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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2년전 이맘때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가 서점에 나왔다. 전세계가 경제위기로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있었고 이명박 정부는 날이 갈수록 흉폭해져가고 있던 그 때...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이었다.
그 책의 절반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를 연료삼아 쓰여졌고 또 다른 절반은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라는 과거에 대한 차분한 돌아봄과 성찰을 연료삼아 쓰여졌다.
특히 그 책의 후반부를 읽으며 나는 반가웠다. 사회자유주의나 연합정치에 대한 구상을 얘기하고 정당에 대한 비전에 대해 사유하는 유시민을 보았을 때... 그가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있음을 느꼈다. 온전하게 응집되지 못한 생각의 편린이었지만 그는 여전히 새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진보세력은 참여정부 내내 노무현 대통령과 불화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바로 그 시기가 진보세력이 의회에 대거 입성함으로써 음지에서 양지로 자신의 모습을 대중에게 드러낸 시기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 꿈을 잃은 잉여청춘들은 스스로를 조직화시켜낼 능력이 없다. 역으로 그런 능력이 없기에 그들은 그 자리에 놓여있다. 그들은 그 누군가가 애써서 마음을 다해 대변해주지 않으면 이 사회에서 점점 더 퇴화되어 화석화될 존재들이다.
진보정당은 그런 일들을 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들도 지칠대로 지친 듯 하고 이제 제 몸 하나 가누기도 힘겨울 지경이 됐다.
과거의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은 이제 없다. 그저 야당들이 있을 뿐이다. 정치를 의심하고 정당에 마음을 두지 못하고 배회하고 있는 시민들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년 전 책에서 보았던 그 내용이 보다 또렷하고 명료해진 형태로 유시민의 입에서 나와 전달되었을 때 나는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지금 그 메세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진보진영 내부에서 공명하고 있 다.
사회적 자유주의와 진보주의(사회민주주의)는 함께 해야한다. 유시민... 그들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무엇보다 그들 모두에겐 진심이 있어 보인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경멸과 민주당에 대한 분노가... 독기어린 매연을 뿜어내는 그 분노가 우리의 엔진을 움직이는 연료가 되었다. 그러나 유시민이 진보를 향해 손을 내밀었을 때 우리는 향기로운 희망을 발산하는 새로운 연료로 작동하는 정치의 가능성을 조우하고 있다. 그래서 유시민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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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