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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전주 교구 사제들이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 미사'를 봉헌했다. 그런데 언론의 포커싱이 대선 불법 선거나 종교계의 박대통령 사퇴 최초 요구가 아니라 엉뚱한 곳으로 쏠렸다.
MBC뉴스의 대표사진처럼 "NLL 한미훈련하면 북한이 쏴야"라는 선정적인 문구로 시국미사의 본질을 종북 문제로 바꿔 버린 것이다.
MBC 뉴스 내용을 보자(2013년 11월 23일)
앵커 : 한 원로 신부가 "NLL에서 한미연합훈련을 하면 북한이 포를 쏴야 한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기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 어제 전북 군산의 한 성당에서 문규현 신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천주교 정의 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 강론을 맡은 천주교구의 박창신 원로신부가 연평도 포격 사건을 언급합니다.
박창신 신부 : "NLL 문제 있는 땅에서 한미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어요? 쏴야지. 그것이 연평도 포격사건이예요."
기자 : 이 말을 하기 전에 독도를 비유로 듭니다.(중략)
기자 : 이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정체성 회복을 주장해온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은 성명을 내고 "정의구현사제단은 의식화된 일부 사제들의 임의단체로 정치선동과 종북행각으로 교회와 국민을 분열시켜온 망국적 집단"이라고 비판했습니다.(하략)
상기 뉴스에서 두가지 눈에 띄는 기술이 나오는데, 첫째는 말의 앞뒤 순서를 바꾸는 것이다.
박신부는 독도에 일본이 들어와 훈련하면 우리가 쏴야 하듯이 NLL지역은 북한과 합의된 군사 분계선이 아닌 분쟁지역이기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는 논리를 펴는데, 순서를 바꿔 버리니 이상하게도 자기가 뱉은 말을 합리화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둘째는 듣보잡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이라는 집단을 내세워 '정의구현사제단'은 일부 의식화된 사제들의 모임으로 폄훼시키는 방법이다. 그럼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은 어떤 집단인가? '카톨릭뉴스 지금여기'의 2013년 9월 10일자 기사를 보면 대략적인 정보를 알 수 있다.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국정원 관련 시국선언 맹비난
(상략)'대한민국수호 천주교인 모임’은 김현욱, 김중위, 박관용, 손병두, 정종휴, 조남호 등 민정당 · 신한국당 · 한나라당 ·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보수정당에 몸담았거나 보수적 견해를 줄곧 표명해온 인사들이 대거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다.(하략)
상기 모임에 대해서는 더이상 글로 옮기고 싶지 않다. 궁금한 사람들은 '카톨릭뉴스 지금여기' 기사를 참조 하기 바란다.
우리나라 뉴스와 수구 언론 대부분이 이런 식의 선정적인 기사로 여론을 호도한다. 앞뒤 말 다 잘라내고, 발언 순서 바꾸고, 보수 단체 끌어들여서 문제의 본질은 산으로 보내버리고 애꿎은 사람(단체)하나 종북 만들어 융단 폭격하는 것이다. 이런 융단 폭격 속에서 과연 누가 살아 남을 수 있겠는가?
그럼 박창신 신부가 미사에서 정확하게 어떤 발언을 했는지 전문의 마지막 부분을 보도록 하자. 박신부는 시국미사에서 약 26분간 강론했으며 뉴스에서 문제시했던 부분은 마지막 1분여 분량이다.
민중의 소리 : 박창신 신부는 시국미사에서 왜 연평도 포격을 언급했나
(상략) 저는 항상 이런 생각을 해요. NLL 지역에서 한미군사합동훈련을 한단 말예요. 군사훈련 하면 더 보초도 잘서야 하고, 천 개 이상의 눈을 갖고 있다는 이지스함이 3대가 있는데 북한 함정이 와서 어뢰를 쏘고 갔다? 이게 이해가 됩니까. 북한은 굉장히 기술이 있네요. 세계를 정복할 수 있겠네요. (천안함 사건 나고) 처음에는 이명박 대통령 나도 배를 만들어봐서 아는데 배가 누우면 끊어진다고 했거든요. 그때 그랬습니다. 일주일 지나니까 이것이 북한이 했다고 만드는 거예요. 왜냐 북한을 적으로 만들어야 종북문제로 백성을 적으로 칠 수 있으니까 그런 겁니다.
여러분 NLL 아시죠. NLL이 뭐냐. 북방한계선야. NLL은 유엔군사령관이 우리쪽에서 북한에 가지 못하게 잠시 그어놓은 겁니다. 북한과 아무런 상관이 없고, 휴전협정하고도 관계가 없습니다. 군사분계선도 아닙니다. 해상에는 군사분계선이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우리 해상이다. 우리 해상인데 왜 너희들이 와서 훈련하냐 그러는 겁니다. 하나 예를 듭니다. 독도는 어디 땅예요? 우리 땅이죠.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와서 독도에서 훈련하면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합니까. 쏴버려야죠. 안 쏘면 대통령이 문제있어요. 그럼, NLL 이 문제있는 땅에서 한미군사훈련을 계속하면 북에서 어떻게 해야겠어요? 쏴야지. 그것이 연평도 포격사건입니다. 그래놓고 북을 적으로 만들어놓고 선거에 이용하고 한 겁니다. 여러분 아십니까. 그래서 전 오늘 부탁합니다. 정말 이명박 대통령 책임져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닙니다. 책임져야 합니다.
전문을 모두 읽어 보면 강론의 주제가 "NLL 한미훈련하면 북한이 쏴야"가 아님을 명확히 알 수 있다. 강론 내용중 일부 문구를 제단하여 저녁 뉴스 헤드라인으로 뽑는 이 현실이 박신부가 얘기하는 우리 정치와 언론이 모두 썩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뉴스를 보면서 박신부가 왜 쓸데 없는 얘기를 해서 반격의 빌미를 제공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아니다. 내가 잘못 알았다. 박신부는 참 용자다. 깨어있으며 용기있는 민주시민이다. 박신부의 용기에 감사와 박수를 보낸다.
한편, 문제의 발언을 한 박창신 신부(72)는 광주 민주화 운동 유공자로 1980년 6월 전북 익산의 성당 관할 지역에서 '전두환 광주 살육 작전'이라는 유인물을 뿌렸다가 사제관에 들이닥친 괴한들(박신부는 경찰로 단정)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지금까지 다리를 저는 장애를 얻었다 한다. 경향 신문 [단독]박창신 신부 "청와대와 새누리당 말꼬리 잡고 왜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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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