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나는 서울시장이라는 자리가 정치적 능력을 많이 필요로 하기에 정치적으로 단련된 이들만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엔 동의하지 않는다. 또한 현대는 정당국가이기에 어느 한 정당에 속해야만 된다는 논리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현대의 정치는 정당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맞다. 다만 이것이 절대불변의 논리처럼 인용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특히나 현재의 우리나라처럼 거대양당이 정당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기타 참여당이나 민노당처럼 군소정당이 혼란기에 있는 상황에서 특정정당에 대한 가입을 조건으로 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에서다.
때문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안철수씨나 박원순씨의 경우에 문재인 이사장이 얘기하 듯 '야권 단일화의 틀'에만 들어온다면 그 자체로 문제해결이 된다고 본다.
정치와 행정이라는 영역
한 사람이 동시에 두가지 요소를 모두 겸비한다는 것은 힘들다. 자라온 환경이나 개인적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누구는 정치적 역할에 능숙하고 누구는 관리라는 역할에 더욱 큰 재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어느 한쪽이 능력 제로인 경우엔 쓸모가 없다. 예를들어 이번 정부들어 정치인출신이 정부기관의 장이 되어서 등신처럼 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반대의 예도 많다. 국회의원이 정치적 판단이 아닌 관료적 판단으로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다 못난이들이다.
안철수씨의 경우엔 실질적으로 정치적 경험은 없다. 그러나 행정적 측면에서는 그런대로 경험이 있다고 할 수 있다. CEO로서 일정규모 이상의 조직을 운영해보았다는 것은 그리 쉽게 치부할 일이 아니다. 또 한가지는 그가 CEO로서 어떠한 역할을 해 왔는가? 하는 점이다. 쥐처럼 권력에 유착해 사적이익만을 추구했던 경영자가 아니라 정치영역에서, 행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익'에 충실했다는 점은 충분히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 '공익'이라는 것은 정치인이 최우선적으로 가져야 할 덕목이다. '조정과 타협'이라는 정치인으로서 가져야 할 기술적 자산보다 더 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서 중요하다. 왜냐하면 가치배분이라는 정치의 고유한 역할에 있어 최우선적인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보자. 현 정치인중 이러한 자질을 갖추고 실질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는 이가 과연 몇 이나 되나?
안철수씨의 발언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
언론에서 거의 주목을 하지 않던데... 그가 한 발언중에 '소프트적인 접근'에 대해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쥐바기정부에서 가장 문제시되고 있는 게 박정희시대에나 어울렸던 하드웨어적 성장이다. 가시적인 결과물에 대한 집착. 4대강도 그렇고 오세훈이도 이거 따라하다가 꼬꾸라진거다. 더 이상 통하지 않음에도 그것밖에 아는 게 없으니 할 수 밖에 없는 무능력. 모두의 불행이다.
그렇다면 소프트적인 성장이란 어떤걸까? 나도 구체적으로 설명할 능력이 안되기에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애플과 삼성의 예를 들어볼까 한다. 애플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삼성은 기계를 만든다. 분명하진 않지만 대강이나마 그려진다.
노무현정부의 업적중에서도 많은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일반인들은 거의 체감을 하지 못했지만 많은 제도정비를 우선 들수 있고, 신행정수도건설도 한 예로 들수 있다. 내 능력부족으로 더 이상의 설명을 용량초과. 눈에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진짜 중요한 것.
참여정부에서 일부 시도를 했었다. 조금이나마 맛뵈기로 볼 수 있는 것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고. 하지만 쥐바기들어 모든 건 올스톱되었고 노무현이 추구했던 것을 이해하는 이도, 그것을 계승하고자 하는 이도 소수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겉이 아닌 본질에 대한 이해를 말하는 거다.
이러한 현실에서 안철수가 '소프트적 접근'을 얘기한다. 이 말을 허튼발언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본인이 이해도, 의지도 없이 내뱉는 대다수의 정치인들의 발언과는 다른 실현가능한 얘기로 생각한다. 안철수는 최소한 그럴만한 자격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참고로 현 국회의원 대다수는 소프트와 하드적인 측면에서 대다수에 하드쪽에 기울어져 있다고 본다. 국회의원이라는 역할. 지역예산을 따오고 그 예산 대부분이 보여주는(도로, 건물 등등) 것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어쩔 수 없는 한계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 한계를 벗어나는 몇몇의 정치인이 있지만 대다수는 아니다.
다만 안철수시의 경우 문제가 되는 게 딴당엔 안간다고 하니... 독자노선이냐 아니면 범야당의 논의의 틀안에 들어올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만약 독자노선을 고집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려야 할 대상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충분히 포용해야 할 대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몇가지 의문이 해소되어야 하겠지만, 특히나 윤여준과의 관계와 박경철의 역할(가면 갈수록 더욱 의심이 드네)
팔할이 바람/ 안철수가 '야권 단일화의 틀'속에 들어오면 문제해결 됨. 아니면 버리면 되고.
가야할 길/ '사고의 한계'가 되었든 아니든 중요한 건... 현 정치인들 중에 소프트적인 생각과 그 실천을 담보할 만한 최소한의 그릇이라도 가지고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그 자체만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거지.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파도/ 정치력이라는 게 별거 아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하는 모든게 다 정치력이다. 상대방과 타협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뭐 그런거다.
다만, 정치영역이니까 정치감각이 필요하긴 하지. 그렇다고 해서 정치 오래했다고 정치감각이 있는것도 아니라고 본다. 타고난 그릇의 영향도 있고. 그렇다고 해서 안철수가 그릇이 크다는 얘기는 아니다.
해저생물/ 서울시장이라는 자리가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오르기 위한 수단으로서 대부분 인정하니까 그 위상이 그렇게 된 게 아닐까? 예를들면,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누구에게는 권력장악에 대한 욕구로서 작용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구현해내는 자리로 인식될 수도 있는 거고. 자리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측면에서 접근하면 안될까?
대한민국의 유수한 정치세력들 중
정치력을 발휘하고자 하여
쉽게 그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자
과연 몇명이나 될까?
정치력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치력이 발휘되지 않아서 좋은 취지의 정책조차 외면받고, 호도되어 억울한 비난을 받는 일이 많다. 그건 정치력이 [세력]의 힘을 바탕으로 발휘되는 구조때문이다. 그런데, 테크노라트(기술관료)적 능력으로 어떻게 서울시장이라는 권력의 자리에서 정책을 수행해 나간단 말인가. 불특정의 대중의 지지로만 할 수 있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는 쉬운 자리가 아니다. 견제받아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정치력의 유무를 쉽게 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해저생물/ 김대중과 노무현을 비교해보면
김대중은 오랜 정치생활을 통해서 정치감각을 익혔고 당총재로서 조직에 대한 능력을 키웠다. 때문에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렸다.
반면 노무현은 정치생활을 오래해서 정치감각은 익혔지만 조직에 대한 적응능력의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기껏 해양수산부 장관 생활 몇개월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노무현에게 있어 조직장악능력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정 분야에 대한 경험만을 가지고 둘을 비교해본다면 당연히 차이가 나야 하는데 말이다.
파도/ 전제 조건이 있다. 안철수씨가 야권연대의 틀속에 들어와야 한다는. 특정정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파도가 말하는 세력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특정한 당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지만.
예를들어 본다.
현재 교육감선거 정당표방 안되게 되있다. 하지만 곽노현은 야권(특정 세력이 아니라)이 지지하는 교육감이다.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도 야권연대라는 틀속에 존재한다면 별로 달라질 건 없다고 본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