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actormoon)에 아래와 같은 글을 올렸다.
“여론조사. 한나라당 31.2 문재인박원순 및 노동세력과 민주당의 민주진보통합정당 42.6 이정희유시민심상정 등이 주축인 민노당 참여당 진보신탈당파의 진보통합정당 5.4 없음 18% ... 표본수 오차범위는 모릅니다”
문 대표는 잘 알려진 배우이자 영향력 있는 시민운동가로 트위터의 팔로워 숫자만도 11만명이 넘는 인사다. 문 대표가 이런 트윗을 날리자 조사된 수치에서 대한 해석에서부터 조사의 신뢰성 문제까지 트위터 이용자들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 조사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그리고 이 결과가 사실이라면 진보통합정당은 보통 7~8%가 나오는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의 지지율 합계보다 오히려 낮은 지지율을 얻은 셈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언론 매체들이나 여론조사 기관들은 18일 직전에 위와 같은 조사를 발표한 적이 없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민주당의 자체 여론조사. 큰 정당들은 정책에 대한 여론을 점검해보기 위해 자체 여론조사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조사들은 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벌이는 조사와 사실상 큰 차이는 없다.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민중의소리> 취재에 따르면 민주당은 18일 직전에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는 문 대표의 트윗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여론은 야권의 질서재편에 매우 우호적
문제는 질문의 항목이다.
문 대표의 트윗에 따르면 ‘문재인 박원순 및 노동세력과 민주당의 민주진보통합정당’이 42.6%의 지지를,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등이 주축인 민노당 참여당 진보신탈당파의 진보통합정당’이 5.4%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문항이 현재의 야권 질서 재편을 정확히 반영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민주진보통합정당’이라는 표현이 그것인데, 민주당과 혁신과통합 등 야권통합 추진 세력들은 이 표현을 진보정당이 함께하는 의미로 사용해 왔다. 진보정당이 합류를 거절한 상황에서 이런 표현이 사용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이 조사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국민여론이 야권의 질서재편에 매우 우호적이라는 점이다. 민주당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에 5~10%p 정도 뒤처져 왔다. 민주당의 자체 여론조사 역시 이를 꾸준히 확인해 왔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민주진보통합정당’이 한나라당을 11%p로 앞섰다. 통합 논의로 국민의 관심이 모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큰 폭의 격차다. 이는 보통의 조사에서 30% 내외를 차지하는 무당파가 크게 줄어든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진보통합이 다소 실기(失期)한 면이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8월 27일 조사에서는 야권 중 민주당을 제외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이 통합해 하나의 정당이 된다고 할 경우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 36.5%, 야권 3당 통합 정당 19.8%, 민주당 19.2%, 자유선진당 3.2%, 기타 0.1%, 모름/무응답 21.2% 등으로 나타났었다.
진보통합이 지루한 우여곡절을 겪고, 서울시장 선거 전후로 안철수 교수가 부각되면서 비민주-진보통합당의 선호도가 다소 떨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물론 전통적 진보정당과 유시민 대표가 이끄는 국민참여당의 결합은 매우 특기할 만한 일이라 아직 그 의미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민주당과 혁신과통합의 ‘중도통합’과 ‘진보와 자유주의의 결합’으로 불리는 민노-참여-통합연대의 통합이 야권 지지자들을 어떻게 분할할지는 양측의 통합 작업이 완료되는 12월 중순쯤이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양 진영 모두 이를 의식하고 있는 만큼 ‘통합의 잡음은 줄이고, 효과는 극대화’하기 위해 벌이는 경쟁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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