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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IJ (탐사보도 국제기자협회)가 폭로한 전세계 다국적탈세 자료 중 독재자의 검은 돈으로 추정되는 것들도 있다. 아시아와 일부 아프리카 국가인들이 거명되고 있다. 한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관련 의혹 인물들을 우선 간단히 살펴 보자.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다국적탈세 서비스산업체 TN (Trust Net)ㅡ혹은 PTN (Portcullis TN)은, 1996년~1997년 사이에 버마인 Aye Zaw Win을 위해 BVI (버진군도)에 유령회사(이하, 도깨비 회사) 2개를 만들어 주었다. 이 자는 버마(미얀마)를 30년 철권통치한 군부독재자 네윈(Ne Win)장군의 사위이다.
TN의 자료들에는, 1998년 인도네시아의 독재자 수하르토(Suharto)가 실권된 후, 그의 가족들과 상당 수 인도네시아 부자들이 속속 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 그들 중 몇몇은 TN의 내부 문건에서조차 '의뢰인 A, 의뢰인 B, 의뢰인 C...' 등 극도의 위장술로 감추고 있었다.
그 중 수하르토의 조카 Sudwikatmono는 고무, 밀 사업을 하는 거부인데, 수하르토 실각 수개월 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수천마일 떨어진 한 변호사에게 Machiavelli W. Chao라는 이름으로 의뢰를 요청했다. 이 변호사는 인도네시아와 캘리포니아에서 역시 수천마일 떨어진 쿡군도로, 이 의뢰인과 돈을 같이 보냈다. 그 후 TN은 비밀리에 그 의뢰인을 위해 Wilshire International Trust 및 2개의 도깨비 회사를 설치해 주었다. 이 Trust의 실수익자는 의뢰인 Sudwikatmono의 부인과 아들(Agus), 그리고 세 딸들로 추정된다. Sudwikatmono는 현재 사망했으나, 그의 아들은 포브스(Forbes)가 인정하듯 인도네시아 거부 반열에 올랐다.
TN 은 유사수법으로 필리핀의 Maria Imelda Marcos Manotoc와 그녀의 세 아들들에게, BVI에 Sintra Trust를 설치해 주었다. 그녀는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전 필리핀 독재자의 큰 딸이다. 살아 생전 독재자 마르코스는 국가의 재산과 자원을 강탈하였고, 그 재물은 결국 그의 가족들과 관련기업들에 헌납된 꼴이 되었다.
아프리카 서부 대서양연안에는 서아프리카의 아테네라 불리는 국가 시에라리온이 있다. 이 나라는 1827년 설립된 대학 Fourch Bay College와 세계 세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항구를 보유했다. 1961년 영연방 자격을 유지하는 독립, 1971년 공화국 선포, 1991년~2002년의 내전 전개 등이 보여 주듯 만만치 않은 국가일정을 지나고 있었다. 보크사이트, 다이아몬드 등의 광산업으로 새로운 경제 돌파구도 모색하고 있었는데, 내전을 도발한 반군들이 군수자금을 위해 다이아몬드 상권을 공략하였는 바, 이것을 찍은 헐리웃 영화가 나왔을 정도였다.
이 내전 중 1990년대 후반 경, 시에라리온 내전에 참가한 용병들 중에 이 다국적탈세 서비스를 이용한 자들도 있었다. TN은 이들에게 Hinterland Mining Brokers Limited 라는 반국적탈세 지주회사를 설치해 주었고, 그 회사의 사장단에는 영국, 피지 그리고 네덜란드 특수군 장교출신들을 앉혔는 바, 적들로부터 광산채굴권을 방어하기 위함이었다. Hinterland Mining Brokers Limited 같은 회사는, TN이 또 다른 곳에 설립해 놓는 도깨비 회사들을 통해 그 세탁작업을 완성받게 되는데, 개발도상국가 내엔 이런 식의 금광 관련 회사가 수백 개에 달하고 있다.
2008년 7월,TN은 BVI에 태국의 여성사업가이자 전직 장관 출신인 Nalinee Taveesin 를 위해 Hall Kingston International Limited 라는 반국적 탈세 지주회사를 설립해 주었다. 같은 해 11월, 미국 재무부는 그녀를 아프리카 짐바브웨 무가베 정권의 협력자로 지목하게 된다.
