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민노당 이정희 대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 논의가 국민참여당의 합류 문제로 교착상태다. 협상 결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민노당 이정희 대표(42)는 22일 국회 의원실에서 열린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진보신당과 협상 결렬 후 참여당과의 선 통합 추진 여부에 대해 “진보신당과 통합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은 저의 의지로는 0%(전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예민한 질문에는 ‘음’하며 잠시 생각했고, “고민하다가 얼굴이 상하기는 제 인생 처음”이라고도 했다.
- 진보신당과의 협상이 시한인 21일을 넘겼다.
“우리가 계속 양보해 잘될 줄 알았는데 부족하다고 그런다(웃음). 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기 시작하는데 아직 해결이 안돼 매우 안타깝다. 협상 타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기로 한 만큼 그 의무를 다하겠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진보대통합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24일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대표자 회의를 잡아놨다. 그 전까지라도 해야 하는데 사실 언제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시한을 말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정도까지 와있다.”
- 남은 건 참여당 합류 문제다. 합의 가능성이 있나.
“가능성이 아무리 적더라도 의견을 좁히는 것 외에는 다른 방안을 생각하지 않는다.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통합하려는 우리 의지는 100%다(진력한다).”
- 진보신당과의 협상이 결렬되면 참여당과 먼저 통합을 추진할 건가.
“(잠시 생각하다가)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은 제 의지로는 0%(전혀 없다)다. 그 뒤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참여당 문제도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것 이외에 다른 길은 내 머릿속에 두고 있지 않다.”
- 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참여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 대해 반성한다고 했는데 한마디 말로 반성이 되는 것인가.
“말보다 믿을 만한 것은 행동이다. 그건 틀림없다. 나는 어떻게 행동을 같이 만들어나가느냐에 주목한다. 참여당이 100% 자리를 이동한 것은 아니더라도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하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민노당 수임기구에서 참여당 성찰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그런 의미다.”
- 통합 시점을 9월로 잡고 있는데 늦출 수는 없나.
“대표자 회의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9월에 반드시 출범키로 결정했다. 당원에 대한 약속이다. 새로운 진보정당이 내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인데 그러려면 10월 재·보선을 통합정당 이름으로 대회를 치르면서 스스로 시험하고 보완할 부분을 가늠해봐야 한다. 재·보선 후보등록이 10월6~7일이어서 9월 말까지는 반드시 통합해야 한다.”
- 민주당은 왜 통합 대상이 될 수 없는가.
“당원구조가 달라 (통합을 하면) 당원 민주주의와 진성 당원제를 포기해야 하는데 이건 비례대표 의석을 몇 개 더 확보하거나 지역구 후보를 양보받는 문제로 교환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민주당이 (진보정당이 통합 원칙을 결정한) 5·31 합의에 동의하겠다고 하면 훨씬 더 편할 수 있지만 민주당이 그렇게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나.”
- 손학규 대표는 대통합을 위해 ‘눈과 팔도 내놓겠다’고 했다.
“손 대표가 어려운 얘기를 꺼냈지만, 통합정당을 만드는 문제는 양보와 교환의 문제라기보다 정당을 어떻게 잘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 야권 대통합 방안으로 정파 등록제(여러 정당을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하되, 그 안에서 각각 정파로 등록해 독자 활동을 허용함)가 거론된다.
“그것은 민노당이 지금까지 열심히 쌓아온 당원 민주주의 구조를 한꺼번에 흩뜨러뜨리는 것이다. 수용할 수가 없다.”
- 민노당의 내년 총선 목표는.
“그동안 많은 분들이 민주당이 예뻐서 찍어준 게 아니라 다른 대안이 없어서라고 했고, 민노당에는 열심히 해도 찍은들 얼마나 될까라고 했다. 새로운 통합정당은 이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폭발력이 있을 것이다. 원내교섭단체 구성 수준(20석)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본다.”
- 우리 사회에서 한진중공업 사태는 어떤 의미인가.
“재벌·대기업, 한나라당과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 노동자뿐 아니라 시민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게 됐다. 또 정리해고는 경영권 사항이지 노사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기업의 오래된 주장을 바꿀 계기다.”
- 24일 서울시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 투표할 것인가.
“투표가 끝나는 오후 8시를 기다리고 있다.(웃음) 무상급식에 대해 찬반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오세훈 시장이 아이들 밥먹이는 문제를 정치적 행보를 위해 강행하는 것에 시민들이 판단을 내려주셔야 한다. 투표함이 열리지 않게 해야 한다.”
- 오 시장이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연계해 10월 서울시장 재·보선이 열릴 수도 있다. 야권에는 어떤 의미인가.
“분명히 선거가 있을 거다. 통합 진보정당의 가능성과 민주당의 연대 모습을 굉장히 빠른 시간이지만 시험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반드시 통합된 힘으로, 연대의 힘으로 화합하면서 복지정책을 풀 수 있는 방향으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