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전 지사는 손학규 대표를 지지하고, 정세균 전 대표가 '남부벨트'를 주장하며 김두관 지사를 띄우며, 백원우 의원은 문재인 이사장을 띄우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5. 23. 2주기를 맞이해 본격적인 '노무현' 대통령의 후계자 전쟁이 시작되었음은 확실해 보인다. 수민이아빠 기자가 지적한대로, 유시민의 포지션은 카이사르의 암살 이후 '옥타비아누스'의 포지션이다. 굳이 따지자면 손학규 대표는 안토니우스의 포지션이라고 볼 것이다.
명분과 민중의 기대를 가졌지만, 실질적인 세력은 과거 카이사르의 퇴역병밖에 물려받지 못했던 옥타비아누스. 명분은 적지만, 카이사르의 세력과 군단, 자금, 모든 것을 물려받았던 안토니우스.
둘의 대결은 옥타비아누스의 승리로 끝났다. 그 비결은 작은 적부터 격파하고 작은 아군부터 자기 편으로 만들어 세를 키우되, 항상 중앙과 더 큰 대결을 염두에 두었던 옥타비아누스의 세부적이면서도 종합적인 전략 운영에 있었다. 반대로 안토니우스는 옥타비아누스에게 폼페이우스의 아들이나 자신의 아내와 같은 골치아픈 적을 만들어준 후, 걸맞지 않는 동방정벌 사업에만 신경쓰다가 실패를 맞이했다.
안토니우스 손학규 대표와 옥타비아누스 유시민 대표간의 다툼이, 우리 역사에서는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는 앞으로의 후계자 전쟁에서 승리하느냐에 달렸다. 참고로 옥타비아누스는, 초기에 시작한 전쟁은 김해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비참하게 패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은 불굴의 의지가 그를 최후의 승자로 만든 것이다.
유 대표의 행복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서 별로 좋지는 않지만..
어쨌든 이런 얘기를 올리려고 글을 쓴 것은 아니고, 백원우 의원이 문재인 대표를 띄우는 것을 보고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어서다. 굳이 말하자면 인물 단평이랄까.
백원우 의원 : 의지가 머리보다 앞선다. 재미는 있다 (머리가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주위를 보면 그런 사람이 있지 않나? 머리가 나쁜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너무 앞서나가는)
이광재 지사 : 머리가 의지보다 앞선다. 재기는 있다. (별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오늘은 조선일보와 인터뷰한 기사를 발견했다.)
안희정 지사 : 의지도 머리도 동반하지만, 이상하게 별로 재미가 없다. (고생한 스토리도 갖췄고, 이광재 지사처럼 군대를 안 다녀온 것도 아니고, 의지력도 충분하고, 충남도정을 이끄는 걸 보면 균형잡힌 행정감각도 있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별로 재미가 없다. 행보든, 언행이든)
김두관 지사 : 의지가 머리보다 앞선다. 재미도 없다.
여기서 재미가 없다는 것은 내 개인적인 인상이다. 예컨대, 나는 홍준표 의원도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말만 앞서는 정치인이라고 보지만.
유시민 대표는 의지도, 머리도, 재미도 있다. 삼박자를 고루 갖춘 정치인은 난 지금까지는 노무현 대통령 밖에 보지 못했다. 다른 정치인도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이해찬, 한명숙 총리분들과 문재인 이사장님은?" 그 분들은 이미 원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단평으로 평가할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다만 세 분 다 대선 본선에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일단 후계자라기보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동반자 정도가 맞는 분들이기도 하고. 5.23.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든 단상.
안희정이 대통령이 되는 날이 오면...아마 태평성대란 말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
재미없는 대통령이라 주목받지 못하고...일은 묵묵히 하고...
그때...지금 우리나라 대통령이 누구죠? 란 길거리 질문에 사람들이...
한참 생각하는...
유시민? 이런 대답을 할때...
난 그런 장면을 떠올리면...기분이 좀 풀어져...
수민이아빠 님/ 거의 다 동의! 정치는 최소한 몇 년 이상 신뢰를 쌓으면서 해야지 갑자기 깜짝 선수가 돌풍 몰아치는 게 정상적인 정치는 아닌 것 같아.
