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대표단회의 공동대표단 모두발언
○ 이정희 대표
재벌체제 개혁이 정치권의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통합진보당은 국민적 분노와 심판의 대상이 된 이명박 정부를 양산하는 수구기득권 복합체와 정면으로 대결하겠다고 이미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렸습니다. 이런 점에서 통합진보당은 최근 정치권의 논의를 환영합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얼마 전 재벌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심각한 양극화의 원인이 재벌 체제에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하고 날치기로 금산분리 완화를 밀어 붙일 때 박근혜 위원장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수출대기업을 위한 고환율 정책, 각종 세제 지원과 규제완화를 강행할 때 어떤 입장이었습니까? 양극화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화시킨 이명박 정부의 치명적 과오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도 없이, 자신은 아무 잘못 없다는 듯 천연덕스럽게 재벌 개혁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많은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뿐입니다.
박근혜 위원장은 지난 08년 출총제가 폐지된 뒤 일감 몰아주기 등 대주주의 사익추구가 문제 돼 이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재벌 규제 정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결여된 피상적인 접근입니다. 이 둘은 상관관계가 없는 별개의 문제로, 정책수단도 다릅니다. 그런데 이를 혼동하고 있습니다. 책임 있는 정치인의 무지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통합진보당은 앞으로 효과적이고 강력한 재벌 개혁 방안을 종합적으로 제출하겠습니다. 출총제 도입도 필요하겠지만, 이보다 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재벌 체제를 온존시키는 각종 특혜를 없애는 구조적 대책이 필요합니다. 특히 삼성그룹을 비롯한 4대 재벌에 대한 맞춤형 규제 장치도 절실합니다. 중소기업과 지역상권 보호를 위한 대책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독과점, 총수 중심 체제를 포괄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법과 제도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통합진보당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교하고 종합적인 재벌 개혁 방안을 앞으로 차근차근 제시하겠습니다.
통합진보당은 이를 통해 노동자, 자영업자, 중소기업, 소비자를 포괄하는 ‘재벌개혁 동맹’을 만들어가겠습니다. 99% 압도적 다수 국민의 동의와 지지로 1%만의 재벌 중심 체제를 극복하는 사회적 역량을 쌓아갈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핵심 현안이 된 재벌 체제 개혁에 대한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 간의 공감대가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재벌 개혁에 대한 입장은 정책연대와 가치연대에 기초한 야권연대를 실현하는 데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입니다. 통합진보당의 재벌 개혁 대안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진지하고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합니다.
○ 유시민 대표
통합진보당이 한국사회의 오래된 기득권 복합체가 누리고 있는 부당한 특권 , 반칙에 단호히 맞서 싸우는 정당이라는 이정희대표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하면서요. 저는 이 방송을 보고 계실 당원동지 여러분께 한 가지 말씀만 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우리당의 총선후보 결정과 관련해서 공동대표들이 지역에 따라서 경선 룰 조정이나 후보조정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우리가 통합할 때 합의조정을 우선한다는 내용에 충실하게 공동대표들이 적극적 역할을 하고 대표단의 중재 노력에 대해서 모두가 존중하도록 결의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공동대표들이 깊이 상의해서 극소수 지역은 후보조정을 하고 또는 적지 않은 지역에 경선규칙에 관한 의견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어느 한 곳에서도 전국운영위원회의 결의와는 달리 공동대표들의 판단이 맘에 들지 않으실 수도 있겠으나 경선규칙에 관한 중재나, 후보조정에 대한 권고가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곳이 단 한 곳도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최종적으로 합의가 안 될 때, 채택하게 될 경선규칙은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것만으로 통합된 당의 대오를 유지하고 이번 총선에서 당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외람된 표현으로는 공동대표들의 조금 리더십을 행사해보자는 뜻에서 권고를 드리는데, 어느 한 곳에서도 흔쾌히 수용되지 않으니 입장이 난감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 당의 예비후보님들, 그리고 그 분들을 지지하는 당원동지 여러분께서 한번씩 깊이 생각해주시고요. 다른 무엇보다도 당의 발전과 목표를 개인의 소망이나 목표보다 앞세워서 판단하는 지혜가 우리 모두에게 크게 요구되는 때다, 생각하면서, 몇몇 지역에서 저희 공동대표들이 제안한 경선규칙 조정 또는 후보 조정에 대한 안을 받아들여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 심상정 대표
당원동지들, 설 잘 쇠셨습니까. 설 연휴 충전된 기운을 바탕으로 총선승리를 위해 힘차게 달려갔으면 합니다.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빵집 등 소상공인 업종에 진출한 재벌 2,3세의 문어발식 경영에 대해서 조용히 파악하도록 경제수석실에 지시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실핏줄까지 재벌대기업이 물고 들어와서 대한민국 경제 자체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삼성 분식회계가 아니라, ‘삼성분식점’, ‘삼성반점’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골목 상권까지 문어발의 촉수를 들이미는 거대 재벌의 모습은 말기 공룡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특히 경영능력 검증이라는 명분으로 진행되는 재벌가 3,4세의 이러한 행태는 경영 실습을 위해 골목상권과 수많은 영세자영업자들의 소중한 삶과 가정을 실험용으로 파괴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경제 정의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민 생활권에 대한 공격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지난 4년, 재벌의 이러한 문어발식 확장에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했습니다. 재벌개혁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합니다. 출총제 부활, 순환출자 차단 등의 법제화부터 시작해 경제의 암으로 변질된 재벌의 실체에 대한 대대적 수술이 필요한 때입니다. 통합진보당은 이에 대한 강력한 대안을 내놓겠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금 국민들은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정치개혁이 큰 걸음 나아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 국민들이 야권에 듣고자 하는 얘기는 석패율제의 장단점이 아니라, 비례성이 왜곡된 선거제도 아래서 어떻게 국민의 뜻에 따르는 제도를 만드느냐 하는 점입니다. 지금껏 정치개혁이 논의될 때마다 비례성의 확대가 제기됐음에도 결국은 진전되지 못했습니다. 야권연대 테이블에서 과감한 정치개혁 행보를 기대합니다.
야권연대도 조율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조율과 훈련 없는 즉흥연주는 불협화음만 낳을 뿐입니다. 통합진보당이 제안한 야권연대논의기구 제안에 민주통합당이 응답해서 정치개혁과 재벌개혁의 큰 걸음으로 함께 나아가기를 촉구합니다.
2012년 1월 26일
통합진보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