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총선 과정에서 유시민 대표는 세 번의 싸움을 했다. 정치판을 모르는 소시민으로서 진보정당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보도된 사실만으로 유시민이 당 내에서 세 번 정도 싸웠음을 확인하고 목격했다. 세 번의 싸움은 모두 소위 당권파, 즉 경기동부연합과 관련을 맺고 있다. 첫 번째 싸움은 유시민이 지난 1월 26일에 당무를 거부한 것이었다. 그 때 당시에 소위 과거 민노당 계열의 당권파 지역구 후보들이 문제를 일으켰다. 경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3인 공동대표의 합의된 권고안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했기 때문이었다. 경선 과정에서 패권적 행태와 독식 행동이 나타난 것이었다. 이 때 유시민은 당게시판에 글을 올려서 당지도부의 권고안이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당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랄 수 없는 상태라고 당 내부의 문제를 비판했다. 이후 소위 당권파들이 당대표들의 후보조정권고안을 수용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고 보도되었다. 유시민이 당무를 거부한 이후, 심상정, 이정희 두 명만이 당지도부 회의에 얼굴을 내밀었고 유시민은 나타나지 않았었다. 두 번째 싸움은 이정희의 무분별한 비례 독식 문제 때문에 발생했다. 그것이 3월 초였다. 이정희는 비례후보로 지도부의 합의 사안을 깨고 서기호 전판사를 영입하려고 했다. 원래 전략적인 비경쟁부분 비례 후보는 이미 결정이 난 정진후를 제외하고, 심상정, 이정희 양 대표가 1명씩을 추천하기로 합의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정희는 김제남을 추천했고, 심상정은 박원석을 추천했다. 심상정의 추천을 받은 박원석이 입당의 변을 내고 수많은 시민단체대표의 추천을 받았던 장면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모든 것이 결정이 난 이후에, 이정희는 합의를 깨려고 했다. 무리하게 서기호 전판사를 영입한 것이다. 서기호 전판사를 영입할 때, 국회에서는 이정희 홀로 서판사의 옆에 있었다. 그리고 유시민이 트위터로 서기호의 전략명부입성이 불가함을 지적했다. 그가 내세운 반대의 이유는 검증되지 않은 후보라는 점이었다. 이 때 이정희의 서기호 영입은 트위터에서 많은 찬성을 이끌어냈다. 동반하여 서기호 역시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다. 오직 유시민만이 대중적 비판을 감수하고, 합의의 원칙을 지켰던 것이다. 세 번째 싸움은 4월 18일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비례 경선 부정에 대한 것이다. 3월 18일과 19일 동안 통합진보당은 비례경선 결과를 발표할 수 없었다. 부정과 부실의 의혹이 제기되었고 경선후보자 사이에서 갈등과 알력이 발생했다. 3월 20일은 비례후보를 등록하는 마지막 날이었고 일정상 발표는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그래서 투표함을 봉인하고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총선 이후로 미뤘으며 각 후보자들이 결과가 바뀔 수 있음을 인정하고 수용했다. 결국 내부적으로 총선 후 조사가 합의가 된 것이다. 더욱이 3월 20일에는 이정희의 관악을 여론조사 문자조작 사건이 터졌고 통진당이나 민주당이나 대혼란에 빠졌었다. 어찌 되었든 총선이 끝나고 통진당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고, 작은 실수는 있을지라도 전체적으로 봐서 부정의 실체를 드러내는 조사를 마쳤다. 이 조사의 토대 위에서 유시민은 당권파와 다시 싸움을 시작했다. 당권파가 이 조사를 당권투쟁의 시각으로 볼 때, 유시민은 이 부정을 민주주의 원칙과 상식의 문제로 이끌어냈다. 그는 이정희가 깽판을 친 운영위를 속개했으며, 인터넷 중계를 통해서 당회의의 투명성을 이끌어내고 전자투표를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운영위의 결과를 통해서 당쇄신안을 이끌어냈다. 그 이후에는 당중앙위원회를 통해서 경쟁부분 비례후보의 총사퇴와 당대표 총사퇴의 혁신안을 공고화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보여 준 초인적인 인내심과 당구성원에 대한 존중은 리더로서 유시민의 자질과 품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유시민은 드러난 기사만으로도 1월부터 4월까지 통진당 내부의 몰상식한 패권주의와 싸워 온 것이다. 유시민은 원래 당 내부의 정파와 세력을 인정하는 사람이다. 당 내부에는 이질적인 존재들이 있을 수 있으며, 이들 사이의 공존을 위해 룰이 필요하고 그것을 지키는 절차를 강조할 뿐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모든 정당은 이런 규칙과 규칙의 준수, 합의와 대화, 다수파와 소수파의 절차적인 공존, 패권과 부패에 대해서 무감각하다. 새누리당은 1인 지배체제가 너무나 자연스러운 당이라서 절차가 뭉개질 필요가 없는 당이고, 민주당은 지역적 패권이 너무나 뿌리깊어 그 속을 알 수 없는 당이다. 이 두 거대 정당은 당 구성원들이 가진 정치적 기술과 연륜(?), 그리고 그 스케일 때문에 통진당의 당권파와 같은 무리가 진상을 부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민주주의는 절차에 대한 존중 없이는 불가능하다. 유시민이 보여 준 세 번의 싸움은 그가 얼마나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자인지를 보여준다. 정치적 시련이 계속되겠지만, 힘 내길 바란다.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