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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돈오(頓悟)는 단박에 깨닫는다는 불교수행용어이다. 문제는 깨닫는 것조차 어려운데 여기서부터 바야흐로 수행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이후 수행도 단박에 끝낸다는 돈오돈수(頓悟頓修)와 시간이 걸린다는 돈오점수(頓悟漸修) 두 관점이 있다.
돈오문(頓悟門)엔 평등(平等)을, 사회적평등엔 다시 노동시간(勞動時間)을 대입할 경제사회적 풍향계 하나 쯤에 필자의 작은 바램을 싣는다.
경제전문가들은 경기예측의 어려움을 쉽게 고백한다. 그렇다면 노동(시간)의 평등성에 대한 실수나 오해들은 무지로 가득찬 배를 산으로 끌고가게 된다.
# 2
<자본론> 국내최초 완역가 고(故) 김수행 서울대교수 생전, 한 뉴앙스 던진 인터뷰 내용이 있다. 즉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에서 말하는 자본은 맑스의 '자본'이 아닌 단지 부(富)를 말한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이다.
분배 이전 천부적평등의 대척점에 맑스의 자본이 설정되고, 피케티의 진보(進步)란 그 평등을 향해 나아가는 자체일 뿐이라면 타협의 여지는 있다
빅토르 서지(Victor Serge, 1890년 브뤼셀 생, 아나키스트)는 일찌기 사회주의가 기득지배층(bourgeois)이 되었다면서, 맑스과학주의 추종자들이 진실을 독점(totalitarianism) 했다는 자신감에 타자를 단일대오하려는 오류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아도르노(1903-1969, 프랑크푸르트학파)는 그의 저서 <계몽의 변증법>에서 '조직의 목적달성을 위해 이성이 도구화 되는 한, 파시즘 스탈린 전체주의로 향한 서구문명의 운명은 필연'이라고 했다.
같은 계열 하버마스(1929년생-)는 아도르노, 호크하이머 등의 이성에 대한 회의,신화에의 유혹으로부터 다시 이성의 긍정성을 내세웠다. 중하층계급이 부유해지고 복지제도와 더불어 계급갈등이 완화되었다고 생각한 그는 민주주의를 통한 의사소통으로써 이성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한편 그는 대중매체조작과 관료통제가 우리의 일상을 식민화했다고 푸념했다.
유럽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성리설 애증은 미국 케인즈-시카고학파의 통화설과 동시대적 공명을 나누면서 서로를 격려한 측면이 있다. 사회경제적토대가 이성주의를 말살할 수 있다는 맑스의 뜻을 전제한다면, 전자는 피해자로 후자는 기획자로 다만 나뉘어질 뿐이다.
평등에 대한 그(맑스)의 신념은 은닉퇴락되었고, 인류역사의 반환점에서도 그 지평문은 무겁게 닫혀 있다. 소위 실천가들조차 돈수(頓修)의 함정에 빠지기 쉬우니, 그들이 이뤘다는 돈오(頓悟)조차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최근 고용해고의 칼날을 한층 세련되고 예리하게 다듬는데 적극 부역한 한노총 아무개 부류들에겐 갑갑한 논사에 불과할 것이다.
# 3
우리 내부의 편견과 고집은 상대의 습관적오해와 호환적인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된다. 간단한 일례로 칼 맑스(K.Marx)가 종교를 부정했다는 습관적기억의 정체를 보자.
그는 1843년 <헤겔 법철학 비판> 서문(序文)에서 이렇게 썼다.
종교적 고통은 현실적 고통의 표현이자 현실의 고통에 대한 저항이다.
종교는 억압된 피조물의 탄식,
심장없는 세상의 심장이며, 영혼없는 현실의 영혼이다.
이것은 인민의 아편이다.
Die Religion ist der Seufzer der bedrängten Kreatur,
das Gemüth einer herziosen Welt, wie sie der Geist geistloser Zustände ist.
Sie ist das Opium des Volks.
- 위키 -
참고로 아편주사제는 말기암 통증완화에 최후수단이 되기도 한다.
또 하나 그의 저서 <자본론> 어디에서도 - 어림잡아 100여 곳 - 성서나 예수법이 정면으로 부정당한 흔적은 없다. 다만 교회의 악랄해진 세속제도나 성직자들의 야합 등이 비난받았을 뿐이다. 만약 <자본론>이 현 대한민국사회를 배경으로 다시 쓰여졌다면 교회에 대한 논조는 여전히 변함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부패일로의 한국불교가 추가메뉴로 포함되었을 것이다.
# 4
마이클 허드슨(Michael Hudson)이 그의 저서 " Killing the Host"에서 월스트리트를 앞세운 사이버경제군단(Syber Economy)을 바이러스(virus)에 비유한 것은, 약간의 오해만 걸러진다면, 합리적 비유가 될 만하다. 그의 글을 읽어본 것은 아니라서 대신 팜 마틴스(Pam Martens)의 소개글 (링크)로 대신한다.
