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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눈사장과 스기자의 논쟁이 나는 반갑다. 이건 반드시 필요한 그리고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이 문제가 커지고 반목으로 가는 것 같아 두려워 할 필요는 절대 없다. 워낙 우리가 문제를 크게 만드는 것에 본질적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라 그럴텐데, 실은 이런건 깔끔하게 집고 넘어가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좋다.
개인적으로는 눈팅냥의 지적에 옳다구나 했다. 이건 필요한 얘기 였다. 그리고 감히 말하건데 스기자가 그냥 진도 나가자 하는데, 난 이것에는 반대다. 그냥 넘어가자는 건 좋지 않다. 일단 문제제기 됐으면 파 봐야 한다. 그리고 이 문제가 비록 미시적인것처럼 보이겠지만 이건 굉장히 거시적인 문제이다.
그러니까, 진도 나가려면 이 문제 덮고는 못나간다.
태도에 관한 논의는 밑에 눈팅냥 글에서 이뤄지고 있으니 그건 거기에서 활활 타오르면 될 것이고, 나는 이번 임대 아파트 건을 단순히 하나의 '사건'이라고 보기 보다는 일종의 '프로세스'로 봤다. 그러니까 선거에 임하는 프로세스 말이다.
내가 선거에서 지고 나서 우리가 약간 선비처럼 뒷짐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선거를 위해 김해 까지 내려갔던 그리고 열정을 다 바쳤던 사람들에게 그 말은 꽤 씁쓸하고 아픈 것일 수 있다. 아마 스기자도 그런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 그러나 어쨌든 나는 그렇게 느꼈다.
선거라는 것은 분명 단순한 여론조사가 아니다. 여론조사는 그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혹은 감정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에 응답하면 된다. 그러나 선거는 분명히 다르다. 선거는 내가 한표를 던지는 행위이다. 내가 한표를 던지는 '권리'를 행사하기 때문에, 이것은 나에게는 일정부분 손해가 된다. 그렇다면 모든 이들은 이 '손해' 혹은 '권리'에 대한 보답을 당연히 원하게 된다. 그러므로 선거는 '내가 얻는 이득'에 굉장히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다.
또 한가지 핵심으로 들어가서 투표라는 행위 자체가 우리가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개발된 프로세스이다. 그것이 안정이 됐건, 재산의 이익이 됐건, 우리는 우리의 표를 우리의 이득을 위해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는 이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렇게 보면 많은 사람들은 '옳은 것'과 '이득을 남기는 것'을 마치 양분하듯이 나눠서 '옳은 것'을 추구하지 않고 '이득을 남기는 것'을 추구하는 이들을 나쁘다고 평하겠지만, '옳은 것'은 결국 가치의 문제임으로 선명하지 않고 '이득을 남기는 것'은 수의 문제임으로 명확함으로 '이득을 남기는 것'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며, 동시에 우리가 말하는 그 옳은 것도 결국 제대로 된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우리의 NEEDS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기에 결국 이득의 한 종류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옳은 것과 이득을 얻는 것은 배척 관계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볼 때, 한나라당의 needs를 파악하고 충족시켜주는 프로세스는 무척이나 기민하고 훌륭하다. 임대아파트 문제보니까 엄청나더라.
'파악 - 립서비스 - 구체적방안제시'
까지의 프로세스가 너무 기민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낄 정도이다.
아 물론 선거는 방안제시에서 끝나게 되어 있다는 점도 기가 막히게 파악하고 있다. 일단 던져 놓고 선거후에는 쌩깔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리고 쌩깠을 때의 처리 방법도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이들의 선거를 치루는 능력과 그 프로세스에 항상 감탄한다. 그러니 사람들이 계속 당하면서도 또 같은 짓을 반복하는 것이다.
자 이쯤에서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럼 그 인간들 하는 짓 따라 하자는 것이냐! 저게 옳단 말이냐?!'
그럼 나는 이리 말하겠다.
'미쳤나? 그걸 왜 따라하냐. 밟히게.'
알다시피 저 프로세스는 한나라당이 가지고 있는 무수한 장점(?)들이 결합되고 오랜기간 반복을 통해서 최적화된 프로세스이다. 우리가 한나라당의 프로세스를 베껴 썼다간 이건 뭐 전문가에게 초보자가 알짱거리는 수준이기 때문에 발리는게 분명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는 저런 한나라당의 프로세스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 저들이 저 프로세스를 통해 궁극적으로 얻으려 하는 것이 무엇인가? 저건 무엇을 얻기 위해 최적화 된 프로세스인가? 결국 선거란 것이 '이득'을 쟁취하는 행위라면 저들은 어떻게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는가? 에 대한 의문을 갖지 않고서는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기는 너무나 힘들어 진다.
참여당은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 선거에서 이길 것이 아니라면 구태여 정당을 만들지 않고 사회단체 같은 거 만들어서 활동하면 된다. 우리의 좋은 뜻을 알아주세요~ 라는 것만으로는 선거에서 안된다는 입장이다.
대의만 가지고 선거가 된다면 선거 전략 팀 같은건 애초에 없었을 거다. 선거는 분명히 경쟁이고 싸움이다. 내가 '김태호 뽑으면 김해사람 바보'라고 말했을 때, 분명 네거티브 하지 말자는 분 있었고, 나는 그분의 뜻에 존경을 보낸다고 했다. 하지만 뜻에 존경을 보내는 것이지 그게 맞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선거는 이겨야 하니까.
어쨌든, 난 정보가 부족해서 도대체 한나라당이 어떤 프로세스를 가지고 선거에 임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건 굉장히 빠르고 거대하며 핵심 논의를 찌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항해야 맞을까? 역시 아직은 답이 안나온다. 내가 캠프에 들어가지 않아서 그런갑다.
하여간 우리는 '한나라당을 연구'하고 이후에 '우리는 과연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맞을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런 '실무적인 것'들을 놓쳐서는 절대로 안된다. 그러니까 난 우리가 선비처럼 좋은 말만, 뜻만 전하는 건 반대다 이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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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