노 대통령께서도 훨씬 이전부터 신뢰를 쌓아왔던 분이고, 등장 이후에는 능력까지 보여주신거고.
다만 선수 중에서 이해찬 총리는 무리라고 생각! ㅋㅋ
단평 식으로 표현하면 의지도 뛰어나긴 하지만 그래도 머리가 더 앞선달까.
문제는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안 될 걸 알면서도 굳이 나서지는 않는다는 거지. 2007년엔 아무도 안 될 거 같으니 무리해서 나선 것 같기도 하고..
이해찬 총리의 강점을 충청권 표 가져오는 걸로 보는 쪽도 있던데 그런 효과는 박근혜나 이회창 후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렇다고 결집된 지지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민주당 지지층의 폭발적인 지지를 끌어낼 수도 없고, 실은 젊은 층에게는 무관심 내지는 안티까지 있는걸.
아스라이 님/ 아, 전반부 동의. 후반부는..ㅠㅠ
안희정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열심히 일해서 태평성대는 되는데, 아무도 안 알아줄 거라는 점에는 동의.
인기가 없어서 말년이 어떻게 될지 위험하다는 점에서 큰일.
사실 솔직히 말해서 이른바 차차기 운운하는 지사장들 중에서 정말 대통령감이 있다면 그건 안희정 지사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재미가 너무 없어서 과연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겠고, 된다 해도 누가 얼마나 지켜줄지 잘 모르겠어. 그렇다고 이광재 지사처럼 권모에 능한 거 같지도 않거든.
그렇거나 말거나 난 유시민 지지자니까 거기까지 생각하는 건 무리군.
당장은 유대표 코가 석자. ㅠㅜ
그렇구나...
예전에 클린턴때 소도시 사람들에게 질문하는게 있었거든..
근데 그때 사람들이 그러는거야.
지금 미국 대통령이 누구죠?
하니깐
레이건인가? 하더라구.
아버지 부시도 지났는데..그런 답을 하니깐...참 멍청하다란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또 태평성대니깐 그런거란 생각이 드니...부럽기도 하고...
졸라늬우스 님/ 캄사! 역사가 제대로 흘러가면 좋겠지만, 반동의 시대도 있으니까..예컨대 가장 최근이라면 역시 부시!
그래도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다행이야.
비얌 님/ 안희정-이광재-김두관 지사가 함께 나온 거 찾기가 힘들어서 ㅠㅠ
사진 바꿔야 할라나. 음.
풍랑 님/ 안희정 지사는 클 인물이지. 어디까지 클 수 있을지는 그때 가봐야..
그래도 지금은 유시민 대표 코가 석자!
아스라이 님/아아, 동의. 사람들은 너무 잘 잊어버리고 당한 뒤에야 깨달아.
그래도 난 오바마 뽑은 건 미국인들이 잘했다고 생각해. 오바마는 미국이라는 한계 내에서 어쨌든 자기 할 일은 대체로 하고 있거든.
수민이아빠 님/ 나도 송영길 시장은 싫어. ㅠㅠ 경력은 흥미가 가는 인물인데, 말과 행동이 불일치하고 좀 많이 권모에 기대는 느낌이 들어. 꼭 반노라서가 아니라.
아더 님/ 이광재 지사는 권모에 능하고 실용주의자니까, 대세가 기울면 언제든 우리 쪽으로 올 거야. 지금은 이광재 지사와 손학규 대표 사이에 뭔가 딜이 있었을 거 같고. 예컨대 대통령이 되면 사면복권시켜주겠다, 뭐 이런 게 있겠지.
유시민 대표를 정말로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원칙주의자만 옆에 둬선 안 돼. 기회주의자도, 실용주의자도 써먹을 수 있어야지. 물론 기회주의자에게 중책을 주면 나중에 배신할테니 그건 주의해야 하겠지만.
근데 그 점 때문에 난 유 대표가 대권행로를 걷는 게 좋은 일인지 모르겠어. 별의별 사람을 써야 하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대통령은 참 불행한 직업인 거 같아.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