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란 무엇인가" 저자 강연회를 다녀왔다. 4.27 재보선 이후 처음으로 갖는 공식행사라고 하던데, 개인적으로는 유시민 대표의 실물을 처음 보는 자리라서 조금의 설레임을 가지고 빗길에 한참을 걸어 강연 장소에 자리하였다.
30분쯤 일찍 도착하여 본인 확인을 하고 실내에 들어서니 굉장히 큰 공간에 좀 놀라기도 하고 과연 이자리가 다 찰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기왕이면 앞자리에 앉아보려고 듬성 듬성 빈자리를 찾아가니, 이런! 무슨 야구장 응원석도 아니고 우산이며, 책이며, 빈자리마다. 이미 임자있음을 표시하는 증거물들이 가득하다. (아쉬움속에서도 좀 뿌듯한 기분..)
시간이 좀 남아 혹시 싸인이라도 받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가져간 "국가란 무엇인가"를 다시 읽다가 시간이 되어 강연회가 시작되었다. 자유, 국가, 정의...등 등 저서의 내용과 저자의 생각을 특유의 논리와 달변으로 설명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저런 지성과 양심이 한사람에게 가능한지 의아해진다. 이후 미리 접수받은 질문지에 대한 답변과 즉석 질의응답을 끝으로 강연을 마치고 사인회가 시작되었다. 늦은시간에도 늘어선 줄이 장난이 아니다. 집이 인천인 나는 눈물을 머금고 귀가할 수 밖에...하지만 아쉽지는 않다. 이미 그의 서명이 가슴속에 각인처럼 남았으므로..
유시민은 진보주의자였다.
즉석 질의 응답에서 누군가 우리사회 신귀족계급이 등장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의견을 제기하자. 저자는 "사회적 특수계급"이 이미 형성되어 있다고 하면서, 국내 재벌들을 예로 설명하였다. "우리나라의 재벌들은 불법행위를 해도 잘 기소되지 않으며, 기소가 되도 가벼운 처벌을 받고, 처벌을 받아도 곧 사면복권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명박대통령을 비판하는 집회에 참여하는 청년들도 이건희 회장을 비판하는 집회에는 참석하기를 꺼려 한다. 이미 헌법위에 돈이 있다." 고 직시하면서 "우리 헌법은 어떠한 사회적 특수계급도 허용하고 있지 않지만, 이미 현실은 그러한 사회적 특수계급이 존재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답변하였다.
나는 사실 그 동안 유시민이 자유주의자라고 믿어 왔다. 비록 사회적 약자에 대한 그의 애정과 양심으로 인해 복지와, 더 나가 진보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시장경제를 기반한 리버럴리즘이 그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지난 4.27 재보선 때 울산동구청장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울산에 갔다. 강기갑 의원과 현대중공업 인근 대로에서 유세차량을 세우고 신호등이 바뀌는 시간에 맞춰 1분30초짜리 짧은 연설을 계속하였다. 그런데 몇분마다 수백명씩 쏟아져 나오는 유권자들의 반응에 너무나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도 손을 흔들어 주지 않았고, 아무도 주먹을 쥐어 보이지 않았으며, 아무에게도 응원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런 유권자의 반응은 처음 겪어봐서 너무 놀라 이유를 물으니, 회사 관리자들이 캠코더로 찍고 있어서 저럴 수 밖에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리고 다시 연설을 시작하였다. 여러분이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한다. 그렇게 조용하게 계셔도 마음속으로 환호하고 응원하시는 목소리가 들린다. 불끈 주먹을 쥐어보이시는 모습이 보인다. 감사드린다. 지금의 그 마음 그대로 투표장에서 정몽준씨와 여러분에게 똑 같이 주어진 그 한표를 행사해 주시기를 바란다. 너무나 가슴이 아팠던 유세를 마치고 투표일이 되었을때 결과는 민주노동당 김종훈후보의 압도적 표차의 당선이었다"
눈물이 날 뻔 했다. 그 이야기를 전하는 유시민의 절절함이 전해졌다. 그리고 느껴졌다. 유시민의 "진보자유주의"는 "자유"가 아니라 "진보"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걸...
노회찬을 위한 변론
"삼성 엑스파일을 공개한 노회찬 전대표의 2심 무죄판결이 대법원에서 유죄인정의 취지로 파기 환송되어 고법에서 재심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적용될 형벌조항에는 벌금형이 없고 징역형 뿐이고 가장 낮은 처벌로 선고 유예가 되더라도 선거에 나갈 수 없게 된다. 이게 말이 되는가? 삼성의 의혹은 돈을 나눠주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던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그러한 불법행위의 의혹이 있는 삼성은 아무렇지도 않고, 그러한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려고 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을 처벌하는 일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공화국에서 있을 수 있는가?"
진정성을 느꼈다. 사실 참여정부시절 재기넘치던 논객이던 노회찬의원이 한나라당과 도매금으로 싸잡아 비난을 하던 모습이나 서울시장선거때의 비난할 수는 없지만, 아쉬웠던 행보탓에 썩 좋은 감정은 아니었지만, 유시민의 변론을 듣고 그도 진보 통합의 뿌리에서 함께 해야할 하나의 큰 줄기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었다.
두시간이라는 시간이 정말 짧게 느껴졌던 강연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누군가 책 제목으로 뽑았던 "Why 유시민?"이라는 질문에 확실한 Because...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유시민대표님 강의를 동영상으로 봤는데...
특수세력에 대해 헌법의 해석과 같이 이야기 해 준 부분에서 내 속은 너무 시원했지만...
삼성을 저렇게 건드렸으니 아마도 유무언의 압박이 있을꺼라고 봄.
중간에 자신도 들키지 않아서 그렇지 완벽할수 없다고 하면서 그래도 지지를 호소하셨음.
지금 이 상황...
우리 지지자들은 중간 중간 튀는 발언, 발목잡는 발언, 무시하는 발언을 편하다고 하지 말았으면 하는 갠적인바람이 있음.
우리가 유시민대표를 그들이 보는 앞에서 만만하다고 보면...그들은 그대로 내리꽂을것임.
그냥 믿어주는 사람으로 노무현 대통령님...유시민 대표까지 우리가 찾아서 따라온거니...지금 좀 더 긴장타자고 하고 싶음.
맹목적 충성이란 표현에 반발이 생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멍청한 것들을 상대하기 위한 방편이라 생각하고...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