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국가간 정보전, 첩보전이 일반화된 현대에 대한민국에서 암약하는 "간첩"이 어디 북한 "간첩"뿐이겠는가?
미국의 스파이는, 일본의 스파이는, 중국의 스파이는, 러시아의 스파이는, 그저 007같은 스파이이며 첩보원일 뿐 간첩이 아닌가?
정확한 내막은 모르겠으나 "왕재산 간첩단" 사건이란 것을 들으며 든 생각은 과연 2000년대 들어서 북한의 "간첩"이 대한민국에서 특별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란 것이었다.
군부대 위치, 30년전 부대 위치 거의 바뀐 거 없다. 대한민국 성인남자 90%는 자기가 복무한 군대와 주특기에 대해 1박2일로 얘기해도 모자랄만큼 군부대 동향이란 것은 비밀도 아닌데다가,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의 모항을 조중동이 구글에서 찍어서 신문에 낼 수 있는 인터넷 정보화시대다.
정부, 정당, 정치인의 동향? 박근혜가 "병 걸리셨어요?"라고 하며 돌아다니는 것도 생중계된다. 인터넷과 그 동안의 축적된 정보로 판단 가능한 것들을 굳이 애들 보내면서까지 알아봐야 할 대한민국의 동향이 무엇이 있을까?
게다가, 유신시대나 5공 때와 같은 무장간첩 내려보내서 대한민국 사회에 무슨 타격을 줄 수 있을까?
그런데, 만일. 대한민국 공무원이 자신에게 위임된 국가권력을 이용해 대한민국 정부가 협상하고 있는 협상상대에게 그 협상의 정보를 유출하고, 대한민국의 주권과 이익을 침해하며 상대국의 이익을 위해 복무했다면, 이는 애국자인가, 아니면 "간첩"인가?
한미FTA의 대한민국 협상대표가 그 협상 상대인 미국에게 대한민국 정부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청와대의 회의내용을 제공하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 미국에게 시간을 벌어주며 미국의 이익에 복무했다면, 한민FTA 협상대표였던 김현종은 마땅히 "간첩"죄로 기소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과연, 이른바 듣보잡 왕재산 북한 "간첩단"이 대한민국에 끼친 해악이란 것이 한미FTA 협상대표의 대한민국 정부의 정보 유출과 미국의 이익에 복무한 것보다 더 치명적인 것이었을까?
민주당은 한미FTA 협상과정에서 김현종이 과연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가 미국의 "간첩"은 아니었는지 명백해질 때까지 절대로 한미FTA 협상안을 비준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저지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의 회의 내용을 유출했던 협상대표가, 과연 대통령에게 협상의 내용은 제대로 보고했을지도 의심스럽다.
"“주한미대사가 (미국) 국무장관 등에 보고한 2006년 7월 25일자 전문(06SEOUL2505)을 보면 한국의 당시 FTA 협상 대표였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미 대사와의 전화통화를 통해한국정부의 약가적정화방안 발표에 대해 미국 정부에 미리 알리고,미국이 의미있게 의견을 제출할 시간을 주며, FTA 의약품 작업반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등, 그 내용이 미국측에 유익한 것으로 평가되는 사항들을 관철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fighting like hell)’는 내용이 나온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