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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대학에 들어갔을 때 캠퍼스에는 외판원 천지였다.
아직 서울물정모르는 어리버리 새내기들을 대상으로 영어원전, 타임, 뉴스위크 등을 파는 사람으로 가득찼다. 잔디에 앉아있으면 하루에도 네댓번씩 다가와 감언이설로 이 책을 사지 않으면 지혜의 전당 상아탑에 다니려면 없어서는 안될 필수도서라고 꼬신다.
귀를 막고 점잖게 됐다고 해도 이 양반들이 붙으면 짧으면 10분 길게는 한시간씩 지나간다.
사실 지방에서 와서 초기에 친구도 없고 해서 그걸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한 백 명은 그냥가고 백 한명 째 사람과는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뚜렷한 흑백사진 한컷의 기억이 있다. 구매계약서를 쓰고 있는 장면.
그 사람이 떠나고 나서야 이게 뭔일이야 하는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세익스피어 전집 원문판이다. 이 책의 행방은 나는 모른다. 자취방을 전전할 때 제일 큰 짐이었던 기억밖에 없다.
새삼 그날의 기억이 떠 오르는 것은 서프라이즈가 수프라이스(국밥)가 된 이후 박봉팔닷컴이 만들어 진 다음날부터 눈팅하고 있었는데 회원가입을 갑작스럽게 하게 된 이유가 박샘때문인 것을 밝힌다. 대략 천명의 회원이 전사한 4.19줄초상기 이후 갑작스럽게 700번째 회원에 대한 이벤트를 연 것이다. 5번의 댓글보시와 뽕 투하에 눈이 어두워지고 가슴이 벌렁거려 떨리는 손가락을 진정시키며 잽싸게 가입했다.
근데 글이 안써지네. 된장헐. 그거 보고 급히 회원가입한 뽕쟁이들이 있을찌도 모른다는 불길함이 휙 지나갔다. I C. 그래도 701번째라도 되면 막 공군 701기수로 입대한 아들과의 아무 의미없는 공통점을 공유하면서 만족할란다 그 이후가 되면 물릴 수도 없고 어쩌지. 여하튼 반갑다 진지하면서도 즐겁게 만나자. 그리고 박샘 미안타. 추천뽕은 무극이아빠에게 줬다.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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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