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과천시의회를 소개하는 글(5월 1일 '우리 직장동료 이야기 좀 해줄게')을 썼을 때 여러 분들이 지방의원이 어떤 일 하는지 궁금하다며 댓글을 달아주셨다. 이제사 간단한 내용이나마 올려본다.
나는 작년 6.2 지방선거에 과천시 비례대표 시의원으로 출마했고 국민참여당 소속 야권단일 후보로서 한나라당과 1:1로 경쟁해서 당선되었다. 사실 될 거라 생각도 안했고 당 홍보 차원으로 나왔기 때문에 시의원이 뭐 하는건지 잘 몰랐다. 작년 7월부터 임기가 시작 되었는데 10개월 가량 지난 지금 연간 겪게되는 의정 프로그램이 한바퀴 돌아갔고 동료의원, 의회사무과, 집행부, 언론, 주민단체들....등과도 좀 알게된 것 같다.
하는 일로 보면 지방의원도 국회의원과 비슷한 일을 한다. 다만 범위가 국가와 지방도시라는 차이다. 집행부의 업무를 심의, 감사하고 정책제안도 할 수 있으며 조례를 심의하거나 제정하고 주민의 대표로서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이 있다. 경험 해보니 예산심의와 조례입법이 큰 권한으로 느껴진다. 공식적으로 의원의 업무는 회기(우리 시는 연간 80일)에 참여하는 것인데 사정이 있어서 결석하게 되어도 월급은 나온다. 심지어 회의에서 한마디도 발언하지 않아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누구도 뭐하라 시키는 일이 없기 때문에 뭔가 하자고 하면 할 일이 엄청 많고 농땡이 치려면 대강 해도 그만인 아주 자율적인 직업이다. 우리 의회는 의원사무실이 개인별로 주어지지만 출퇴근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맘대로 나오는데 거의 매일 10시 - 5시 정도는 출근해서 일을 보는 편이다.
이렇게 말하면 놀고 먹으며 연봉(우리시 4천만원 정도) 받아먹는 것 같지만 의원 각자 매일 주위의 모든 사람들(유권자)로부터 평가 받는다는 의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회의석상에서 하는 발언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기록되고 평가된다. 어떤 안건에 대해 찬성이든 반대든 자기 주장을 펴기 위해서는 남들을 설득하는 논리가 있어야 하고 의견이 엇갈려 표결에 들어가면 분명한 기준에 의한 판단력도 필요하다.
과천시의회는 지난번 소개한대로 의원수가 7명인 규모가 작은 의회이다. 그래서 상임위 구성을 하지 않고 시의 모든 업무에 대해 의장을 뺀 의원 6명 전원이 특위를 구성해서 활동하기 때문에 행정 복지 교육 도시 건설 교통 등 시의 업무 전반에 관해 파악해야 하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기본 지식을 요하는 부분도 있는데 자꾸 공부해서 차츰 익숙해지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다.
우리 의회는 일주일에 한번씩 의원간담회를 통해서 현안문제들을 논의하고 조정하는 모임을 하고있고 청사이전대책 특위(특별위원회)와 지속가능 도시비전특위를 구성해서 청사 이전에 따른 대책 마련과 재건축 등으로 인한 도시의 변화를 맞이하여 바람직한 도시비전을 연구하고 있다. 또 각종 정책토론회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여성정책연구모임을 만들어 포럼등을 개최하고 식생활교육 네트워크 활동을 하고있다. 이런 구체적인 내용들은 내 블로그(http://gcamoled.tistory.com/)에 가면 '발로뛰는 의정활동기' 카테고리에 나온다. 올 초에 A4 4면의 의정활동보고서를 2만부 제작해서 배포하기도 했다. 지역신문들이 야당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홍보할 필요성이 있어서 했는데 1년에 한번 정도 같은 포맷으로 활동보고를 하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A/S 인것 같다.
느닷없이 의원이 되었지만 스스로는 적성에 잘 맞는 일을 하고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특히 여성들이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 이웃의 삶에도 관심을 기울여서 함께 공존하는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기존의 정치에 물들지 않은 참신한 여성들의 정치참여가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를 더 빨리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느닷없이 의원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100% 동의한다. 나 또한 국민참여당 이름 알려보고자 나갔는데
어찌하다보니 당선이되었다
과기자와 달리 나는 지역구의원이다. 하지만 뒷부분은 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주민들이 뽑아 주셨기에,
그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하는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구의원이 할수 있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은것 같아서 실망스럽다.
개인적으로는 국회의원 같은것 보다는 세상을 바꾸려는 지방의 자치단체장이 되는것이 의원이 되는것
보다는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의원은 감시. 견제의 기능은 하지만 예산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능력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의원된지 1년이 되었으니, 나도 과기자처럼 의정보고서 한번 내야 할것 같다.
그동안 5분 자유발언 5차례. 구정질문 1차례를 했다.
행정사무감사때 수목구입비 과다 집행관련 문제로, 해당과는 상급단체 감사를 대기중이고,
5분자유발언 &구정질문을 통해 국민생활체육센터의 문제점을 파헤쳐서, 현제는 해당기관은 검찰조사를
받고 있고,뇌물을 주고 받은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아직도 수사중이다.
그래서 구청의 공무원들이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네들은 아마도 내가 참 재수가 없는 놈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참고로 나는 과기자처럼 매일 의회에 출근은 못한다. 선거공약을 지키느라, 세비전액을 소년소녀 가장및
조손가정, 그리고 불우정당 (국민참여당)과 사회단체에 전액 기부를 하다보니, 먹고 살아야 해서
일하러 다니느라, 매일 출근은 못한다. 그래도 매일 출근하는 사람들 보다는 훨씬 더 잘한다는 이야기는
확실히 듣고 있다고 자부한다.
빨리 로또 당첨되어서 나도 과기자처럼, 매일 의회에 출근하는 의원이 되고 싶다. ㅎㅎㅎ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