세균(bacteria)은 자체차벽으로 둘러 쌓여 단백질을 스스로 생성하며 증식해 내는 독립적 세포이다. 성인기준 평균 약 2kg (약 100조 마리) 해당의 세균이 공생한다고 한다. 이들이 생명체를 공격할 때는 수백-수백만 마리 군집독소를 이용한다.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 불과한 주식채권시장 폭락을 전체 경제붕괴로 호들갑하는 월스트리트의 행태는, 숙주와의 공생관계에서 어느정도 독립적인 세균에도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바이러스(virus)는 전자현미경으로 찾아내야 할 정도로 크기가 아주 작다. 단백질로 외피를 한 유전자물질(DNA, RNA)은 숙주시스템을 이용해야 증식이 가능하다. 이들은 10-100마리 정도로도 숙주시스템을 포식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증식, 변이술에 아주 능하다.
마이클 허드슨이 경제본체(Real Economy)에 달라 붙은 월스트리트군단을 우리 몸세포에 달라붙어 불로소득을 과대하게 이루어내는 종양(tumor)에까지 비유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일 것이다.
다만 월스트리트(Wall Street)안에 존재하는 메인스트리트(Main Street) 또한 숙주의 전체는 아니라는 것이 마이클 허드슨이나 진보경제학자들이 풀어야 할 마지막 오해가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의 99% 메인스트리트에서 약탈적대출로 판명날 아파트매입 또는 전세대출이 최근까지 형성되고 있는 바, 1%의 대리인 경제부총리 입에서 반강매 의도가 없었다는 면피발언을 내뱉었던 증거 또한 첨부한다.
지난 2008년 경제위기 후 수천만명이 국제통화기금( IMF), 세계은행(WB), 월스트리트금융가(Wall Street) 등의 약탈적 먹잇감으로 희생되면서 집과 직업을 잃었다.
이후 약탈적대출을 받았던 계층(99%)들의 주택가격 수준은 모기지대출 때보다 하락한 수준(underwater)을 벗어나지 못했으나, 저이율혜택자 계층(1%) 소유의 주택가격은 고액대출이었음에도 주택거품시절 수준으로 이미 회귀되었다.
이는 '아이엠에프여 다시 한번!!'을 노래했고, 노래하고, 앞으로도 노래할 우리나라 강남스타일 노블레스들의 반면교사 아니었겠는가. 그 노랫소리 뒤안에 중국 아시아 남미 등에 널린 사냥감에 정조준대비 시험선제사격이 이미 시행된 것 또한 엄연한 현실(real situation)이다.
다만, 중국의 적극적저항, 일본의 소극적저항과 이란핵협상 저지 실패에 직면한 이스라엘 로비스트(친 이스라엘 유태인), 유로유태인 등의 연대가 조용히 물밑에서 파도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밀물- 썰물- 다시 밀물...
# 5
로렌스 서머스(Larence Summers,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교수, 전 재무부장관)는 경제위기(1997 1998 2007 2008년) 때마다 그 예측성 경고로 정평 있다.
그는 지난 8월에도 우리는 아주 심각한 경제상황 초입에 들어선 것 같다 ( We coud be in the early stages of a very serious situation)고 말했다. 하지만 미연준처럼 서머스 교수도 여전히 실물경제(real economy)를 고려한 것 같진 않다. 이들이 말하는 경제상황(situation)이란 1%자신들 위주로 지칭된 것일 뿐이니 주식채권시장을 그 방향타로 일괄 집단인식하는 수준일 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지난 1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목표치를 밑도는 인플레이션, 저조한 고용참가율, 중국 일본 신흥시장들의 금융혼란가능성 등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라가르도 IMF총재는 미연준을 향해 금리인상시기를 무작정 늦추라는 식의 의미없는 발언을 했다. 미국의 수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워렌 버핏이나 세계은행 수석연구원 카우시크 바수의 지적도 별 증거없는 발언이었던 것 같다. 신흥국 유동성 충격 운운까지는 진심 아닐 것 같아 패스.
조지프 스티글리츠(컬럼비아대 교수, 2001년 노벨경제학상)는 열악한 노동자임금 상황을 들어 금리인상을 반대했지만, 사후약방문 격이라 역시 패스.
그리고 지난 8월 10일자 광주일보의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기사에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6%상승 ('14년 대비)
생산자물가지수(PPI) 5.4%하락 ('09년 이래 최대폭)
한편 홍콩상하이은행의 경제학자 춰홍빈은, PPI하락은 디플레이션이 여전히 심각한 것이므로 이를 방어하기 위해선 양적완화 지속확대를 주장했으나, 아시아적 동어반복이라 다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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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패스를 일삼다 보니 여기까지 왔군. 할 수 없다. 고생들 했다.
보너스!
- 2부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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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