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중에 잠깐 언급된 거버런스 또는 협치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정부운영과 관련해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신자유주의물결이 서구를 휩쓸었다. 이게 왜 나왔냐 하면 서구에서 70년대에 국가가 국민의 복지와 관련해 많은 예산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가뜩이나 석유파동으로 인해 정부예산이 부족한데 정부운영이라는 게, 즉 공무원들이 일하는 게 비효율의 대명사 아니겠나? 그러니 예산이 부족하지? 더구나 복지하면 사회민주주의당을 상징하는데 마침 서구에서 영국의 대처, 미국의 레이건 등 보수파들이 정권을 장악했거든. 그래서 그들이 생각해낸 게 정부운영에 '시장'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자는 거였다. 대표적인 게 민영화 정책이었지. 정부의 기능은 최소화 하고 웬만한 건 다 시장에 넘기자. 그리고 정부운영에도 시장이라는 요소를 도입하자. 한국에서 (정부부문에서의)비정규직 도입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이것이 정부운영에서의 신자유주의다.
그런데 막상 신자유주의로 정부운영을 해보니 문제가 또 생기는 거다. 시장은 오직 가격이라는 효율성이 최고지만 정부운영엔 '공익'이라는 개념이 더욱 중요할 때가 있거든. 영국이 가장 개피봤지. 민영화 해버렸더니 가격이 엄청 뛰어버린거지. 미국엔 전력때문에 한국에 보도되기도 했지. 다 이런 게 신자유주의라는 괴물때문에 발생한거다.
그래서 다음으로 나온 게 위에서 언급한 거버런스(협치)라는 개념이다. 이것은 정부에 시장요소를 도입하는 건 좋은데 그건 최소한으로 하고 중점은 정부가 한쪽, 시민단체가 한쪽, 또다른 부분이 한쪽 등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하여 문제를 해결해가자는 개념이다. 즉 기존에 정부가 독점적으로 가졌던 결정권이나 집행을 사회구성원 모두가 참여하여 문제를 해결해가자는 논리다. 뭔가 생각나지 않나? 바로 노무현정부가 추구했던 참여정부의 모습이다.
정치인 노무현이 정치적으로는 시민개개인의 참여를, 행정가로서의 노무현은 각 구성단체의 참여를 통한 국가발전과 사회발전을 도모한거다. 당시 시민단체는 적극 참여했지만 노동단체는 조또 모르는 것들이 신자유주의 반대나 외치며 결국엔 참여하지 않았다.
솔직히 내가 박원순을 서울시장으로 지지하는 이유는 이게 가장 크다. 참여정부 때 간신히 개념정도만 가지고 일을 했을 건데 당시에 직접 참여했던 박원순이 서울시장에 당선되었을 경우 이 부분이 어떻게 실지로 더욱 구체화될 수 있을지 아주 관심이 많거든. 개인적으로 정부운영형태가 이런식으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사회구성원 모두가 어떠한 형식으로든 정책결정에 참여하고 집행에 관여하게 된다? 직접민주주의가 아닌 간접민주주의 국가에서 매력적이지 않나?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으로서 기능할 수 있고 말야.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