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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을 처음 접하고 내 개인적으로는 스티브 잡스가 떠올랐다. 사실 어른이 되고 남의 전기를 읽은 적이 별로 없는데 e-book으로 살만한 책을 뒤지다보니 별로 마땅한 책도 없고 어쩌다 보니 스티브 잡스의 책을 보게 되었었다. 잡스는 빌게이츠 처럼 돈을 많이 번 사람도 아니고, 이병철 회장 처럼 큰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주지도 않았다. 자기가 다른 유통회사에서 데려왔던 팀 쿡에게 회사의 ceo 자리를 물려주고 세상을 떠나갔다. 스티브잡스는 빌게이츠를 경멸했다. 빌게이츠가 돈을 많이 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혁신이나 사람들의 생활을 변화시키는 것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기에 잡스는 빌게이츠를 우습게 생각했다. 인간적으로 자신의 딸을 처음에 부정했다던지, 수많은 배신을 저질렀다던지, 혹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냉정해서 원만하지 못했었지만, 그가 떠나고 인류는 그를 그리워했고 그를 추모하고 사랑했다. 그가 이루어낸 기술과 인문학의 절묘한 절충과 상호보완은 그 후 대한민국 고교교육에도 일대 파장을 일으켜 지금도 문,이과 통합을 하네마네 하게 만들었다. 정말 멍청한 것들은 뛰어난 것을 보고도 제대로 된 교훈을 얻지 못하고 헛짓거리만 한다는 것을 다시금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잡스는 그가 떠나게 될 즈음 그의 아들을 데리고 애플사의 최고위급 회의에 가끔 데리고 다녔다. 이렇게 뛰어난 사람들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어떻게 토론을 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였으리라. 그가 아들에게 남긴 것은 회사가 아니었고, 재산이 아니었지만, 그가 남긴 것들은 그의 아들에게 아마 가장 정확하게 잘 전달되었을 것이다. 그가 하고 싶었던 일은 빌게이츠처럼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자식에게 남겨줄 커다란 회사가 아니었다. 인류의 생활을 혁신하는 것, 인류에게 무엇인가 공헌하는 것, 세상에서 가장 좋은 회사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그가 세상을 떠날 때 애플사의 주가 총액은 MS사의 1.6배에 이르렀고, 애플 제품의 신기원은 지금도 우리를 지배하고 있으니 그가 원하는 바는 아마도 대부분 이루고 떠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땅콩리턴 : 처음엔 부사장직을 맡고 있는 딸내미가 히스테리를 심하게 부린 사건으로 시작했는데 스토리가 점점 불어나고 있다.
1. 안전과 서비스 문제로 비행기를 뒤로 돌렸다. 땅콩을 봉지째 주면 터지나? 도대체 안전 얘기는 왜 하는 걸까? 규정을 부사장이 더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사무장이 더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도 참 웃긴 일이다. 신입사원들이 아웅다웅 하는 것도 아니고 부사장과 사무장이 기본 규정으로 한 명이 넉아웃 되었으니, 확실한 건 두 분 중 한 분은 기본 규정에 충실하지 못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믿을 수 없는 항공사다.
2. 만약 조현아씨가 열심히 일해서 부사장까지 올라간 사람이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보통은 문제가 생겨도 쉬쉬하는게 대한민국의 회사원들이다.혹 사무장이 규정을 잘못 인지하고 있었더라도 이 정도면 주의를 주고 지나갈 일이지 이게 비행기를 되돌리고, 사무장을 내리게 할 일인가? 최소한의 상황판단이 안되는 사람이 지나치게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회사에 특별한 공을 세워서도 아니고 그냥 핏줄 하나로 그까지 올라갔으니 남들의 성취가 우스워 보일밖에.
3. 대한항공은 사과를 이정도 밖에 못하나? 사과문 전문이 얼만 안되고 몽땅 옮겨도 되지만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만도 못해서 옮기기도 싫고 짜증나는 부분만 옮겨보면 이렇다.
"매뉴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댔다는 점을 들어 조 부사장이 사무장의 자질을 문제 삼았고, 기장이 하기 조치한 것입니다. 대한항공 전 임원들은 항공기 탑승 시 기내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점검 의무가 있습니다. 조현아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및 지적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걸 사과라고 하고 있으니. 참 대한항공도 딱한 회사입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하고 납작 엎드려도 쉽지 않은 일을 저질러 놓고 오히려 죄없어 보이는 사무장을 죽여서 부사장을 살려보겠다는 저 얄팍한 수가 오히려 사람들의 분노를 더 일으키고 있다.
4.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조현아 부사장의 보직 사퇴를 발표한 즈음 땅콩 스캔들 유출자를 찾기 위해 승무원들의 카카오톡을 검열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쯤 되면 재벌들의 횡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소권을 쥔 검, 경도 아닌 회사에서 요즘 세상에 검열을 하다니. 요즘 중, 고등학교에서 담배검사네 뭐네 하면서 애들 가방 뒤지는 것도 못하는 세상입니다. 좋은 교육감들 들어와서 애들은 점점 민주적으로 자라는데 이 애들이 세상에 나와서 깜짝 놀랄까 걱정입니다.
허기사 군인도, 국정원도 선거운동 하는 세상에 뭐 이정도야 별거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만 이건 아니지 싶다.
이 사건을 보고 왜 우리의 재벌 아버지들은 잡스처럼 하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재벌들은 권력과 결탁해서 돈을 얻고 그 돈을 다시 정치권에 돌려서 재생산하면서 결혼해서 인맥을 만들고 다시 돈을 생산하고, 돈을 돌리고...
김택진이라는 사람이 NC야구단을 만들때 재벌들이 은근히 무시하고 함께 못하게 온갖 방해를 했었다. 다들 정경유착으로 번 돈을 물려받은 것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재벌이 된 사람을 무시하는게 정당한 것인가? 누구는 취직해서 몇 년이면 상무가 되고. 회사를 물려받고, 그 회사를 이용해 고위험 투자를 마구하다 회사가 힘들어지면 회사가 망하면 실업자 늘어난다고 나라에 손벌려서 지원받고, 돈을 벌면 전부 자기 주머니에 털어넣는 이 이상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재벌 2,3들의 횡포에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더 당해야 정치가 잘못되어서라는 것을 인지할까?
P.S 사건이 나자마자 국토부에서 조사한다고 했었다. 물론 유야무야 되겠지만 하던 차에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혹시 이것이 정윤회 살리기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가? 그렇다면 만약 정윤회 살리기라면, 그것이 사실이라면 조현아는 조때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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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