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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인간을 동등한 권리와 요구를 주장하는 난장이짐승으로 만드는 짐승화의 한 형태이다."
"그들은 민주주의적 취향과 그것의 ‘현대적 이념들’을 가진 수다스럽고 글 쓰기 좋아하는 손가락을 가진 노예들이다."
- 니체
유시민은 지난 강연에서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제도가 가진 한계와 그 의미에 대해 짧게 언급한 적이 있다. 그것은 최고의 정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최악의 정치를 막기 위한 최선의 제도라는 것이다. 그 말이 정말 맞다.
민주주의는 최선의 훌륭함을 위해 고안된 제도가 아니었다. 그것은 언제나 최악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서만 기능해 왔다.
6월 한달 동안 국민참여당과 진보신당에서 펼쳐지고 있는 느려터지고 지리멸렬한 과잉된 민주주의적 과정을 지켜보자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민주주의는 정말 최선일까하는 생각말이다.
근 9시간 동안이나 지속되었던 진보신당의 대의원대회를 잠깐잠깐 지켜봤다. 보는 내가 다 구역질이 날 정도로 지리한 시간이었다. 결론은? 두 달 후에 다시 봐요~란다. 정말 지겹다.
참여당? 5월 한달 동안 진행된 당의 진로 토론으로 어느 정도 견적을 뽑아낼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아마도 진보신당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두 달 더~! 라고 말이다.
민노당과 참여당 그리고 진보신당에는 정말 훌륭한 리더들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유시민과 이정희와 같이 세대를 뛰어넘을 훌륭한 정치인들이 우리곁에 있다. 그러나 그들은 끔찍했던 1차 세계대전의 참호전을 연상케하는 지리멸렬 속에 빠져있는 중이다.
민주주의는 정말 유령같은 존재다. 민주주의가 과잉될 때 특히 그것이 훌륭한 지도자들을 키워내고 배출해내지 못할 때 과잉된 민주주의는 아비규환의 카오스 속에서 필시 우경화된 독재에 이르고 만다.
민주주의도 민주주의 나름이다. 지금의 진보신당이나 참여당 같은 민주주의라면 나는 니체가 얘기했던 바 이런 비루한 민주주의는 승인하고 싶지 않는 심정이다.
지난 코엑스 강연에서 유시민은 많이 지쳐보였다. 지난 3월 이정희 대표와 함께 했던 대담회에서 보여줬던 새로운 정치에 대한 설레임과 열정은 그 모습을 감췄다. 그럴만도 하다. 안으로는 당원들의 과잉된 민주주의를 다독여야 하고 밖으로는 하루도 쉬지않고 유시민을 들먹이며 들이대는 비판을 마주해야 한다. 그러니 그도 사람인 이상 지치지 않을 도리가 없을 것이다.
10년 후에는 은퇴해서 와이프와 함께 빨간 스포차카를 몰며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가지고 있다는 그의 말이 그래서 더욱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시대는 이 훌륭한 정치가들을 도무지 소중하게 다뤄주질 않으려 한다.
민주주의가 과잉될 때 그래서 훌륭한 정치인들의 목소리가 N분의 1이라는 갑갑한 구조 속에 함몰될 때 한국의 진보정치는 또다시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심연 속으로 빠져들 지 모른다.
느리고 더디고 그래서 더 지겹게만 느껴지는 6월이 가고 무더운 7월과 8월이 다가올테다. 정치가 끊임없이 버티고 견뎌내야 할 괴로움의 연속이라면 도대체 20~30대가 정치에 새로운 매력을 느낄만한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그 누구보다 투철한 민주주의자인 유시민은 그 과잉된 민주주의라는 속박 속에서 지쳐가고 있다. 민주주의가 넘쳐흐를 때 그것은 평등하고 당당한 한 사람의 목소리이기 전에 구시렁대는 찌질이의 목소리로 들린다.
지금 와서 우리가 민주주의를 포기해야할 어떤 이유도 없을테고 정당 민주주의를 우회할 여지도 없겠지만 바로 그 소중한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훌륭한 리더들을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좀더 겸손하게 낮출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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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