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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기사를 너무 많이 써서,
앞으로는 당분간 댓글만 달며 놀려고 했는데.. 갑자기 논쟁이 붙었네.
그러니까 유시민이 중요하냐, 참여당이 중요하냐로 갑자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이런 논쟁이 나오는 이유는 알겠어.
그런데 이건 서로 소통의 오해가 있는 거 같아.
I. 개인 유시민
모든 사람이 그렇겠지만, 유시민도 개인 유시민과 공인 유시민으로 나눌 수 있겠지. 그런데 개인 유시민은 다른 보통 사람에게는 없는 특성이 있어.
그는 "천재"거든.
아저씨들은 천재가 뭐라고 생각해?
나는 어렸을 때부터 영재, 수재는 수도 없이 봐왔고 가끔은 진짜 머리 좋은 애들도 봤어. 그런데 탁월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은 한 가지 특징이 있어.
"핵심파악".
그들은 진짜 단 한 번 보고 사물의 본질을 직관적으로 판단해.
예컨대 노무현 대통령이 말 함부로 한다고 모르는 사람들이 다들 그러는데, 그게 아냐. 노무현 대통령 같은 사람은 그냥 뭘 보면 그 핵심과 본질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거야.
그러니까 단숨에 결론을 도출하는 건데, 그게 안 되는 사람들이 행동이 가벼우니 어쩌니 하면서 비판하는 거지.
하지만 여기까지는 그냥 두뇌가 뛰어난 수준이지. 역사책과 동시대의 "천재"로 불리는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어.
그들은 "흐름"을 단숨에 파악해내.
그가 문과적 천재면, 상황의 요구와 흐름을 단숨에 파악해내지.
이과적 천재면 당시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문제를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방법을 도출해 내고.
노무현 대통령을 역시 예로 들면 한국의 가장 중요한 핵심문제가 "옳은 일을 한 자가 패자가 되는 세상" 그 자체라는 걸 알고 있었지. 그 외에도 여러가지..
여기에 단순히 천재가 아니라 "시대적 천재"에게는, 진정한 '진보성'에 대한 이해와 역사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규정하고, 그 시대의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는 힘이 있지.
뭐, 끌고 나가느냐까지 가면 그건 천재가 아니라 무슨 영웅의 영역이 되고..(진보성이 이유가 되는 이유는, 무슨 진보 진영이 말할 때의 진보 문제가 아니라, 인류 사회는 어떤 의미에서든 '진보', 더 나아지는 흐름으로 나아왔기 때문)
어쨌거나, 유시민으로 다시 돌아오면, 유시민은 이 모든 조건을 갖췄지.
(i) 사물의 핵심을 단숨에 파악하고, (ii) 그 당시 상황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되는 문제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효율적 해결책을 직관적으로 얻어내고, (iii) 마지막으로 역사와 시대의 흐름 속에서 진정한 '진보적인 길'을 깨닫고 그 길을 남들에게 선구적으로 제시한다.
뭐, 이렇게 구구절절이 설명하지 않아도,그냥 척 보면 이 사람이 "천재다", 이런 느낌 안 와?
그런데, 이런 천재, 흔히 나올까?
아니야.
1조건 충족 천재는 주변에 보면 가끔 보여.
2조건 충족 천재는 뭐 가끔 언론이나 TV에서 볼 수 있을지도.
하지만 3조건까지 충족한 천재는, 한 시대, 한 사회, 한 나라를 통틀어 수십 년만에 한 번씩 나올까 말까야. 뭐, 가끔 김대중 대통령처럼 오래사셔서 한 시대에 천재가 몇 명씩 있게 되는 경우도 있지. 그건 예외적.
개인 유시민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이걸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아는 사람들이야. 그리고 한국 사회가 낳은 "천재 유시민"이 소모되길 바라지 않는 거고.
게다가 "천재 유시민"은 천재에게는 보기 드물게 정의감과 선의, 공공심까지 갖고 있지! 천재들에겐 보기 드문 성향이라고. 스티븐 잡스가 착한 일 했다는 얘기 들어본 적 있어? 아인슈타인이, 물론 반핵운동과 사회주의 지지 운동은 했지만, 정신병 걸린 자식과 첫째 부인이 쓸쓸하게 죽게 내버려 둔 일은 유명한 얘기고.
이런 보기 드문 "선의를 가진 천재"가 아무리 참여당이 옳든 그르든 소모되지 않기를 원하는 건 당연한 거야.
II. 공인 유시민
하지만 유시민은 공인이기도 하지. 그리고 공인으로서 유시민은 참여당 당원이고, 대표이며 참여당을 위해 활동해야 해.
그런데 유시민은 단순한 당원이나 대표가 아니라, 천재성과는 다른 특성, "소통가능성" 때문에 많은 대중의 지지를 받는 대중정치인이기도 하지. 따라서 공인 측면에서도 유시민은 두 가지 측면을 갖추고 있어.
