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검찰에서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통진당 사무실로 들이닥쳤다. 물론 통진당은 신당권파니, 구당권파니 하는 싸움을 잠시 멈추고 합심해서 검찰 진입을 막기 위해서 몸으로 대치하고 있는 중이다. 통진당 얘네들에게는 대체 법이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법이란게 그저 홍어좆으로 보이는건가? 난 그동안 검찰을 검새, 씹검, 떡찰 등으로 폄훼해서 부르곤 했지만, 이번만은 검느님~ 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통진당에게는 그동안 여러번 자정의 기회가 있었다. 4.11 총선 전, 각 지역구에 민노충들의 단체 위장전입 및 알박기, 당비 대납 등의 사건이 터졌을 때 연루된 후보들을 모두 사퇴시켰어야 했다. 그들은 외면했다.
비례대표 순위 경선 때는 오옥만-윤금순, 노항래-이영희 순서 뒤바꾸기 사건, 민노계 당사자들에게도 생소한 얼굴인 이석기의 뜬금없는 몰표 및 청년비례대표 김재연에 대한 몰표에 대한 지극히 정상적인 의혹, 이정희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서기호 판사 영입, 전교조 성폭행 미수사건을 제대로 처리 못한 정진후 사퇴 건 등, 쥐꼬리만한 크기의 정당 내에서 별의별 사건이 다 터졌다. 그리고 아이러니컬 하게도 크기가 작은 정당이라 공론화가 되지 않았을 뿐이었다. 사실 가난하고 없는 집에 돈 몇푼 들어오면 더 치고박고 싸우는게 인지상정이니깐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때도 그들에게는 자정의 기회가 있었지만 역시나 외면했다.
통진당 소속 이청호 금정구의원의 당내 부정 선거 폭로가 있은 후, 관심병자 통진당은 그토록 염원하던 국민적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 그 관심에 지나치게 취한 나머지 얘네들은 대체 뭘 어떻게 해야할지 도무지 감을 못잡더라. 정치적 미숙아의 모습 딱 그대로였다. 대중정당으로 발돋움 해야할 시기였지만 통진당은 여전히 운동권 전위조직이었다. 사건 딱 터졌을 때, 쿨하게 경쟁형 비례대표들 모두 싸그리 자발적으로 사퇴시키고 국민들 앞에 용서를 구했으면 국민들에게 제법 감명 깊게 다가왔을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 국민들은 쿨한 모습, 책임지는 모습에 감동 잘한다. 말 그대로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가 되었을 것인데, 그들은 계속해서 외면했다.
당권파들의 지랄 같은 몽니와 국민들의 비난에 못 이겨, 겨우겨우 혁신비대위라는게 설치되었다. 일이 이지경까지 흘러가니깐 구당권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책임을 져야할 입장인 민노총이나 노,유,심 등도 당황했는지 오히려 국민들에게 개혁전사 코스프레를 하려고 애쓰더라. 왠지 난 그 모습들이 가엽더라. 하지만 이해한다. 정치나 권력이라는게 나눠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같이 한 배를 타다간 다 같이 침몰할 지경이니 이제라도 앞장서서 당권파 축출하려는 모습에 일단은 응원을 보내는 거 정도야 쉽다. 이이제이(오랑캐를 오랑캐로 제거한다)라는 말도 있으니깐. 돈드는 일도 아니고.
다른 떨거지들이야 밥버러지들이니깐 욕하기도 귀찮다. 하지만 지금 나의 호프이자 우상인 유시민도 침묵하고 있는중이다. 얼마전 당원명부 다 까라고 외치면서 제법 괜찮은 액션을 잠시 보여줬지만, 그야말로 잠시뿐. 도덕적 위기시대에 침묵이나 중립은 비겁한 짓이라고 유시민이 스스로 말했던 것인데.
나름 혁신 코스프레 역할을 하기로 했으면 제대로 하란말이다. 구당권파에 의해 저질러졌던 수많은 비리들을 공론화하고 원칙대로 다 까고 다시 시작하자고 말이다. 그리고 떳떳하게 자발적으로 검찰 수사에 협조했으면 얼마나 좋은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왔을까? 국민들은 사실 정치계의 비리에 익숙하다. 그만큼 자신의 과오를 먼저 솔직히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에는 익숙하지 않다는 말이고. 자발적으로 검찰수사를 요구하는 통진당의 모습은 굉장히 국민들에게 참신한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바보, 축구, 온달, 병신, 쪼다들이니깐 주는 밥상도 걷어 차버리고 외면해버렸다.
선자불래 내자불선이라, 선한 자는 찾아오지 않고, 오는 자는 선하지 않다. 이제 통진당에게 자정의 기회란 없다. 자발적이지 않은 외압에 의한 검찰수사는 통진당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다. 그래도 제대로 조사에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더 큰 화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검찰이랑 대치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그리고 대치 중에 검찰측 공무원이 상하게 되는 불상사라도 발생한다면 어쩔라고? 별로 가능성이 없어보이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통진당은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든 상상 그 이상의 최악의 모습을 보여왔다.
통진당에게 더 좋아질 기회는 이제 사라지고 없다. 하지만 아직 더 나빠질 여지는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싶지 않다면 그냥 순순히 검찰조사에 응하라. 내가 마지막으로 통진당에게 권하는 충고다.
<== 101호한테 세뇌당하는 中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