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논평에 대한 입장>
홍준표 대표에게 묻는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5일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을 방문하여 이광석 의장을 만나, 참여정부 시절의 한․칠레FTA 국회비준, 한미FTA협상 등을 이야기하면서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유시민 대표는 이와 함께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고, 그래서 참여정부에서 좀 다르게 했더라면, 좀 잘했더라면, 이게 다 갚아야 될 빚인데,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마음을, 제가 대통령이었다면 한미FTA를 그렇게 하자고는 못했을 것 같다고 에둘러서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유 대표와 이 의장은 실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허심탄회한 자리였다. 이 의장은 “FTA는 농민에게 천형이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시장개방정책의 국가적 필요성과 효과에 대한 논란을 떠나, 농민들에게 FTA는 그 자체적으로 천형일 수 있다. UR협상도 마찬가지였다. 이 의장은 이명박정부의 농정에 대해서는 “MB가 물가를 잡자고 하는 것은 농민을 잡자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타당한 지적이다. 여야를 떠나 정치인들에게는 뼈아픈 내용이었고, 유익한 메시지였다.
이 의장은 그러나 유 대표에게 “벗처럼 동지처럼 함께 해주시면 고맙겠다. 힘이 되어 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하여 ‘유시민 대표, 한미FTA 소신바꾸기가 노무현 정신 계승인가’라는 대변인 논평(6일)을 통해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대표는 노무현 정권의 입장을 계승하기는 커녕, 오직 민주노동당 등과의 합당이라는 정치적 계산만을 위해 한미FTA에 대해 스스로와 국민참여당의 소신을 버린데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과 의리’까지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것이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에게 묻는다.
첫째, 홍 대표는 통상정책의 최대 피해자인 농민들에게 미안하고 죄송스런 마음이 없는가?
UR이든, OECD가입이든, FTA든, 한국에서의 시장개방정책은 그 정책의 잘잘못을 떠나 어떤 경우에도 농민은 최대 피해자일 수밖에 없다. 그 정책이 국가적으로 아무리 적절한 것이었다 할지라도 피해를 봐야 하는 농민의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정부가 농업부문에 대한 보완대책을 마련하기는 하지만, 농민의 입장에서는 구조적으로 불충분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개연성이 상존한다. 국가정책의 희생자 계층인 농민은 어떤 경우에도 정부를 원망할 수밖에 없는 ‘선의의 피해자’다.
집권경험이 가장 많은 한나라당은 이런 사실을 모르는가. 한나라당은 통상정책의 수혜자들만을 위한 정당인가.
국민참여당은 어떤 비난과 야유를 듣더라도 통상정책의 최대 피해자인 농민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해 하는 우리 당원들의 진심을 우리 당 대표가 전농 의장에게 전해 드린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정치적 의무이자 인간적 도리라고 생각한다.
국민참여당은 국가정책의 ‘선의의 피해자’에게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소신바꾸기라면 그런 소신바꾸기는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할 것이다.
둘째, 한나라당은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한나라당 지지층의 반대도 무릅쓰고 중요한 국가정책을 소신껏 추진할 의향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노무현 정신’을 다시는 꺼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문제의 논평에서 ‘노무현 정신’을 거론하면서 유시민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모든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시피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정운영에서 국가의 이익을 최고의 기준으로 삼았다. 비록 지지층이 강한 반대를 하더라도 국가의 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면 소신껏 추진했다. 이게 바로 ‘노무현 정신’이다. 한나라당 정권이 지금까지 단 한번이라도 이렇게 해본 적이 있는가. 재벌대기업과 부자계층, 특정지역, 특정학맥 등 소위 지지층을 감싸는 정책만 추진하고 한나라당은 석고대죄해야 한다.
셋째, 한나라당은 ‘미국 퍼주기’로 일관한 이명박정부의 한미FTA협상안을 정녕코 비준해 줄 것인가? 이명박정부의 한미FTA는 ‘이익의 균형’을 현저히 상실했다.
참여정부의 한미FTA협상안은 내용에 있어 아쉬운 점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측이 큰 손해를 봤다면서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한국측에 강요할 정도로 떳떳한 협상이었다. 한국 외교사에서 강대국이 불평등협상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재협상을 강요한 사례가 또 있었던가. 그리고 강대국의 강요에 굴복하여 재협상을 엉터리로 수용한 사례는 또 있었던가.
이명박정부의 한미FTA는 ‘이익의 균형’을 현저히 상실한 굴욕적인 협상이다. 국민참여당은 이명박정부의 한미FTA 국회비준을 반대한다. 이명박정부의 한미FTA는 ‘이익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을 정도로 재재협상되어야 한다.
덧붙인다.
홍 대표는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에 대해 ‘수백억원이 들어간 아방궁’이라며 폭언을 한 적이 있다. 이것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근거 없는 모함이다. 지금이라도 정중하게 공식 사과하길 바란다. 권양숙 여사께서 봉하마을 사저를 시민들에게 개방할 것이니, 홍 대표는 자신이 아방궁이라고 부른 그곳을 꼭 둘러보길 권한다.
2011년 7월 8일
국민참여당 대변인 이백만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