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생활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사람의 욕심에 관한 거다. 내가 사는 지역이 고추를 많이 심는데... 땅이 부족하다보니 대규모농사는 아니고 보통 본인들이 먹을 것 보다 조금 더 심는다.
문제는 땅은 부족한데 조금이라도 더 심고 싶은 욕심에 고추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적당한 간격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 공간을 무시하고 고추를 심는다. 결국 적당한 환경을 확보하지 못한 고추는 기후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병해충에 쉽게 노출되고 만다. 즉 과한 욕심이 좋지 못한 결과를 낳는다. 안타깝지만 매년 반복이다.
고추의 입장과 농사꾼의 입장이 서로 상충된다. 고추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적당한 공간과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농사꾼의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많은 수확이 목적이다. 이러한 관계에서 (위에서 언급한) 농사꾼은 자신의 입장만을 관철한다. 고추의 입장일랑은 무시하고.
만약 농사꾼이 농사꾼의 입장이 아닌 고추의 입장에서 농사를 짓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수확을 낼 수 있지 않을까? 겉으로는 뭔가 엄청한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150주를 심을 수 있는데 100주 밖에 못 심으니까) 고추가 병에 걸리지 않고 더 오랫동안 수확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이게 농사꾼의 입장에서 유리한 점도 있다. 공간확보가 되면 병해충을 관리하는데 매우 편하다는 장점이.
문제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거다. 만약 자원이 무궁무진하다면 대부분은 이러한 고민을 하지 않을거다. 여유가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우리생활이라는 게 대부분 한정된 자원하에서 움직인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위에서 언급한 농사꾼의 선택을 하곤 한다.
결국 욕심이 문젠데, 그 참을 수 없는 유혹. 뒤돌아 생각해보면 아주 하찮은 것일수도 있는데 그 작은 미련을 끝내는 떨치지 못하는 그 욕심이 문제다. 나만의 입장이 아닌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고려한다면 쉽게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인데 말이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