아프리카 남부 내륙국가 짐바브웨는, 1965년 영국에게 독립을 선포한 뒤 1979년 12월 무장투쟁까지 성공하고 나서야 그 마침표를 결국 찍었다. 1980년 선거가 치뤄졌고, 이 선거를 통해 '독립영웅' 무가베가 실권총리가 되었다. 무가베는 1924년 생으로 가톨릭교육과 책 밖에 몰랐던 사람으로서, 1955년~1960년까지 교사 생활을 하다가 이 후 정치에 투신한 인물인데, 1964년부터 10년간 투옥을 당하기도 하였다. 그는 7년간의 실권총리와 23년간의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어느덧 미국의 가시와도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미국 재무부는 이 지점에서, Nalinee Taveesin이 아프리카에서 가장 부패한 정권의 악랄함을 지원하는 꼴이라고 비난하고 나서게 된다. 즉 금융, 부동산, 보석거래 등에 있어서, 무가베 부인, 짐바브웨 준비 은행장 그리고 짐바브웨 엘리트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비밀리에 돕고 있다는 것이다.
Nalinee Taveesin 의 미국자산은 동결되었고 미국인들과의 사업거래도 중단 당했다. 그녀는 Hall Kingston International Limited 라는 회사 존재 자체를 모른다고 발표 하였다. 그 후 Hall Kingston International Limited 회사 사장과 주주들의 주소가, Nalinee Taveesin 의 많은 방콕 회사들의 주소와 겹치고 있다는 증거가 나왔음에도, 그녀는 자신의 연루성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
한편 TN도 지금까지의 모든 증거에 답변 거부중이다.
2004년 싱가포르 변호사 David Chong은, TN을 매입하여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Portcullis와 합병한 뒤, PTN 이름하에 거대 다국적탈세 서비스산업체의 새로운 싱가포르 시대를 열었다. 그는 말레이시아 섬 중에 다국적탈세 서비스산업체 중심부 설치를 돕는 등 이 업계에선 이미 실력자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PTN 싱가포르 지부장에 경찰청장 출신의 Tee Tua - Ba 를 앉혔는데, 이 자는 그 후 싱가포르 외무부장관도 역임하게 된다.
한편 2009년 미국 법무부(U.S. Department of Justice)는, 다국적탈세를 주동하고 있던 스위스 내 가장 큰 규모 은행인 UBS의 결정적 범죄사실을 이끌어 낸다. 이 사건 후 스위스 내 여타의 은행들 즉, Credit Suisse. Wegelin, Switzerland’s oldest bank 등은, 미국의 반국적 탈세범들 은닉자로 몰리게 된 상황에서 즉각 반발에 나섰다. 2009년 PTN이 자신들의 본부를 싱가포르에 두게 된 상황과 전통적 혜택을 누리던 스위스 은행들의 내리막길이 겹쳐지면서, PTN은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된다.
싱가포르 전 총리였던 리콴유의 국정철학과 궤를 달리하고자 했던 그의 아들 리셴룽 총리는, 자신 특유의 주장으로 금융허브 전략기치를 이미 국가적으로 내걸었었다. PTN의 사업은 비공식적 국가지원사업이 된 셈이나 다름 없었다. 영국의 국제변호사 Jamison Firestone 이 증언하듯, 싱가포르에서 어떤 금융신상 정보가 싱가포르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됐다. 경이로운 블랙홀인 것이다.
한편, ICIJ가 보유한 다국적탈세 정보분량 260 기가바이트도 그 양이 방대한 것으로 인정되었지만, 미국 영국 프랑스도 400 기가바이트 분량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이 스위스 은행들을 잡듯이 싱가포르를 쥐잡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국인들 관련 범위에서는 전통적인 법적 조치로 접근하겠지만, 제 3국들 자체 사건들에 대해선 그 정치적 잣대나 시비거리가 분명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아프리카 경우도 개인적으론 그런 관점 중 하나로 봤다. 더구나 대중국 정책에 관한 한, TN 주도국 싱가포르와의 최근 밀월관계로 볼 때, 미국이 곤란한 입장으로 선회하기 보다 표정관리 속 연착륙을 장기간에 걸쳐 하지 않을까 싶다.
싱가포르의 실력을 믿어 보자. 그래야 차라리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끝)
원문참조
뉴욕 월가와 런던씨티의 주류경제학자들은, 생시몽, 트로츠키, 기타 등등과 같이 묶어 맑스를 낭만주의자라고 폄하하고 있다. 오늘 그 낭만주의자가 100년 전에 읊조렸던 시 한구절이 문득 생각나서 소개해 본다.
속류경제학(주류경제학)은 생산담당자들의 관념을 교의적으로 해석하고 체계화하고 변호하는 것 이외에는 사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경제적 관계자들이 불합리와 모순 속에서 각자 소외되어 있는 현상 속에서도, 속류경제학은 오히려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경제관계의 내적연관이 은폐되면 될수록 그 관계를 더욱 더 당연한 것으로 느낀다.
ㅡ 삼위일체 정식 중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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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