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 진보대통합 시민회의 상임의장은 18일 “대중들에게는 은연중에 진보정당에 대한 두려움, 무서움증이 있다”며 “국민참여당을 받아들여 이걸 깨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이날 인터넷방송 <라디오21> ‘서영석의 코리아포커스’에 출연해 “‘저 사람들이 집권하면 정치가 제대로 될까’하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감성적인 부분이 한국 사회에 남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진보진영 본인들의 잘못은 아니지만 보수세력, 보수언론들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에 과거 진보정치운동에 붙였던 빨갱이 딱지를 지금도 붙인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참여당을 받아들임으로써 ‘유시민도 하는 정당, 설마 유시민이 빨갱이? 그들도 함께 하는 정당이라면 나도 참여하고 지지해도 괜찮겠네’라고 대중정당의 문턱을 심리적으로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이 의장은 주장했다.
또 이 의장은 “정말 이제는 아주머니, 아저씨와 함께 하는 정당으로 못가면 집권은 불가능하다”며 “특히 수도권 2천만의 향배가 한국 사회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소위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분들이 갖고 있는 중산층 의식이 있는데 진보정치세력의 표로 가기까지는 대단한 러브콜이 필요하다”며 “그 러브콜의 하나, 신뢰의 하나로 참여당 같은 성실하고 열성적인 시민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정치인 노무현을 추모했던 사람들의 공감대를 함께 흡수해 훨씬 감성적으로 유연한 진보정당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며 이 의장은 “이런 것들을 사소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참여당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진보의 수치에 약간 미달하더라도 받아들이고 과감하게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이 의장은 “보수주의자도 끊임없이 정치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 선거 때마다 공천을 50% 이상 탈락시키는데 진보를 추구하는 세력이야말로 더 과감해야 된다”며 “그런데 무서울 게 뭐냐, 도대체 지금도 두당 합해야 6%도 안 되는 정당이 변화해서 잃을 게 뭐냐”고 과감한 행보를 거듭 요구했다.
“타국 피해본다고 자국 이익되는 FTA 안할 건가”
참여당 참여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FTA 문제에 대해 이 의장은 “유시민 대표가 설령 대통령이 된다 한들 과거와 같이 무차별적인, 국민 전체가 손해보는 통상정책을 할 리가 없다”며 “또 누가 집권을 하든 통상정책을 할 수도, 안할 수도 있다”고 원론적 부분을 짚어나갔다.
이 의장은 “자국의 산업과 국민의 이익을 어떻게 최대한 보호할 것이냐, 지킬 것이냐가 지표여야 한다”며 “이익이 되면 당연히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마 진보정치세력도 다른 나라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니까 하지 말자고 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장은 “그래서 기준을 당시 경제 상태에서 어떻게 우리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통상정책을 할 것이냐로 좁히면 된다”며 “한미FTA를 재논의하고 반대할 것은 반대하면 된다”고 타결점을 제시했다.
또 신자유주의 우려에 대해서도 이 의장은 “설령 참여당 전체가 똘똘 뭉쳐 신자유주의를 주장한다고 해도 5.31 합의문에 따라 신자유주의 반대에 동의하는 세력이 모였기에 약간의 신자유주의 냄새만 나도 소수파로 전락할 것”이라며 “정강정책에 반영될 리가 없다”고 일축했다.
“한-민 병목현상 고착되면 필리핀, 남미꼴 된다”
한국의 정치지형과 관련 이 의장은 “한국사회는 병목현상이다. 87년 이후 다양한 사회세력, 운동이 성장했지만 그것을 수용할 만한 정치인은 과거 한나라당과 민주당 체제로 굳어져 갔다”며 “이를 깨야 될 새로운 세력은 아주 극소수로 희망이 없어서 더 정치 지체에 종속된다”고 분석했다.
“진보적인 정치세력을 키우는 것만이 현재 양당 구조로 고착된 현상을 깨뜨릴 수 있다”며 이 의장은 “적어도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보수세력 대 사회개혁적이고 밑바닥이 좀더 대중지향적인 정치세력이 상호 교체해서 집권하는 희망있는 정치를 만들 수 있다”고 통합진보정당 운동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거듭 “민주당은 태생적, 역사적 한계가 있다”며 “87년 투쟁을 통해 사라져야 할 세력들, 과거 극우적이고 독재정권 시절 상층부를 점해 이 나라의 모든 부를 독점했던 세력들, 친일적인 반민족적 역사의 흐름을 승계한 세력들이 아직까지도 집권 여당이 된다는 것은 역사가 잘못된 것”이라고 한국 정치 지형을 비판했다.
