르카를 금지해야 하느냐 마느냐, 이슬람 이민자들에게 언어를 가르쳐야 한다 등등 논란이 많다. 여러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생각이 바탕이므로,이민자들이 떠나온 고향의 언어,문화를 그대로 지닌 채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사고방식이 바탕이므로 종교,언어 같은 개인 삶의 방식에 국가나 사회가 끼어들지 않고, 오히려 지지해준다.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많이 들다보니, 근래에는 오히려 민족주의를 부추기고 사회분열 현상이 생긴다.
유럽 나라들이 '다문화주의' 폐기 선언을 했다는 것은, 이민자를 받지 않겠다거나, 세계화 흐름을 거부한다거나, 민족주의로 돌아선 것이 아니라, 이민자 정책의 방향을 바꿔가고 있다는 의미다. '모자이크'가 아니라, '멜팅 팟'으로 가는 것이 여러 사회문제를 푸는 데 쉽겠다는 생각이다.
한국은? 한국사회에 맞는 이민자정책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는 게 문제인 것 같다. 다문화주의냐, 사회통합이냐, 아니면 우리 사회에 맞는 좋은 대안은 없을까 하는 고민, 진보 보수 상관없이, 같이 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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