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역전을 당하는 순간부터 재역전하지 못하면 어쩌나 두려웠다. 내년 총선에서 참여당이 단일기호를 달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두려웠다. 참여당의 패배를 은근히 기대하는 세력들이 고소해하는 꼴을 보게 되면 어쩌나 두려웠다. 언론들의 통쾌해 하는 기사질을 제목장사를 보게될까 두려웠다. 선거실패를 책임을 진다고 유시민 대표가 물러나기라도 하면 어쩌나 두려웠다.
그리고 패배하였다. 참담한 기분...뽕컴을 눈팅할 자신도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들어와 보게 된다. 동병상련의 위로를 원했던가... 별 위안이 되지 않는다. 역시나 언론들은 난리부르스다. 아침 손석희와의 전화통화에서 순천 당선자 김선동은 김해을이 단일화 과정에서 밥그릇 싸움으로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주는데 실패했다고 꼬집는다. 아프다. 분하다. 오후 인터넷언론들은 지는 길을 감수한 노무현과 이기는 길만을 고집한 유시민은 그릇의 크기가 다르다고 비꼬고 있다. 언제부터 저희들이 노무현을 큰그릇으로 인정했단 말인가.
유시민은 트위터에 "큰 죄를 지었다"고 사죄한다. 무엇에 대한 누구에 대한 사죄일까. 그 진심이 느껴지기에 더 측은하다. 그나마 문성근의 위안에 힘을 얻는다. 돌이켜보면 내가 두려워했던 것은 앞서 열거한 예견 된 사실이 아니었나 보다. 나는 내 스스로가 실망하게 될까봐 내가 사랑하는 것에 대하여 혹여라도 실망하게 될 까를 염려하고 두려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견딜만 하다. 아니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을거란 확신이 든다. 이제는 더 이상 실망하게 될까를 염려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어떤 희망을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