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에프티에이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협상의 진행과 전개에 대한 흥미진진하고 안타까운 내용들이 나온다. 한미 FTA에 대한 유대표의 기본적 인식도 확인할 수 있다. (역시 워딩은 정확하지 않으므로 봉팔러들은 각자 들어보고 내용 보완합시다요.)
----------------------- 심상정 전의원이 한미에프티에이 관련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궁금했다고 언급한다.
유시민 : 협상 당시에 IPR과 ISD, 보건분야 4대 선결 문제 등 여러 가지가 문제가 되고 있었다. 그 중에서 일단 ISD 관련해서만 이야기하자. 복지부 장관이 막 발령나려고 했을 때, 전격적으로 FTA 협상 시작을 선언했다. 장관이 된 후, 첫 번째 FTA 관계 장관 회의가 열렸고 그것에 참석했다. 이 때 회의가 끝나갈 무렵, 제가 문제 제기를 했다. 보건 분야는 수비 분야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지 잘 막아 보겠다. 그런데 IPR과 ISD는 대책이 없으면 여론이 나빠질 것이고 협상이 어려워질 거다. 더욱이 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그랬더니 대통령께서 그러면 그것은 주무 부처가 법무부이니 테스크포스 팀을 꾸려서 논의를 하자고 했다. 이 때 법무부 장관이 천정배 장관이었는데, 그 날에는 별 말씀이 없었다.
그 다음, 두 번째 관계장관회의가 다시 열렸고, 이 때 천정배 장관은 당으로 돌아가는 것이 결정된 상태였다. 이 두 번째 회의에서 천정배 장관이 이임 인사를 하고 ISD에 대해서 15분 가까이 말씀을 하셨는데 문제가 많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므로 그 당시 정부에서는 이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인식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노회찬 : 그런데 그 당시 법무부만이 아니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는 ISD가 문제가 없다고 본 것 아니냐.
유시민 : 그 점은 잘 모르겠다. 그 당시 협상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있었다. 김현종과 제가 많이 싸웠다.
심상정 : 김현종 씨의 책에서 보면 유시민 장관과 가장 많이 싸웠다는 내용이 나온다.
유시민 : 회의에서 만나면 눈인사를 피할 정도로 관계가 안 좋았다. 제가 2차 협상 시에 약가제정문제를 입법하는데 왜 미국이 관여를 하느냐고 발언을 했고, 이미 입법예고가 된 상태였다. 그러자 2차 협상의 4개 회의장이 다 엎어졌다. 그리고 웬디 버틀러가 청와대를 찾아갔다. 그리고 고위 공무원 회의가 소집되었고. 복지부의 파견된 1급 공무원이 박살이 났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청와대의 정책실 쪽으로 전화를 걸었다. 국가운영이 잘못되고 있다고 하고. 협상파기도 전략의 하나인데, 그것때문에 미국 대표가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만나고, 고위 공무원 회의를 소집하고 그러면 장관이 일을 할 수 있느냐고 했다. 그 이후 청와대에서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했다. 협상을 처음 할 때, 청와대와 각 부처 협상 당사자 사이에서 논의가 잘 되지 않는 점도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 당시에 신자유주의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실의 바탕에서 한국 경제의 활로를 찾으려는 시도였다고 본다.
김어준 : 그럼 지금은 어떻게 보느냐
유시민 : 두 분(심상정, 노회찬)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 당시에도 가전과 자동차 부분에서 이미 관세가 낮았고, 수출이 잘 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한미FTA를 했을 때, 낮은 관세가 조금 더 낮아지는 거 이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확실한 이익은 매우 추상적인데 손실은 구체적이라는 거다. 게다가 관세를 없애는 것만이 아니라, 두 국가 사이에 사회제도를 접근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정책주권이 제약당할 위험이 있다는 거다. 즉 한미 FTA는 추상적 이익에 반해서 구체적 피해와 잠재적 손실은 너무 크다. 균형이 맞지 않은 것이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