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바라는 정치개혁은 어떤 것입니까
그리고 그 과정 혹은 결과로 주어질, 당신이 꿈꾸는 ‘새로운 일상’은 어떤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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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0여년 정당개혁운동의 끝자락에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졋습니다.
우리가 기존의 정치모순과 불합리를 객체화시켜 비판하고 혁파한다고 무엇이 바뀔까,
아니 바뀌기나 할까?
우리가 바꾸고자하는 것은 내가 없는 세상이 아니라, 내가 속해있고 내가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종국에는 나의 문제이고, 나의 생활 나의 삶이 변화하는 가운데 세상의 변화도 의미 있는 것이며, 나란 존재가 그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진정한 의미를 지닙니다.
정치나 권력이 나의 생활을 파괴하거나 침해해서 우리의 일상을 피폐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바른 정치 좋은 권력이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향해야할 정치개혁은 ‘나의 일상이 변화하는 것’이며, 동시에 ‘정치의 일상이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세상변화의 길 위에서 행복해야 하고 그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당연히 행복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저는 10년 화두 생활정치를 ‘정치의 일상이 삶의 일상과 괴리되거나 충돌하지 않고 조화, 상생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사회는 70년대 개발독재를 거치면서 경제적 성취를 이루고, 대신 정치적 자유를 희생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인권과 자유 그리고 절차적 민주주의가 87년 6월 항쟁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난 후라야 비로소, 정권교체 혹은 민주정부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87년 6월체제는 이미 낡은 체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회권력의 축이 세계화와 더불어 정치에서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이젠 정치적 민주주의가 경제적 민주주의를 담보하거나 최소한의 통제도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정치가 자본을 양육하던 시대, 정치가 자본을 통제하던 시대를 지나, 이젠 정치로부터 해방된 자본의 시대, 신자유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국민의 시민의식이 함양되고 주권의식이 높아지면서 대중의 이해와 요구도 다양해졌습니다만, 정치는 누구를 대의하는지 모를 낡은 수레꾼들로 전락했습니다.
특히 정보통신 및 교통의 발달은 ‘보다 많은 민주주의’ 그리고 ‘보다 직접적인 민주주의’를 실현 가능케 하고 있음에도 우리의 정치체제는 구습에 붙들려 꼼짝할 줄 모릅니다.
지난 2002년 노풍으로 시작된 정치영역의 변화물결은 새로운 시민권자의 대의민주주의 한계에 대한 문제제기이며 도전입니다. 지식정보사회로의 전환기의 다양한 사회균열을 반영하지 못하는 선거제도(6웛 항쟁의 결과물)로 인해 대의정치의 효용성이 떨어지고 부정하는 당하는 결과를 낳았으며, 진보적 시민의 제3정당 운동(민노당, 개혁당)이 시작되는 시대적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또한 ‘탈정당 참여정치’의 정향을 지닌 대중은 정당으로의 참여나 청원을 거부하고, 직접 그리고 즉시 소통을 요구하는 세련된 거리투쟁(탄핵촛불)으로 대의정치에 도전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비조직적 무정형의 대중행동은 민주주의자가 권력자일 때와 기회주의적 권위주의와 ‘지킬 의사가 없는 약속’을 미덕으로 여기는 권력자일 때는 그 결말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우리는 MB의 등장으로 절절히 깨닫습니다)
우리는 이같은 87년체제의 절차적 민주주의 대의민주주의에 한계를 넘어서려는, 2002년 노풍으로 시작된 참여민주주의의 주인공이자 자각한 시민의 일부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정당개혁 10년의 성공과 좌절 그리고 남겨진 화두
참여정치 10년, 개혁당-열린우리당-참여당-(진보당)으로 이어진 제3정당 운동의 역사는 오늘 현재, 실패했다라고 말해도 크게 부정할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이 같은 평가를 뒤집을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입니다.
열린우리당의 짧은 성공기를 제외하면 제3당 운동은 매우 성공하기 어려운 도전이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합니다. 제3당 운동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 중 하나를 반드시 갖추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제도적 개선입니다. 노무현대통령이 권력의 절반이라도 내어주겠다며 간절히 제안한 선거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양당제를 유도하는 현재의 독식구조의 선거제도 하에서 제3당의 존립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일부 특수지지층에만 의존하는 미니정당만 가능하다)
두 번째는 국민의 정치참여가 활화산처럼 폭발하여 기성 정치권을 무력화 시킬 만큼 고조기를 맞이했을 경우입니다. 정치개혁의 열망이 분출되고 조직될 수 있을 때 새로운 대중정당은 그 탄생과 성장이 가능합니다. 짧지만 열린우리당은 그것을 보여주었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사례에서 보듯, 기득권 세력은 개혁적 권력자의 퇴임과 함께 재등장하고 우리사회는 역주행으로 치달았습니다.
결국 한사람의 영웅적 투쟁에 의존한 시대개혁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교훈만을 남긴 채, 전직대통령이 홀연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비극을 목도해야 했습니다. (참여당은 이 교훈을 망각하고 또 다른 (B급)영웅을 내세워 몰락한 사례일 뿐이다)
그래서 만일 또다시 좋은 정당을 갖고 싶다는 소망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깨어있는 시민이 많아지게 하라, 그리고 조직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아니면 최소한 선거법 등 제도개선을 위해 먼저 노력해보자고 주장하고 싶다. 제도적 장애물인 담장 위 철조망을 걷어내지 않고 벽을 넘는 것은 너무 출혈이 크고 벽은 높았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만이 민주주의의 퇴행을 막는 최후·최고의 보루이며, 지속가능한 개혁을 꿈꾼 노무현님과 우리의 소망이 아닐까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