“현재 집권여당은 민주당이 되고 좀더 민중지향‧대중지향적 세력이 야당이 되는 구조가 옳다”며 이 의장은 “그런데 현재 국면을 그대로 두면 강한 보수우익정당 대 약한 보수정당으로 계속 고착화된다. 이대로 가면 한국 사회에 미래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 의장은 “국민국가 시절에는 자국 국민들의 힘으로 정치개혁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재벌들이 세계화의 흐름에 따라서 국가의 기업, 국민의 기업이 아니고 세계 재벌 됐다”며 “그들이 우리 정부, 정치세력의 말을 듣겠냐”고 변화된 상황을 지적했다.
“더더군다나 정치지형까지 양당구조로 고착되면 필리핀이나 예전의 남미 상태로 간다”면서 이 의장은 “부의 대부분을 장악한 세력이 정치, 언론, 관료, 사법부을 다 장악한 사회로 끝나버리면 사회 불만이 있어도 정치적으로 수렴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장은 “아직은 변화의 희망이 있을 때 민주당도 좀더 개혁적인 세력이 되고 진보세력의 출현을 대중들이 기다리고 있을 때 2012년 선거를 계기로 삼아 새로운 진보의 재구성, 대중적인 진보정당 건설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농민 아닌 각성된 시민들 정치화가 진보재구성 핵심”
진보진영을 향해서도 이 의장은 “20세기 특히 분단된 냉전체제하에 의식이 고착돼 있는 한국사회에서 과거형, 노동자‧농민 중심, 계급주의적이고 운동적인 진보정당만 갖고는 안 된다”며 “21세기 사회변화, 세계화라는 파고 넘을 수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의장은 “20세기에는 노동자 조직이 전국적으로 큰 조직으로서 재벌과 보수정치세력을 압박하고 양보를 얻어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조직된 노동자가 굉장히 적어졌고 산업구조가 바뀌었다”고 변화된 흐름을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노동자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태의 사람이 굉장히 많다”며 “그들을 다 조직화 할 수 있으면 노동운동만으로 가능하겠지만 다 조직화할 수 없고 정치화할 수 없다. 다양한 새로운 진보의 사고가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조직된 노동자가 다수를 점한 시대에 그들이 중심이 된 새로운 조직과 정치운동의 방향이 서야 한다”며 이 의장은 “노동자‧농민도 있지만 다수의 비정규직, 실업자, 하층민으로서 열심히 살아가는 다수의 영세 소자영업자, 일반 주부들, 각성된 시민들로 진보의 축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의장은 “이들을 어떻게 연합시키고 핵심을 잘 조직해서, 현실에 맞는 정책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정당을 만들 것이냐가 진보 재구성의 핵심이다”며 “그런데 현재 민노당, 진보신당 양당 논의를 보면 그런 것 같지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아직도 과거 노동자‧농민 중심의 세력중심, 과거 사회변혁운동을 했던 경험있는 사람들 중심의 정당, 그들의 과거 논리만이 순수한 것이고 여기에 조금 다른 것이 들어오면 흩뜨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굉장히 하면서 확장에 대한 두려움을 보인다”며 “21세기형 변화를 잘못짚은 것이다”고 거듭 ‘쓴소리’를 했다.
“문재인‧문성근 등 새세력 만들면 진보 더 쪼그라든다”
아울러 이 의장은 “문성근 대표, 문재인 이사장 등이 새로운 통합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합쳐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면 진보세력은 더 초라하고 왜소화되고 말 것”이라며 진보진영의 과감한 행보를 촉구했다.
이 의장은 “진보 통합이 제대로 안되면 또 다시 민주당 중심으로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통합 논의 상황과 관련해 이 의장은 “어떻게든 결론은 날 것으로 본다. 각개약진 할 수는 없다”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봤다시피 각개약진해서 진보세력이 얻을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2012년은 한국사회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차대하게 진로를 결정하는 시기”라며 이 의장은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하면서 활로를 뚫을 것이냐, 아니면 기존 세력이 고착화를 할 것이냐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통합진보정당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장은 “생각하는 국민, 생각하는 진보정치인‧진보정당원들은 어떻게든 통합을 바랄 것”이라며 “과감히 던지면 더 큰 것을 얻는다. 두려워하지 말자”고 적극 동참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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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