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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7일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는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새아침'에 출연, "어떤 일이 있더라도 9월 안에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일정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기갑 대표가 아직까지도 '탈당'이나 '신당창당'이라는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표현보다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포괄적인 표현'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탈당'보다 어려운 '당해산' 카드는 왜?
지난 5일 강기갑 대표는 구당권파인 강병기 전 당대표후보를 만나 "비례대표 의원들의 의원직 유지를 위해 정당을 해산하는 방식으로 깨끗이 갈라서자"고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비례대표 의원이 자진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강기갑 대표는 자파 비례대표 의원들(박원석, 정진후, 서기호)의 의원직 유지를 위해 '정당 해산'을 하자고 요구한 것이다. 실제로 신당 창당을 위해선 신당권파 세력이 즉각 탈당한 후에 창당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다. 그리고 그것이 신당권파가 늘 주장하고 있는 '야권연대'를 위해서 시급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당권파 측 비례대표 의원 3인이 탈당하고 의원직을 잃으면 국고보조금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선관위 규정상 5석 이상의 정당은 국고보조금의 5%, 5석 미만의 정당은 2%를 배분받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신당권파가 심상정, 노회찬, 강동원 의원들의 의석수만으로는 탈당을 결행하지 못하게 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당해산은 가능한가
강기갑 대표는 또 지난 5일 강병기 전 당대표 후보에게 "당 해산을 돕지 않으면 지난 5월 12일 중앙위 폭력 사태에 연루된 당원 16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서두르겠다"라며 구당권파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폭력사태 연루 당원 16명 가운데 구당권파 성향의 중앙위원이 10명 정도이기 때문에 당내 구당권파의 입지를 심각하게 축소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현재 통진당 중앙위원의 세력 구도는 구당권파가 46명, 신당권파가 40명이다. 만약 구당권파 10명이 당기위에서 제명되면 36 대 40으로 신당권파가 우세해진다. 실제로 구당권파 중앙위원 10명을 제명하고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 해산 안건을 상정하고 통과시킨다면 당 해산을 위한 당원 총투표를 실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당원 총투표가 실시되더라도 전체 당원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정당해산이 가능하므로 사실상 당해산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즉 신당권파의 당해산 압박은 그야말로 압박을 위한 압박일 가능성이 크다.
민주노총 변수 신당권파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진보정치 혁신모임'을 갖고 신당 창당을 위한 방법과 시기를 논의했다. 그 과정에서 심상정 전 원내대표는 "13일 민주노총의 결정을 계기로 노동과 농민, 진보정치와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논의 과정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권파는 오는 13일 열리는 민주노총의 중앙집행위원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새인데 실제로 민주노총의 참여 정도 여부가 통진당 신당권파의 신당창당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통진당의 향방을 결정할 중앙위가 오는 17일쯤 열릴 예정인 것도 민주노총의 회의결과를 고려한 일정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의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전면 철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지만 신당권파의 신당창당을 공식적으로 지지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당해산 카드는 신당 창당을 위한 압박카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8월 첫째주 조사에 따르면 통진당 지지율은 2.8%로 창당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신당권파가 이 상태에서 탈당하고 신당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자칫 '진보신당 시즌2'에 머무를 확률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신당권파가 '즉시 탈당'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다.
결국 신당권파가 실제로 불가능에 가까운 '당해산 카드'를 꺼낸 이유는 탈당과 신당창당에 필요한 당내외 세력을 규합할 명분과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강기갑 대표의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포괄적인 표현은 탈당과 신당창당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조건에서 이후 구당권파와 다시 화합할 수 있는 여지도 남기는, 정치적으로 '안전한' 표현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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