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는 사장님 기분이 참 좋으셨다. 박근혜가 당선되어서 였다. 태어나서 처음 투표하셨단다. 물론 누굴 찍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사장님까지 투표장으로 가게끔 만든 위기감은 어디서 온 것일까?
나는 이번 투표에서 야권의 패인을 세가지로 본다.
첫째, 이정희의 "박근혜 떨어뜨리러 나왔어요."다.
지지자들과 아는 사람들은 이정희 한마디에 카타르시스를 느꼈을지 모르지만 보수층들은 어마어마한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마치 어린애가 부모에게 달려들어 "이럴려면 저를 왜 낳았어요?" 라고 부모 가슴에 대못 박는 것과 같이, 종북 좌파 세력으로부터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멋모르는 2~30대가 나라 망치는 것을 볼 수 없다는 절박함이 보수층들을 결집시켰다.
둘째, 문재인의 통진당과 차별화 실패다.
박근혜가 왜 애국가를 안불러요라고 질문했을 때, 이정희는 끝났다. 근데 문재인은 토론 내내 이정희와 같은 편이라는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주고 말았다. 박근혜는 너희는 같은 편이라는 프레임을 확실히 심어줬다. 또 중도 사퇴하며 야권 연대할 것이라는 말을 첫번째, 두번째 토론에서 국민들에게 계속 주입한 것이다.
당근 이정희는 중도 사퇴했다. 보수층과 부동층은 야권 연대가 친북 좌파의 집합체라는 프레임에 빠져버렸다. 민주당은 야권연대에서 통진당이 빠진다는 것을 아주 명확하게 했어야 했다. 그리고 이정희는 사퇴하지 않고 끝까지 갔어야 했다. 문재인은 0.2% 얻으려다 그보다 몇십배의 부동표를 잃었고 더불어 보수표의 결집을 초래하는 우를 범했다.
세째, 김두관의 경남도지사 중도 사퇴와 무소속 권영길과의 연대다.
누구는 경남 도민의 선택이 아주 잘못된 것이라 얘기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주 정확한 선택이었다. 김두관은 무소속으로 경남 도지사에 당선되었고, 임기 중에 절대 민주당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도민과의 약속을 어겼다. 그리고 도지사직을 헌신짝 팽개치듯 버렸다. 그런 배신을 당한 경남 도민이 과연 누구를 찍겠는가? 당근 새누리당 뽑는다. 홍준표가 나와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었다.
경남도지사에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고 누구도 지지 하지 않았어야 했다. 왜냐하면 여기도 통진당의 이병하가 후보 등록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무소속 권영길은 이병하와 단일화를 하고, 민주당은 야권연대랍시고 권영길을 지원한다. 도민들을 또 좌파 종북 프레임에 빠지게 만든 것이다.
도지사는 포기했어야 했다. 그것도 아주 완벽하게, 이길 수 없는 싸움인데 뭣하러 힘을 낭비하나. 차라리 민주당은 자신들의 잘못이니 이번에는 새누리당 후보를 뽑아 주세요 라고 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
하여튼 이번 대선은 야권 연대라는 것이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고 손에 가시가 박히는 '썩은 까시 나무'에 불과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해줬다.
업체 분이 전화가 와서 속이 많이 쓰리겠어요 라고 위로한다. 많이 쓰리고 아프다. 연말까지 계속 술을 달고 살아야겠다. 노통께서는 위에서 뭐하시나 모르겠다.
아~~ 노통이 그립다.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