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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글쓰는게 조심스러웠다. 대선판이라는게 원래 시끄럽기도 하고 같은 편이 싸우다 보면 적보다 더 미워지기도 하는지라 옆에서 한마디 거드는 것도 조심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예전 국민참여당을 유시민이 고군분투하며 지키고 있을때 김해의 이봉수를 지원하러 내려갔다. 한달을 김해에서 숙식을 하면서 지원했었다. 유시민은 목에다 걸게를 메고 한달을 터널 앞에서 아침 저녁으로 인사하며 사활을 걸고 있는데 어이없이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러 이광재가 내려갔었다. 유시민은 그 유명한 삼국지 조식의 칠보시를 인용하며 은근한 원망의 마음을 표한다.(칠보시에 대한 설명은 글 말미에 다시 추가) 사실 그 사건으로 이광재는 '노빠'들과 굿바이를 하게 된다.
남은 것은 안희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번 대선 경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희정이 잘 커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철희를 영입해도, 박영선을 캠프에서 영입해도 별 말들이 없었다. 안희정이 상처나는 걸 바라지 않기 때문이었다.
박영선은 문재인에게 항상 뺄셈의 정치를 한다고 비난했었다. 김종인, 박지원, 국민의당 국물류들의 비난은 주로 그런 것이었다. 문재인 캠프에서 여러 경력의 사람들을 불러모으자 박영선은 기자 간담회에서 "오물까지 다 쓸어서 잡탕을 만들겠다는 것" 이라고 비난했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 결별하면 뺄셈의 정치를 하는 것이고, 그 사람들을 불러모으면 오물 잡탕을 만든다고 비난한다. 그냥 싫은 거잖아? 박영선은 정동영, 김종인, 박지원이 남겨놓고 간 트로이의 목마라고 보는것이 정확하다.
말나온김에 하나 더 보태면 이상돈이 과거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 오네마네 할때 정동영은 기자들을 만나서 이상돈은 김대중, 노무현을 부정했던 사람이다.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했었다. 지금 정동영은 이상돈과 국민의당에서 별 불협화음없이 잘 지내고 있다. 무얼 의미하나?
민주당에서는 결코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국민의당에 가서는 입을 닫고 있다.
결국 민주당에서는 분열을 목표로,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은가?
김종인은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되자 그걸 깨보기 위해서 탄핵직전, 나름 아주 고도로 계산된 시간에 탈당했다. 마지막 흠집을 내보기 위한 선택이었다. 어이없이 김종인이 나가자 민주당의 지지율은 더 고공행진을 시작한다.
이종걸, 노웅래, 이철희류들이 입을 닫고 관망세로 돌아선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자기들로서는 별 효과없는 짓으로 야당지지자들에게 찍히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마지막 남은 것이 박영선이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박영선이 청문회에서도 잘하고 하니 훌륭한 의원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 말이 앞뒤가 안맞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박영선이 하고 싶은 것은 결국 "문재인이 싫어요" 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두환 표창발언을 보며 안희정과 이재명이 두둔해줄만도 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들은 평생을 빨갱이라는 손가락질에 이력이 난 사람들 아닌가? 안희정은 침묵했다. 그동안 박영선은 호남에 가서 "광주와 호남인들의 억울함과 한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것인가?" 라며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다녔다. 아주 질적으로 나쁜 짓을 하고 다닐동안 안희정은 침묵했다. 그러고는 다음날 "애국심에서 한 말씀"이라고 매너 있는 얘기를 한다. 차라리 같이 욕하는게 보기에 편하다. 한참 욕하고 다닐동안 침묵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자 어이없이 다독거리는 척하는 것이다.
다음에는 안희정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사라졌다. 이번 선거로 노무현의 세대는 지나가는 것이리라. 그의 후예들은 그의 후예들 대로 개인기로 승부해야 한다. 이제 내 마음속의 대통령 노무현을 보내드린다. 그것이 그가 원하던 "사람사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사회" 가 되는 것이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연합뉴스 사진입니다.
p.s
칠보시에 대해
조조의 다섯째 아들 조식은 원래 재주가 뛰어나 조조의 후계자로 거론되었으나 결국 첫째 아들 조비가 왕을 차지한다. 그러자 왕이 된 조비는 조식을 시기, 질투한다. 문무백관을 모두 모은 가운데 조비는 조식에게 일곱보를 걸으면서 시한편을 완성하되, 형과 동생이 들어가면 안된다는 조건을 달았고, 만약 시를 짓지 못하면 엄히 다스리겠다고 한다.조식은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어깨도 들썩거린다. 서럽지 않았겠는가? 일곱보를 걸은 후 그 앞에 놓인 종이에 먹을 찍어서 시한수를 쓰기 시작한다.
콩을 삶아 국을 끓이고
된장을 걸러 국물을 낸다.
콩대는 솥 아래서 타고 있는데
콩은 솥 안에서 소리없이 울고 있네
원래 한 뿌리에서 태어났는데
어찌하여 이리 급하게도 삶아 대는가
우리는 한뿌리인데 어찌하여 이 동생을 가마솥에 넣고 삶으려 한단 말인가...하고 탄식하는 시이다. 늘어선 백관들도 이글을 보고는 마음이 움직였고 형 위왕 조비도 감동을 받아서 동생을 구하고 우애를 돈독하게 이어갔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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