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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DJP연합, 정몽준과의 후보단일화 등 보수세력의 일부와 연합해서야 간신히 자유주의 진영의 정권 창출이 가능하였다고 분석하셨는데, 현재 추진되고 있는 진보세력의 통합과 자유주의 세력의 연대만으로 "예측가능한 범위내의 결과"로서 정권교체가 과연 가능하다고 보시는지 그 근거를 듣고 싶습니다.
지난 "국가란 무엇인가"의 강연회에서 저자에게 미처 하지 못한 질문이다. (청중이 너무 많아서...ㅠㅠ)
그 해답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미래의 진보"가 발간되자 마자 구독을 하였다. 온건한 진보주의자 이정희와 불온한 자유주의자 유시민이라는 도발적인 카피는 어쩌면 두사람의 캐릭터를 명료하게 전달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유시민은 자유를 위해 싸우지만, 이정희는 싸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서 싸운다." 이정희는 진보의 가치에 대하여 더 순수한 원칙을 강조하고, 유시민은 집권경험의 영향으로 책임의식과 현실 가능한 대안에 집중한다. 한미 FTA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에서도 이견과 공감이 엇갈린다. 삼성 왕국을 비유한 재벌에 대한 견해에서는 이정희 보다 유시민이 오히려 더 뜨겁게 분노한다.
"진보는 분열하여 망한다"고 하는데 이정희는 "진보도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유시민은 전에부터 진보의 힘은 섞임에 있다고 역설해왔다. 문득 지금 진보의 대통합을 논의하는 시점에서 민주노동당의 대표가 강기갑이나 권영길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희가 대표로 있는 지금이 어쩌면 진보통합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유시민은 독일의 사회민주당에서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갔다고 했다. 그들의 가치를 대변하기에 이미 사민당은 노회한 정당이고 그 대안은 녹색당이 되었다는 것이다. (녹색당은 올해 선거에서 24%대의 득표로 기민당에 이어 제2당이 되었고 연정 파트너를 찾지 못한 기민당을 밀어내고 3위 사민당과 연합정부를 구성에 합의하였다.)
진보의 통합을 단순히 현재의 정당간 합당이라고 정의 하지 않고 대중적 진보 정당의 "건설"이라고 한다. 그것은 기존의 민노당이나 진보신당 혹은 참여당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새로운 정당이 탄생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독일의 녹색당처럼 사회주의에 기반하지 않으면서 "환경"과 같은 공동선을 핵심이념으로 복지, 교육, 일자리, 소비자보호 등의 현실 생활 정책 중심의 진보정당이 "건설"된다면 어떻게 될까? 전쟁을 치른 분단국가이기에 이념의 과잉은 피할 수 없고 사회주의에 대한 적개심 또는 두려움은 아직도 본능적으로 남아있는 현실이다. 그것이 이글의 처음 질문에서 전제하고 있는 막강한 보수세력의 힘의 근원일 것이다. 그런데 이념지향적이 아닌 생활속의 진보의 가치를 담은 "대중적 진보정당"이 나타난다면?
보수주의와 자유주의외에 제3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민주당에는 미안하지만, 사민당의 경우처럼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일탈세력이 생겨날 것이고, 보수정당쪽에서도 이념적 지형으로 부득이하게 보수세력에 편입되어 있던 "보수로 위장된 진보세력"의 엑소도스(Exodus)가 일어날 것이다. 그러한 기성정당체제에 반기를 든 시민세력을 중심으로 "대중적 진보정당"은 독일의 녹색당이 사민당과 같은 규모로 성장했듯이 현재의 민주당과 대등한 또는 그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여전히 보수정당이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절대 과반의석을 확보할 수 없으며, 제 2당이거나 혹은 제 3당이 될 "대중적 진보정당"이 민주당과 연대하여 여소야대 국면을 이끌어 갈 수 있다.
이 글을 시작하며 던진 질문에 대해서 스스로 해답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어지는 다음의 질문이다.
독일에서는 녹색당이 제2당이 되는데 30년이 걸렸다. 그러나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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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