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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이브날 갑작스런 필리버스터 중단 얘기를 듣고 또 삽질하고 있구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박영선이 눈물로 필리버스터 했다는 글을 보면서 참 민주당은 동아줄을 내려줘도 스스로 끊어 먹는 정당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역사적인 삼일절날 꼭 필리버스터를 중단해야 하나? 일제의 국권침탈에 항거하며 맨몸으로 목숨을 바쳐가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이 기념비적인 날에, 친일반민족 세력들이 만들어낸 극악무도한 테러방지법에 무릎 꿇는 결정을 내릴 수 있냔 말이다. 이 날이 어떤 날인데...
박영선에 대한 후배 MBC기자의 글을 보면 박영선은 재벌 옹호주의자인데 왜 야당에 가 있는지 모르겠다 한다. 선명한 야당을 위해서 더민주당의 비대위원들은 필리버스터 중단의 책임을 지고 이번 총선에 전원 불출마 선언해야 한다.
김종인대표는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미지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종걸이 필리버스터를 계속해야 한다 주장하자, 니가 선거 책임 질래라는 말도 했다 하는데, 내가 볼때 김대표는 경제학자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어떤 당의 대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있어야 하는데 오로지 선거에 이기기 위한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아무리 아젠다를 이념논쟁에서 경제논쟁으로 옮기고 싶어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계기가 있어야 한다. 이번 필리버스터처럼 무언가 계기가 있어야 한다. 이념논쟁은 아주 쉽다. 휴전선에서 총 한 번 쏘면 되고, 간첩단 사건 하나 만들면 넘어간다. 경제는 IMF처럼 아주 큰 사건이 터져야 넘어간다. 그래도 어렵게, 어렵게 이겼는데 김종인은 뭘로 분위기를 바꿀려나...
시민은 감동을 줘야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박영선처럼 거짓 눈물로 아무리 떠들어도 시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노무현의 눈물처럼 감추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흘러 나오는 눈물을 봤을 때 시민의 마음은 움직인다.
필리버스터로 움직인 시민의 마음이 다시 닫히기 시작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무엇으로 다시 마음을 돌릴 것인가? 누군가 인터넷 글에서 이런 얘기를 하더라. 더민주당 전원이 국회에 참석하고 필리버스터 하지 않은 나머지 전체 인원이 5분이든 10분이든 필리버스터를 하면서 마무리 짓자고. 그리고 국회 앞에서 빳다를 맞자고 했던 것 같은데... 정청래가 그랬나?
나는 삼일절날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체 더불어 민주당이 참석한 상태에서 필리버스터가 끝난 의원은 태극기를 들고 만세 삼창하며 내려오고, 또 다음 주자가 만세 삼창하며 내려오고, 마지막에는 전체 국회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대한민국만세 삼창을 하며 필리버스터를 마무리 짓는 그림은 어땠을까.
하여튼 필리버스터 감동은 이제 끝났다. 필리버스터 조커도 사라졌다. 냉혹한 현실만 남았다. 선거 참패에 대한 나의 우려가 기우이기를, 김종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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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