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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주를 기점으로 터져 나온 47% 발언과 세금 문제로 (그 밖에 자잘한 것은 벌써 잊혔을 만큼) 롬니 캠프는 푸닥거리하듯이 여론 폭탄을 맞았다. 애써 ‘아직 시간이 많다’라고 침착한 척하지만 안쓰럽기 그지없는 정도다. 그의 말대로 아직 이른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기세등등하게 왜 실패했는가를 분석하는 기사들을 올리고 있다. 롤링스톤즈의 매트 타이비 기자는 ‘오바마가 플로리다 양로원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약봉지를 훔쳐다가 도요타 자동차 CEO랑 파티라도 벌이지 않는 한’ 게임은 끝났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롬니가 얼마나 크게 잃을 것인가에는 관심이 없다. 이제 여론은 어떻게 롬니 같은, 정확히 말하면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후보가 대선 레이스에 끼어들 수 있었는가 하는 데로 옮겨가고 있다. 근 2년에 걸친 당내 경쟁과 후보선출 여정, 일거수일투족 물샐틈없는 여론검증의 모든 과정을 거치고도 겨우 이 정도 후보밖에 내지 못했다? 수준 미달의 후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게 혹시 옥석을 가려내는 과정의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아니면 더 근본적인 사회적 취약점 때문인가. 만약 이 추론이 맞는다면 제2의 롬니는 다시 나올 것이고, 어쩌면 더 최악일 수도 있다. 사실 아직까지 귀가 솔깃한 분석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주간이 롬니나 롬니 캠프만의 실패가 아닐 수 있다는 비판은 흥미롭고 기대를 하게 한다.
롬니가 묘하게 박근혜나 안철수와 겹쳐 보이는 건 나만의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이 세 사람은 요즘 흔한 말로 1% 만이 누릴 수 있는 온갖 기득권 속에 태어났고, 자랐고 또 물려받은 기득권을 누리며 사는 사람들이다. 이 셋 중에 누구도 나머지 99%를 경험했거나 깊이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롬니의 세금은 (비록 형편없이 적은 액수였어도) 탈법한 것은 아니었지만, 윤리적인, 혹은 감성적인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안철수의 아파트 다운 계약사건에 너그러운 면죄부를 주는 대한민국의 여론을 보면 씁쓸하기 그지없는 지점이다. 더구나 안철수는 2달밖에 안 남은 대선 레이스에 이제 뛰어들었으니 2년이나 검증받은 롬니가 얼척없는 사건으로 떨려나는 지경엔 안철수가 부러울 따름일 거다.
어쨌든 자격없는 롬니의 여론재판은 얼추 끝나가는 것 같다. 롬니는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고 미국의 유권자들을 위해서 이는 다행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간을 돌이켜 보자. 오바마는 미국이 반드시 다시 선택할 대통령이었나? 사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 아니 롬니가 47% 동영상을 들키지 않았던 시점까지도 오바마의 재선을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바마의 지난 4년 국정운영은 실패였고 실망한 많은 지지자는 이미 등을 돌렸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은 롬니의 실체를 파악할 기회를 얻었지만, 오바마에게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요구할 기회를 잃었다.
앞으로 2달, 한국의 선거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안철수의 편법 등장이, 마치 온 국민이 기다려온 메시아를 추대하듯 하는 안철수 지지자들의 어리석음이 끼칠 해악이 두렵다. 그가 다행히(?) 짧은 검증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링 위에서 내려온다고 해도, 그가 아니었으면, 그에게 쏟은 에너지와 시간이 아니었으면 가능했을 잃어버린 유권자의 기회는 누가 보상해준단 말인가? 안철수는 지금 그 존재만으로도 해악이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3-01-05 19:11:34 정치에서 복사 됨]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4-01-26 22:54:39 문예·과학에서 이동 됨]
 구장로 기자로부터 카테고리 견인비 1,000뽕이 삭감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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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