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밤중에 12시 30분도 넘어서 시사토론을 하면 누가 보겠냐? 진짜 욕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리하여 결국 생방송으로는 못 봤다. 인터넷으로 보다 보니, 유시민도 원희룡도 다 지친 것 같다는 느낌이다.
쌍방 간의 격렬한 공방은 없다. 솔직히 원희룡 최고는 공방의 상대가 될 수도 없는 포지션에 서 있다. 한나라당에서 제일 개혁적인 인사가 나왔는데, 어떻게 공방이 이루어지나.
유시민이 개념 중심으로 정확한 워딩을 한다면, 여전히 원희룡은 일반론에 머물고 있다. 사회 현상을 보는 시각도 원희룡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체의 찌질한 분석기사의 수준이다. 반면에 유시민은 자기 내면의 체계에 의해서 적어도 10년, 20년 단위의 시간의 경과를 바탕으로 현상을 바라본다. 시각의 차이가 정치적 지향성과 판단력의 차이로 드러난다. 유시민은 정말 매력적으로 명석한 인물이다. 짱짱짱!!!!!
유대표의 말을 따라가다 보면, 여기 봉파리닷컴의 기자들과는 거의 유사한 인식임을 확인한다. 유대표의 인상적인 말들을 생각나는 대로 몇 개 요약해서 적어 봤다. (정확한 워딩이 아니니 유의해서 읽을 것)
1. 2040세대의 등장은 세대의 갈등이라기보다는 변화라고 보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이것은 2002년에 그 실마리를 보였던 시민의 등장이라고 본다. 새로운 시민은 헌법에 나와 있는 의무를 인식하고 권리를 행사하려는 자각을 갖추고 있다.
2. 안철수 현상은 이명박 현대통령이 가지지 못한 것들의 합집합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온갖 문제에도 불구하고 성공한다면 찍어주겠다는 여론의 반영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사람이 선출되어도 국민을 성공시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제는 반칙하지 않은 착한 사람의 성공을 바라는 것이다. 이러한 바람이 모여진 것이 바로 안철수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3. 지난 시장 선거에서 진 세력은 여당만이 아니라 범야권도 해당된다. 시민 세력의 승리로 봐야한다. 야권에서 민주당은 복지국가와 민주국가의 지향을 가지고 있지만, 직업정치인만이 주가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시민의 참여가 없고 불가능하다. 반면에 작은 진보정당들은 좋은 정책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시행할 수 있는 능력과 세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4. 안철수 현상의 위기는 한나당이 아니라 야권이다. 한나라당은 견고한 지지층이 있고 대한민국의 모든 기득권 세력과 오프라인 미디어는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있다.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5. 안철수 교수는 정치를 하려고 할 때, 실존적 결단을 해야 한다. 정치는 이미지와 정책만이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는 근본적으로 살벌한 권력 투쟁이다. 이 투쟁을 하려면 본인과 그 주위의 삶이 빨려들어간다. 그러므로 그 점에 대해서 고민하고 계실 것이다.
6. 안철수 교수가 제3의 정당을 만든다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정치권의 인력풀을 고려할 때, 새로운 정당을 해도 기존의 정치인들이 포함된다. 그러므로 그러한 정치인과의 결합은 곧 구태로 각인될 수 있다.
7. 비준 후 재협상은 말이 안 된다. 한미 에프티에이는 국민들의 결정이 필요하다. 다음 해 총선에서 국민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대통령이나 여권이나 야당에도 좋다.
정책 문제는 이제까지 국민투표를 한 적이 없다. 간접 민주주의는 작동이 잘 되다가도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는 국민을 믿고 국민에게 판단을 물어볼 수 있다.
8. 모든 기득권을 다 타파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어떤 정치세력이 가진 역사, 정치적 신뢰성, 당원은 보호받아야 한다. 정당한 기득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거대 정당의 비민주적 기득권은 비판받아야 하고 혁신되어야 한다. 작은 정당들은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국민의 눈으로 정책을 바라보는 것으로 태도를 바꿔야 한다. 작은 정당들은 고도의 정치적 이론에 몰입하는 운동권 정당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국민과 소통하는 보다 대중적인 정당이 되어야 한다.
9. 민주당과의 대통합은 민주노동당까지 포함되어야만 의미가 있고 성공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10. 보수와 진보의 공존의 기본 원칙은 '화이부동'이다. 상대를 경쟁자로 보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과거에 상대를 실제 말살하려고 했던 보수 정당쪽에서 먼저 움직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가보안법도 폐지되어야 하고, 자유주의 국가,민주국가에서는 어떤 주장도 용납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11. (사회자의 반성권유에 대해서 대답) 저는 열정은 지나쳤던 것 같고 책임 의식은 많이 모자랐던 것 같고 균형감도 모자랐던 것 같다.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