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27일 “민주당의 ‘콰이강의 다리 폭파 계획’은 도대체 무엇인가?”라며 민주당이 한미FTA에 대해 보다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22일 ‘나는 꼼수다’ 25회 방송에서 차기 당대표로 거론되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콰이강의 다리 폭파 계획을 먼저 말하는 법도 있느냐”며 한미FTA 저지대책과 계획에 대해선 함구한 것을 겨냥해 이같이 따져 물었다.
이 대표는 “중소상인 문제 때문에 한미FTA를 고칠 수는 없다는 정부·여당의 무책임한 입장에 야권은 힘을 합쳐 재재협상 요구로 맞서야 한다”면서 “그런데 민주당이 (한미FTA와 중소상인 적합업종 특별법이) 충돌하는 문제는 둔 채 국내법 개정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내에는 지역구 주민들이 (국회에서) 싸우는 것을 싫어하니 표결로 반대하자는 의견이 다수이고, 또 기왕 맞을 매 빨리 맞고 말자(빨리 처리당하고 말자)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며 “표결로 반대하자는 주장은 문제투성이인 한미FTA를 조용히 통과시켜주자는 것과 다르지 않고, 빨리 매 맞자는 것은 한미FTA 찬성 여론이 높으니 총선 쟁점이 되면 불리하다는 패배의식”이라고 성토했다.
이 대표는 “서울에서 압승한 지금 민주당이 문제가 많은 한미FTA를 막기 위해 몸싸움이라도 하겠다고, 정당한 몸싸움은 꺼리지 않는다고, 국민들이 정당한 몸싸움은 지지해주실 것이라고, 총선에서 국민의 의사를 묻고 19대 국회에서 논의하자고 말하지 못하면 도대체 어떻게 한미FTA를 막겠다는 것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경제주권과 민생을 미국에 팔아넘기는 지금의 한미FTA는 반드시 전면 재협상해야 한다”며 “19대 국회에서 처음부터 재검증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12년 1월 1일 발효 시한을 지키는 것보다 우리 국익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미국이 통과시켰으니 우리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은 원칙 없는 사대주의”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한나라당 남경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야당에서 반대하면 일방처리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남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의총 내용이 중요하다”면서도 기자들이 홍준표 대표의 말대로 28일 강행처리 하자는 입장이냐고 묻자 “일단 그렇게 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10.26 재보선 개표 완료 직후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한미FTA 비준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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