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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일요일 아침 6시 김해를 향해 무작정 달렸다.
10일과 11일 여론조사를 통해 야3당 단일후보를 결정한다는 데, 편안한 일상을 즐기며 여론조사 결과를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가 없었다.
김해에 도착하니 정오 12시가 다 되었다. 네비게이션 없이 가다보니 길을 여러번 잘못든 까닭에 시간이 제법 많이 걸렸다. 그러나 이봉수 후보 사무실은 장유면에 들어서는 입구에서 건물벽에 걸린 노란사진이 훤히 보였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선거사무실 위치를 보니 이봉수 후보가 이번 선거를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선거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난 수원에서 내려온 당원들과 합류하여 덕정리 고분 유적지, 00 사거리를 거처 연지공원에서 참여당 홍보활동을 하였다.
연지공원은 활짝 펴서 이미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기 시작하는 벗꽃이 장관을 이룬 가운데 중앙에 있는 커다란 연못 주변으로 각양각색의 꽃들이 전시되어 휴일을 맞은 김해시민과 외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 안에 노란색 점퍼로 무장한 수십명의 참여당 당원들이 구석구석을 누비며 전단지와 당가입 명함을 돌리는 등의 홍보활동을 하고 있었다. 좀 전에 이곳에서 당대표인 유시민님의 연설이 있었다고 했다. 벤치에 앉아있는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하는 이재정 전대표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 홍보전단지를 돌리는 두 명의 아주머니 외에 민주당 사람들이나 한나라당 사람들은 전혀 볼 수 없었다. 그 순간만큼은 참여당 당원들이 연지공원을 완전히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가지고 있던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다 전달하고 나니 5시가 가까웠다. 난 홀로 선거사무실에 돌아왔다. 충전 중인 휴대폰을 찾고 시간이 되면 봉하마을에 들른 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내 할 도리만 다했노라고 노짱님께 가서 인사드릴 수는 없었다.
난 장유스포츠센터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장유의 날'을 맞아 유명연예인들의 야간 공연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아파트단지와 인접한 출입구에는 이미 대구에서 온 참여당원들과 민주당 홍보요원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며 전단지를 돌리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참여당입니다. 국민참여당입니다."라는 인사를 하며 길거리에서 주머니에 남아있던 홍보명함을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명함은 금방 동이 났다. 입구 안쪽에서 전단지를 돌리고 있는 대구 당원에게서 전단지를 얻어서 전단지를 나누어 주었다.
그러던 중 40대 초반의 남성분이 수고가 많다고 이봉수가 될거라며 내 손을 덮석 잡았다. 순간 눈물이 핑돌았다. 자원봉사의 보람을 느낀 첫 순간이었다.
잠시 후 60대 후반의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어디서 왔습니까?"
"경기도 00에서 왔습니다."
"멀리서 왔네요. 수고가 많네요. 난 이번에는 내가 지지하는 0 0 0 (한나라당)가 후보가 아니어서 투표를 안하려고 했는데 김태호가 나온다고 해서 투표하려고 해요."
"김태호를 찍으시게요?"
"아니오, 김태호가 누굽니까? 거짓말 때문에 국무총리에서 낙마한 사람 아닙니까? 그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면 어떨지 뻔한 거지요. 그래서 김태호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투표하려는 겁니다."
이렇게 그 분과 20여분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그 분은 노무현대통령처럼 깨끗한 분이 없었는데 참 안타깝다며 아들이 있는데 그 녀석에게 참여당 가입하라고 할 거라며 자리를 뜨셨다.
난 멀리 가시는 그 분을 보며 더 이상 홍보활동을 할 수 없었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기 때문이다. 어둑한 나무 밑에서 바보같이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무뚝뚝하게 지나갔던 김해시민들의 속마음을 알게해주신 그 분이 정말 고마웠고 노무현대통령의 진한 흔적을 확인한 감동이 나를 그렇게 울렸다.
저녁을 먹으러 들어가는 대구 참여당원의 남은 전단지를 넘겨받고 그 전단지마저 모두 돌리자 허기가 몰려왔다. 길거리에서 파는 핫도그와 닭꼬치로 간단히 끼니를 때운 후 난 집을 향해 운전대를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월요일 아침 일을 마친 후 난 또 다시 김해를 향했다.
오후 1시가 다 되어 도착한 후 나는 5조에 편입되어 '강물처럼'님과 중앙당에서 내려서 온 두 분과 노무현대통령이 오촌 조카이신 오0 0님과 함께 홍보활동을 하였다.
김해 시내 한복판에서 전단지를 돌렸고, 면사무소 앞에서 퇴근 유세를 한 후, 내동 먹자골목에서 20대로 보이는 시민들에게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을 하다보니 어느새 저녁 9시가 훌쩍 넘었다.
선거사무소에 도착하여 캠프 사람들과 저녁을 먹었다. 그 후에 이어진 맥주집에서는 더 많은 캠프 사람들이 합류하였고 이미 이봉수의 승리는 캠프 상황실장의 웃음 속에 예견되어 있었다.
난 그 자리에서 '강물처럼'님의 눈물(과 콧물)을 보았다. 노란색 한복으로 김해시민들의 마음을 휘어잡던 그 분이 이봉수의 승리가 예견되자 기어이 눈물을 보인 것이다.
내 생애 가장 보람되고 행복했던 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차 안에서 남은 밤을 보내고 새벽에 일터를 향해 오면서 나는 이봉수의 승리가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라디오를 통해 들었다.
고속도로 주변에는 노오란 개나리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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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