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불 들어온 서울시장 선거 이정무 편집국장
안녕하세요. 이정무입니다.
어제 저녁에 야권의 몇몇 갈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신 분들을 만났습니다. 서로 자주 뵙기 어려운 분들이라 지내온 이야기가 길 줄 알았더니 수인사를 나누자마자 서울시장 선거 이야기로 들어가더군요. 지방선거에서 대통령선거까지 이겨도 보고, 져도 본 분들의 이야기라 저도 귀를 세우고 열심히 들었습니다.
이 분들이 공통적으로 보고 있는 ‘판세’는 “이대로 가면 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분들은 당연히 박원순 후보 지지자들인데요. 지적한 문제점들은 귀담아 들을만한 것이었습니다.
우선 가장 걱정하는 것은 투표율이었습니다. 최근에 치러진 선거에서 야권이 이기기는 하였지만 하나같이 5% 이내의 박빙이었다는 것입니다. 서울시장 선거는 작년 6.2 지방선거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원래가 쉽지 않은 선거인데, 보궐선거에서 충분한 투표율이 오를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나온 우려점은 메시지였습니다. 야권 지지자들을 만족시킬만한 메시지가 없다는 것이지요. 현재 박원순 캠프는 후보의 자질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데, 이것으로는 야권 지지자들을 투표소까지 끌어내기 어렵다는 평이었습니다. 물론 후보의 자질이야 더할 나위 없다는 게 공통적인 평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중간층에는 어필하지만 확산이 어렵다는 게 이 분들의 생각이더군요.
캠프 구성의 약점도 거론됐습니다. 사실 야권에 속한 분들은 지금 정치적 입장은 조금씩 달라도 다 면식이 있고 과거의 인연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제 저녁에 자리를 같이 한 분들도 20년이 넘는 활동 속에서 이렇게 저렇게 인연이 얽혀 있던 분들이지요. 이 분들이 보는 현재의 야권 후보 캠프는 전통적인 호남 유권자들도 빠져있고, 강한 진보적 색채를 가진 지지자들도 소외된 구조라는 것입니다. 1~2%의 박빙 선거에서 이런 약점은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가까이는 작년 서울시장 선거가 그랬고요.
이런 이야기들을 하다 보니 막상 듣고자 했던 이야기는 다 못 듣고 헤어지게 되어서 좀 아쉽기도 합니다. 그만큼 눈앞의 일에 걱정이 많으셨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큰일에는 말이 많기 마련이고, 모두의 말을 듣다보면 배가 산으로 가기도 하는 법입니다. 그러니 어제 제가 만난 분들의 의견이 꼭 정답은 아닐 수도 있지요.
오늘부터 본격 선거전이 시작됩니다. 이번 선거가 아주 ‘빡빡한’ 선거라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좋은 승부와 좋은 결과가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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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