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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장고끝에 악수를 두고 말았다. 내가 이 정권이 들어서고 가장 놀랐던 인사는 윤창중이었다. 문재인을 찍은 48%는 북으로 가라고 말하는 사람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는 자체가 아주 놀라운 일이었다. 이번 총리 인사는 윤창중의 대를 잇는 놀라운 인사다. 문창극 총리후보자는 기본적으로 언론인 출신이다. 조중동을 언론의 범주에 넣어야 하는지는 의문이 있으나 어찌됐건 그는 기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기의 글로써 자신을 나타낸다.
오늘 그는 서울대에서 마지막 강의를 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나라는 불신 사회다. 서로 믿지 않고 헐뜯고 있다. 어느 사회나 갈등이 있지만 우리는 되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균열이 생겼다. 빨리 불신을 극복하지 않으면 쇠퇴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라고 지적했다. "젊은 후배들이 바르게 자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삐딱하게 자라선 안된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르게 자라는 것이다. 숲을 보면 나무가 자연의 질서 안에서 해를 좀 더 받기 위해 애를 쓴다. 젊은 사람들도 남한테 의지할 생각을 하지 말고 자립해서 살아야 한다. 복지를 더해 달라, 버스를 공짜로 태워달라며 기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노약자나 장애인처럼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자기 힘으로 걸을 수 있고 자기 힘으로 살 수 있으면 자립해야 한다"
대부분 맞는 얘기라서 틀린 곳을 찾아내기가 참 어렵다.
"어느 사회나 갈등이 있지만 우리는 되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균열이 생겼다. 빨리 불신을 극복하지 않으면 쇠퇴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이 얼마나 정확한 진단인가?
그는 과거에 과연 어떤 말을 하던 사람이었는가? 2009년 5월 26일 전국이 노무현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져있던 시기에 그는 중앙일보 '공인의 죽음' 이라는 칼럼에서 노 전 대통령의 투신에 대해 세계 최대 자살국이네 뭐네 하면서 국민장으로 치르는 장례 절차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갈등을 끌어올릴 수 있을만큼 최대한 끌어내는 이런 글들을 쓴 사람이 총리후보 자신인 것이다. 과연 그가 말하는 불신의 극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과 반대편에 서있던 전대통령의 죽음까지도 물고 늘어지던 그가 할수 있는 갈등의 치유는 어떤 것일까?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르게 자라는 것이다. 숲을 보면 나무가 자연의 질서 안에서 해를 좀 더 받기 위해 애를 쓴다. 젊은 사람들도 남한테 의지할 생각을 하지 말고 자립해서 살아야 한다. 복지를 더해 달라, 버스를 공짜로 태워달라며 기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도대체 누가 복지를 더해 달라고 했으며 누가 공짜로 버스를 태워달라고 했던가? 젊은 사람들이? 등록금이 너무 비싸니 등록금을 낮춰달라는게, 1년 예산 350조를 넘어 쓰는 나라에서 아이들 밥값좀 내주자는게 그렇게도 불편하고 듣기 싫었다면 유럽의 복지가 어떻네, 미국의 복지가 어떻네 얘기하기 전에 복지에 대해 최소한의 고민을 좀 해보고 총리를 맡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총리 지명을 처음 받고 어제 기자들과 인텨뷰하는 장면을 봤다. 입이 귀에 걸려서 함박 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니 총리라는 자리가 어지간히 좋았던 모양이다. 총리 지명을 받고 처음 기자들에게 한 얘기다. "저는 능력도 부족하고 지혜도 모자라고 국정경험도 없는 정말 부족한 사람이다"
지혜도 모자라고 국정경험도 없는 정말 부족한 사람이라는 평가는 아주 정확한 진단이다. 지혜가 모자라고 국정경험이 부족한 것도 부족하지만 그보다는 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더 잘못된 것이다. 부디 자중하시어 나아갈 곳과 나아가지 말아야 할 곳을 구분해주셨으면 우리 국민들이 이 난국을 헤쳐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p.s 김기춘 실장은 아직 조금 더 할 일이 남아있어서 지난번에 사퇴를 거부했다고 했는데, 결국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통령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통령은 선거후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국가개조작업에 박차를 가한다고 했는데, 그 첫 작품이 문창극이라니 그저 헛웃음이 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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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