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통합[혁통]이 여기저기 인물들을 끌어모아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이제 남은 일은 민주당과 신설합당식의 통합이다. 그런데 이 통합은 마치 밀가루만 잔뜩 있고 달달한 앙꼬는 없는 찐빵같다.
왜 이럴까? 문성근이 오만 소리를 다 하면서, 애원과 호소, 협박과 공격, 당근과 채찍질을 병행했지만, 결국 앙꼬는 쏙 빠졌다.
문성근과 이해찬의 혁통이 제대로 가려 한다면, 두 가지 앙꼬가 꼭 필요하다. 그 하나는 서로 완전히 갈라졌던 진보정당(민노와 진보신당)과의 만남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시민참여형 정당(참여)과의 결합이었다. 전자가 이념과 노선의 화해였다면, 후자는 조직과 문화의 결합이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상징하는 각각의 중심 세력과는 결국 만나지도 결합하지도 못했다. 이정희와 노회찬도 달아났고, 유시민과 천호선과도 포옹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문성근이 그렇게나 외치던 진정성이 없어서일까? 전혀 아니다. 근본적으로 혁통은 혁신이 없다. 혁신 없는 통합은 그저 숫자의 결합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김기식, 문재인, 문성근, 이해찬, 유원일, 손학규, 한명숙 등이 한 자리에 모이면, 그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겉으로 보기에 단지 양적인 팽창일 뿐이다. 질적인 변화는 거의 기대할 수가 없다.
혁통은 정당이 아니고 그저 이러저러한 단체를 대표하는 엘리트들의 정치 모임 수준이다. 정치적 지향과 가치에 대해서는 충분한 토론이 없을 뿐만 아니라, 평범한 시민의 조직이 없다. 문성근의 백만 민란 회원들이 다 당원이 될까?? 이 당원들이 모두 새로운 시민세력일까? 글쎄... 대단히 의심스럽다.
그렇다면 [혁통]과 결합하는 민주당이 남아 있는데, 민주당이 과연 내부적으로 혁신했나 하면, 전혀 아니다. 당 구조 개선과 문화를 위한 어떤 단위의 활동도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옛구조를 그대로 간직한 민주당과 엘리트 정치모임의 통합이 현재 [혁통]이 추진하는 모델이다. 이건 내가 보기에는 그저 새로운 피의 수혈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이 모델로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새로운 정치도 아닐 뿐더러, 과거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가 될 수도 없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