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작성했던 8.29모두발언은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 어제 그 기자 수완에 제가 넘어 갔어요 ㅜㅜ)에 사실상 주요내용이 실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새로 문건 하나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 역시 독립된 선출직 최고위원으로서의 발언입니다.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라오며 다만,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9.4 이후 진보대통합의 결과에 따라 그 결론이 무엇이 되었든 저는 책임있게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말씀 확고하고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의견이 같아도, 의견이 달라도 저는 책임을 함께 질 것입니다.
결코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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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지만 사양한다 그리고 축하한다
8.27일 민노당과 진보신당 양당이 전면적 합의에 도달하고 이를 추인하기 위한 전당대회에 돌입하였습니다. 8.28일 민노당의 전당대회는 자축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가운데 양당의 잠정 합의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이번 주말에는 진보신당의 전당대회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합의문 내용 중 우리당과 관련된 핵심사항은 아래 합의문 2번 조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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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은 국민참여당 참여 문제에 대하여 합의하기 위해 진지한 논의를 하되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새통추에 참가한 개인과 세력을 중심으로 9월 25일 창당대회를 개최한다. |
간단히 해석하자면, 9월 25일 양당의 합당은 합의한 결정사항이고 국민참여당의 참여는 ‘진지한 논의를 한다’ 그리고 ‘합의가 안되면 그냥 패스한다’로 이해됩니다.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 진지한 논의는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아마 이정희 대표의 다음과 같은 말을 의미한 것이라 보입니다.
"참여당 참여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서 합의에 이르는' 방식에 대해서는 오는 28일 당대회에서 저희 당원들에게 진성당원제와 직접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해결방법을 제안하겠다"
이 의지를 반영한 민노당 전대 안건이 <안건6-2> ‘국민참여당을 포함해 통합진보정당 건설과 관련 일체의 권한 수임기관 위임’ 건입니다.
하지만 이 제안도 참여당에 반대하거나 권한 위임을 거부하는 대의원들에 의해 두차례나 정회를 하는 등 진통을 겪게 됩니다.
결국 ‘합의문 2항의 이행과 관련한 논의의 권한과, 진보신당과 합의가 이뤄질 경우 국민참여당을 포함한 통합진보정당 건설과 관련한 권한을, 수임기관에 위임한다’는 동의안의 수정이 이뤄지고 이 수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그래서 결국 또 다시 진보신당의 입장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런데 조승수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는 당원총투표 방식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8일 진보신당 전국위원회에서도 조 대표는, 민주노동당과의 잠정합의문에 국민참여당과 협상 여지를 남겨뒀다는 지적에 대해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진보신당에 비토권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진보신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참여당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두 정당의 뿌리이자 최대주주인 민주노총이 보증을 선 상태에서 진보신당이 이를 고수하면 국민참여당은 진보통합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더구나 민노당 전당대회에서 지도부의 원안이 대의원들에 의해서 거부되고 수정안이 통과되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당의 진보대합류는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제 남은 경우의 수는 진보신당 전당대회에서 부결되는 경우입니다.
다시 조승수 대표의 말입니다.
"참여당이 합류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가 있다. 당대회에서 (안건이)부결되었을 때를 제외하면 어떤 길도 없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부결되는 이 경우에도 그것이 어떤 의미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할지 알 수 없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미 대중의 눈에서 한참 엇나간 ‘감동없고 매력없는 진부한 정치공학적 행위’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입니다.
진보적 대중정당의 길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버린 지금의 ‘혁신없는 통합’이 국민들에게 무슨 큰 울림을 줄 수 있겠습니까
지쳤습니다.
우리의 인내가 열매를 맺기는커녕, 처음 진보대통합에 도전하며 가졌던 우리의 꿈과 열정은 고갈되고 국민대중의 관심과 기대의 에너지는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커다란 자존의 상처만 입고 되돌아서야하는, 고독하고 서글픈 정치현실을 다시 마주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옛말에 강노지말(强弩之末)이란 말이 있습니다.
제갈량이 손권을 설득하며 한 말입니다만, “강하게 날아간 화살도 멀리 날아가 끝에 이르러서는 비단결 한 장 뚫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이제 우리가 때를 잃고 힘을 잃었으니
어찌 강노지말(强弩之末)을 한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당신들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진보진영 모두의 역량의 한계요 현 좌표라 이해하겠습니다.
모쪼록 양당의 성공적 합당을 기원하고 미리 축하하면서
이제 더 이상 우리의 사전 동의도 없이 참여당을 끼워주니 마니 하는 논의를 진행하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해 줄 수 있는 당신들의 마지막 선물이라 여기렵니다.
감사합니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