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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마 기자(마케터)의 "FTA 반대 이유"란 글을 잘 읽었다. 서윤아빠와 댓글까지 흥미로운 쟁점들이 들어나는 측면들이 있었다. FTA 얘기만 나와도 몸서리가 쳐지고 지겹다는 회원들도 있겠지만 FTA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미래의 문제이며 한국 정치의 핵심적 사안이기에 여기서 다시 거론해본다.
마 기자는 기본적으로 FTA에 찬성이라고 했다. 그러나 부도덕하고 무능한 관료주의 집단들이 혁파되지 않는 이상 그들을 믿고 FTA와 같은 광범위한 국가 통상정책의 추진은 위험하고도 불가능하다면서 FTA를 반대한다고 했다.
요약하자면 한국에게는 FTA가 꼭 필요하지만 공무원들이 영 미덥지 못하니 추진하면 안된다는 것이고 기왕에 맺어진 FTA 조약에도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관료들을 너무 만만히 보신게 아닌지 싶다고 했다. 나는 이런 논리의 흐름이 영 궁색하다고 본다.
2005년 즈음으로 돌아가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와 임기를 함께 했던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었던 김현종과의 중요회의 끝에 한미FTA를 추진하기로 극적으로 결정했다. 국가의 명운을 건 정치적 선택이었다. 결국 2007년 양국간 조약이 합의되어 한미FTA는 체결되었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마 기자가 말하는 관료주의 집단은 결국 외통부 통상교섭본부의 공무원 특히 김현종이나 김종현과 같은 고위 공무원들을 지칭하는 것일테다. 특히 김현종은 참여정부 임기내내 본부장으로 재임하면서 FTA 정책을 좌지우지 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물론 지금은 삼성 사장으로 헤드헌팅되셔서 호위호식하며 지내고 있지만 말이다.
마 기자 주장대로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도덕하고 무능한 김현종이나 그의 후임 김종현이라는 관료들을 너무 만만히 본 셈이고, 역으로 그들에게 뒤통수 맞은 격이 됐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유시민이 <국가란 무엇인가>에서 주장하는 '책임윤리'의 차원에서 보자면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
'신념윤리' 차원이라면 노 전 대통령이 당시에 FTA에 임하는 자세과 진정성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적어도 노 전 대통령이라면 한국에 손해가 되는 FTA 따위는 고려하지도 않았을테니 말이다. 나 또한 이 부분에 대해서 추호의 의심도 없다. 그러나 책임윤리 차원에서 보자면 FTA로 비롯된 이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응당 국가최고지도자인 노 전 대통령이 지는 것이 당연하고 옳은 것이다. 국제적 통상정책은 국가최고지도자에게 부여된 가장 막중한 임무가 아니지 않은가.
관료주의의 폐해? 김종현과 같은 우파적 기회주의자와 김현종 같은 되먹지 못한 엘리트를 통성교섭본부장에 앉혀서 그를 믿고 한미FTA를 추진했다면 그건 인사권자이자 최종책임자였던 노 전 대통령의 책임임이 마땅하지 않은가. 더 중요한 부분은 한미FTA가 참여정부 임기내에 비준조차 되지 못해 표류되다가 MB 정부라는 반동적 정부에게 이 중차대한 국가계획을 떠넘겨버린 점이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FTA 추진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잠재적 지지층의 상당수를 잃어버렸다는 점일 것이다.
반동적 MB 정부에게 넘겨진 미완의 FTA는 더욱 퇴행적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었고 이제는 한EU FTA 라는 새롭게 등장한 거침없는 폭주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와서 FTA는 원론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신임 하에 FTA 협상의 전권을 임명받은 김현종과 김종현 같은 자를 비판하면서 FTA에 반대한다는 논리는 참으로 궁색하지 않는가?
FTA는 한국의 미래에 있어서 적극적 선택이 될수밖에 없다고 했는가? 그런데 못 믿을 공무원 때문에 안 되겠다고? 그렇다면 애초에 FTA는 한국의 적극적 선택이 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은가? 관료주의의 폐해라는 것이 전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의 공통 문제일터 이거 해결하고 FTA 하자는 얘기라면 그냥 FTA는 처음부터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솔직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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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