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당의 미션과 비전과 전략에 대해.. 길게 쓰다가, 쓰는 내가 너무 지겨워서 때려치웠어. 결론만.
1. 유시민 대표의 생각은 진보소통합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진보소통합 = 민주노동당 + 진보신당 통합파 + 참여당 이 경우 황금의 3분할 구도는 일단 이뤄진다. 민주노동당 < 참여당 + 진보신당 통합파 진보신당 통합파 < 참여당 즉, 참여당이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 다만 민주노동당 내부의 조직은 아마 우리 생각보다 훨씬 강고할 것이다.
2. 유 대표 생각 추정의 근거는? 원래 유시민 대표는 대표로 추대되면서부터,계속 진보대통합에 참여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진보회의 쪽이 받아주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진보회의는 그 자체 내에서 아예 통합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주된 이유는 참여당 문제가 아니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갈등 문제. 그리고 진보신당 내부 분열 문제.
따라서 유시민 대표는 현실적으로 진보신당의 분당을 예측하고, 참여당이 참여하는 소통합의 방향으로 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근거를 구구절절이 쓰고 싶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참여당의 존재근거(미션) = 정치개혁 정치개혁이란? = 지역구도 타파와 상향식 민주주의 진보통합 쪽은 이를 구도상으로는 이룰 수 있는 방향.
우리의 생각과 관계없이, 유시민 대표의 전략 방향은 결국 정치개혁이 가능한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우리는 오히려 집권에 방점을 찍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일단 나부터 그런 경향이 없지는 않으니까)
3. 현실적인 문제점 먼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간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 게다가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과의 통합이 먼저다. 참여당 문제는 민주당이 스스로 참여당을 통합하려 할 때마다, 민주노동당 측에서 견제구 형식으로 이야기가 나오는 수준이다. (ex : 5월 초 민주당에서 참여당 합당 얘기가 나오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연석회의에 참여당도 참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늬앙스의 발언)
다음으로 진보신당의 경우는 통합파는 참여당에게 러브콜을, 독자파는 강한 반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통합파의 경우도 "FTA 철회 및 사과"를 요구한다.
한미FTA는 이미 미국 금융위기로 통과가 아예 미국에서 불가능한 상황이다(보다 비민주적인 유럽의회가 통과시킨 EU와는 상황이 다르다). 그런데도 사과하라는 것은 참여당의 정체성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는 "존엄"과 관련된 사안일 수 있는데, 쉽게 숙일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통합시 "진보통합당" 내에서 과연 유시민 대표와 참여당 세력이 주도권은 고사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황금의 3분할 구도에도 불구하고.
4. 진보소통합 - 기다리기와 다가가기 독자생존+야권연대든, 민주대연합 혹은 합당이든, 진보소통합이든, 여러 가지 경우의 수 중에서 참여당이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는 경우는 두 가지 밖에 없다. 혼자 독자생존'만' 하다가 소수 세력으로 소멸하거나, 아니면 민주당과 합당하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독자생존'만' 주장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 야권연대를 전제로 한다. 또한 민주당과의 합당은 참여당의 '미션'을 생각해 볼 때, 상당히 뒤로 미뤄질 수 밖에 없는 선택지다.
문제는 나머지 대안은 모두, "기다림"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독자생존+야권연대든, 진보소통합이든, 아예 백만민란에 뛰어들든, 모두 참여당은 제안만 할 수 있고 결과는 상대방이 나오도록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이건 낙관주의라서 기다리자는 게 아니다.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 기다리자는 것이다. 단지, 기다렸을 때 내실만 다진다면 틀림없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는 게 예상될 뿐이다. 왜냐하면 "상대방"도 참여당과 유시민 대표 없이는 아무 일도 될 리가 없으므로.
민주당은 물론이고, 민주노동당도 혼자서는 야권연대도, 진보대통합도 제대로 이루기 어렵다. 다만 단지 기다리기만 한다면 자칫 상대방의 오판이나 실수로 일을 그르칠 수도 있을테니(예컨대 결국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이 아예 통째로 무산된다든가), 적당한 다가가기는 필요할지도 모른다.
예컨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 "FTA 철회"와 같은 '다가감'을 보여주는 식이다. 아니면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게 "통 큰 합당안"을 제시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 경우에도 FTA 철회는 결국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따라서 진보소통합을 시도하게 된다면, 기다리는 것을 주로, 다가가는 것을 종으로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P.S. 다만 개인적으로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간 협상이 잘 안 되서 "진보대통합" 자체가 연말까지 미뤄지고, 그 사이 민주당 내에는 문제가 일어나는 구도가 더 현실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그리고, 유시민 지지자나 참여당 당원들은 어차피 결정이 어떻게 되든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 아닌 한(예컨대 한나라당 합당이라든가) 유시민 대표의 판단을 따를 거라고 봐. 그러니 그 문제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함.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느냐가 문제겠지.
참여당은 ...불가피한 기다림(통합의사는 계속 표현하면서 ) + 그러나 철저한 계산과 준비 = 나름의 주도권을 갖을 수 있다고 봅니다...저역시 민노당은 진보신당과 먼저 해결이 되어야 자신감을 갖고 참여당의 통합여부를 다룰것 같습니다. 기다리기와 다가가기를 동시에 하는 정말로 정치적 예술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성공을 한다면 ^^
바다반2 님/ 저도 동의합니다. 다만 이런 종류의 예술은.. 참여당 사람들이 잘하던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민주당이 잘 하던 거라서요. 우리의 경우는 우리가 직접 하기 보다는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 할지도..
무유 님/ 경우의 수는 원래 쓰려던 미션-비전-전략 글이고, 이건 그냥 결론.
결론은 진보소통합을 하든 연대든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다리면서 동시에 다가가는 것 뿐이라는 거.
불며리 님/ 캄사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삼고초려를 할 정도로 잘 숙이는 사람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민주당에도 안 숙이는데.. 더 뻣뻣한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에 숙일 수 있을지..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