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에 들어가기 전에 한 당원이 참여당의 미래에 대해 내게 물었다. "한 20년 혹은 30년쯤 걸릴거라고 봐요. 뭐 빠르면 10년에도 가시적인 성과가 있겠지만..... 남북관계 문제만 없다면 역사는 우리 편이에요."
간단하다.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정당이니까.... 한 세대가 사회의 주축세력이 되는 30~60대가 되면 그때 그 사회의 주류와 문화가 변화할 수 있다. 따라서 10~40대는 최소 20년은 기다려야 한다.
시간이 걸릴 뿐 미래의 변화에 변수는 별로 없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다른 당도 따라하면 되지 않겠나....? 물론 가능한 얘기다. 허나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안된다. 구세력이 정치집단의 상층부를 장악하고 그들의 문화가 하부구조에 영향미치는 한 모양은 낼 수 있을 지언정 질적 변화를 일궈내기는 어렵다. 만날 티나는 사투리 억양조차 잘 못고치는 게 인간 아닌가, 하물며 지배집단의 문화라는건 수월히 바뀌는 게 아니다.
국민참여당의 창당이 당장의 권력을 쟁취하기 위함이었는지 아니면 지난 세기 한국에는 없었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좀 심각하게 생각해봤으면 한다. 정치의 목적은 미래를 여는 데 있지 권력에 있지 않다. 권력은 우리가 제시하는 미래가 가치있다고 생각할 때 주권자가 지불하는 오늘의 현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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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치는 국가라는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 2. 국민참여당의 창당목적은 정치환경이나 구도가 변한다고 변하지 않는다. 3. 대통합, 소통합, 연대 모두 권력쟁취를 둘러싼 구도의 문제이지 정치 본질의 문제는 아니다. 4. 참여당은 창당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고, 타 당과의 문제는 창당의 목적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국민의 이익을 위해 대화의 창을 열어두면 되는 것이다. 5. 통합은 통합이 창당의 목적을 보장할 수 있을 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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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묻는다. "민주당과 참여당이 다른 게 도대체 뭐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다른 게 도대체 뭐야?"
질문 속엔 이미 다르지 않다는 답이 들어있다. 다르지 않은 데 떨어져 있다면 그건 분열이거나 형제관계가 된다. 타인들의 동질성을 묻는 질문엔 자신만은 다르다는 함의가 있다. 따라서 참여당은 민주당의 분열세력이고,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동반세력이며 나머지 자신은 그 대척점에 있다는 시각이다.
이런 시각과 규정은 정치적인 레토릭 그리고 자기 정체성 세우기에 불과하지만 나름 근거를 가지고 있다. 지향하는 정책과 노선, 이념의 방향이 어디 있느냐로 정치세력의 지형을 구분하는 시각이다. 그리고 그런 시각은 어느 정도 맞다. 정당은 정견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정치결사체니까.
헌데 그런 시각은 지극히 협소할 수 밖에 없다. 한국의 정치인 정당 그리고 유권자들 까지 이념적 잣대로 정치행위를 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고 본다. 가장 큰게 지역과 남북관계 그다음 집단의 이익 아마도 맨 마지막이 이념 혹은 계급관계일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이념적 지평으로 정치관계를 분석하는 것은 줄자로 몸무게를 재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광복 이후 두 세대가 지나가기 까지 우리 정치사에 수많은 정당들이 명멸했다. 해방정국의 남로당부터 군사독재의 파시스트 정당까지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남북관계로 인해 한국은 보수-파시즘 편향의 정치지형을 가지게 됐다. 지역 학연 혈연 노동운동 민주화투쟁 모든 것들이 얽히고 섥혀있기에 아직까지도 딱부러지게 이념정당의 면모를 가진 정당은 찾아보기 힘들다. 아마도 사회당이 이념정당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 다음이 진보신당 정도 되겠고 민노당은 이념정당이라기엔 이념에 별로 충실하지 않다고 본다. 물적토대 때문이겠지.
선거때 마다 정책선거를 외치지만 정작 정책 보다는 인물, 지역, 거래, 조직 이런 것들로 선거를 치룬다. 정책이라고 해봐야 누가 먼저 하면 베끼기 경쟁 들어가고 그나마도 포퓰리즘과 집단이기주의에 편승한 이익챙겨주기를 벗어나기 어렵다.
정치판이 그렇다보니 그나물에 그밥인 정치인들이 사기 협잡질로 당선되고 유권자는 또 실망하고 속고 속이는 정치악순환을 벗어날 수가 없다. 정치철새들이 양산될 수 밖에 없는 토양이기도 한거고.... 이런 상황에선 사회의 집단지성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국가가 하나의 공동체라면 우리의 공동체 모습은 어때야 하는가? 우리의 공동체가 어느 방향으로 갈 지 결정하기 전에 사회의 두뇌는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가 물어봐야 한다. 정치는 한 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이다. 사회의 두뇌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거나 편집증을 앓고 있다면 부단하게 변화하는 세계에 제대로 적응하고 앞길을 헤쳐가기는 어렵다.
기만과 사기가 본질인 정치적 레토릭과 감정과잉, 의도적 왜곡과 편집증적인 마타도어 이런 것들로는 정치인이 성장할 수 없는 최소한의 마당을 만들고 선례를 보여줘야 한다. 유권자의 집단지성이 몇몇 정치자영업자들의 권모술수를 능가할 수 있게 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에겐 이념이나 정책을 말하기 전에 최소한 그런 의사결정을 하고 민심이 의사결정 과정에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가 필요하다고 봐야한다.
나에겐 주권자인 시민이 소수의 정치인들과 정치집단에 의해 이리 저리 재단되고 조종당하는 지위에서 벗어날 수 있을 때 올바른 민주주의 최고의 집단지성을 지닌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는 신념이 있다.
그걸 위해 필요한 건 시스템과 문화이지 지지율이나 관직의 숫자가 아니다. 권력을 잡고 많은 지지를 얻으면 보다 수월할 수 있겠지. 하지만 이 나라에 존재해왔던 수많은 정치집단들이 보유한 권력의 총합은 항상 국가권력 전체였다. 이넘이 더 가졌냐 저넘이 더 가졌냐 정도만 다를 뿐...
국민을 위해 제대로 정치할 마음을 가진자가 성장할 수 있고, 그런 정치인을 길러내고, 그런 정치를 위해 유기적인 지혜와 힘을 모을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 이념과 정책 이전에 공동체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기본이며 또한 최고의 것 아닐까?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