A. 그 스스로 유력한 대중의 열망 대리인.
B.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 노선을 대표하는 공당의 정치인.
여기서 이제 아저씨들이 논의하고 있는, "유시민의 참여당이냐, 참여당의 유시민이냐"가 나오겠지, 뭐.
유시민의 참여당, 그러니까 유시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개인 유시민과 유시민이 대변하는 대중의 열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고, 참여당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B의 정치노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고.
공인 유시민에게, A와 B는 지금까지 서로 시너지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겠지.
유시민에게 요구하는 대중의 열망, 기대와 그 자신이 정치적으로 추구해온 정당 개혁의 행로는 서로 상충되는 바 없이 상호상승작용을 해왔어.
그런데 이제 유시민 대표의 “승부수” 하나가, 실패를 하게 되면서 A와 B가 서로 상충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나온 모양인데.. :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참여당이 유시민이라는 ‘상징’으로 대변되는 열망을 제대로 담지할 그릇인가?”vs “유시민 1인에게 의존한 탓에 참여당이 대표하는 ‘정치개혁 노선’이 오히려 흔들릴 상황은 아닌가?”
그러니까 유시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천재 유시민과 공인 - A. 대중적 열망 대표자로서 유시민이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거고,
참여당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참여당이 대표하고 유시민이 지금까지 노력한 "정당 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 노선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 정도일 뿐이야.
무슨 왕당파니 공화파니 하는 얘기가 나올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고.
III. 나가며 - 참여당
뭐, 일단 여기까지는 오해 정리고,
근데 참여당이 지금 유시민과의 분리, 유시민을 넘어서자 뭐 이런 거 할 정도의 단계는 아니잖아?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는 법 아냐.
물론 그걸 뛰어넘을 수는 있겠지만 그러자면 계기나 사건, 인재 영입, 합당, 연합 등의 계기가 필요할테고, 이걸 견딜 체력이 필요하겠지.
애초에,
참여당 지지자는,
그거 노무현 대통령이 당한 "좌우파 합작공격" 때 각성하고,
유시민이 이름을 <후불제 민주주의>에 붙이기 전에는 스스로 정체성도 모호했던 세력이잖아.
“진보적 자유주의자.”
유시민이 <후불제 민주주의>에서 이름을 붙이기 전까지 이 용어가 한국 사회에서 나온 적 없어. 그 전까지는 "좌파 신자유주의"니 "노빠"니 하는 공격만 있었지. 하지만 유시민이 이 이름을 붙이는 순간 이른바 “친노”로 불리던 "노무현 빠돌이"들은 새로운 이름으로 정체성을 획득한거야.
“진보적 자유주의자”라는.
당의 탄생기반부터 유시민이 재조명해서 만들어졌고, 당의 유명세는 유시민에 대한 대중적 지지 열망에 의존하고 있어. 이런 상황에서 유시민과 참여당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건 무리야.
아래에도 나왔지만 애플과 잡스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잖아.
물론 더 바람직한 성장방향은 구글과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형태겠지만 그건 외부 조건이 갖춰져서 최소한 "친노"라 불리는 사람들이나 아니면 다른 인재를 영입해서 참여당의 지반이 유시민 그 이상으로 확대되었을 때 얘기고.
사실 이 부분에 대해 너무 조급하게 생각 안 했으면 좋겠어.
왜냐면, 이번에 김해을에 올인한 것도,
"PK"라는 유시민 그 이상의 지반을 확실히 확보하려고 하다가,
타격입은 거 아냐?
참여당은 현재 한국 정치 상황에서 좋은 위치에 앉아 있고,
당원들이 무슨 진보신당처럼 선거 몸빵하다가 빚잔치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흐름이 왔을 때 그걸 잡을 준비만 되어 있다면 충분히 클 수 있어.
그 흐름은 우리가 아닌 외부 정치 세력들이 만들어줄거고.
내 생각엔 우리가 흐름을 만들고자 빨리 움직이거나, 주도권을 잡으려 애쓰는 것보다 체력을 키우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
그 체력은 구체적으로 말하면 "당원 수"와 "돈"인데,
이건 두 가지만 주의하면 되지 않을까?
절대로 진보신당처럼 억지로 없는 돈 끌어내서 돈 퍼붓다가 당원들이 빚쟁이가 되는 거 하지 말고,
그리고 억지로 당원 모으기보다 당원이 될만한 사람에게 참여당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거(근데 그러자면 들어가서 신나는 참여당이 되어야겠지 음..).
하여간 결론적으로,
유시민의 참여당과 참여당의 유시민을 논하며 서로 싸우는 건 오해에서 비롯된 거고, "천재 유시민+대중적 열망 대변자 유시민"과 "정치노선 실행의 수단으로서 유시민"을 각자 이해해주면 될거라고 생각해.
어차피 유시민 스스로는 "정치개혁의 수단"을 자임하고 있고, 천재인 건 유시민 대표의 본질이니까.
P.S. 난 그럼 그동안 기사 쓰느라 할 일이 쌓여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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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