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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한다. 어제 레바논과의 경기는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 처럼 지지리 운이 없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된 경기였다. 그러나 운도 실력인것이 축구다. 운이 없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경기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최강희 감독이 의도한 축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1. 매번 바뀌는 수비진
최강희 감독은 부임이후 포백 수비수들이 수시로 바뀌었다. 물론 선수 개인의 부상 혹은 컨디션 저하도 원인이지만, 최강희 감독의 변덕스러운 선수 기용도 한 몫 했다. 4백 수비는 수비수들의 개인 기량보다는 선수들 간의 호흡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매경기 마구 조합을 바꾸어 버리니 어제 같이 어슬프게 선제골을 허용하는 것이다.
어제 실점 장면을 보면 우리나라 선수들이 일정 지역에 몰려 있는 우를 범하는 동시에 상대 공격수를 프리한 상태로 놔두고 있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는데 이는 이번에 대폭 바뀐 선수 구성으로 인해 생긴 일이다.
선수들 서로 간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2. 기.구 대신 돌아온 김남일 최강희 감독은 기성용, 구자철 선수를 과감히 제외했는데.. 결과론적이지만 실패 했다. 이들 두 선수가 팀에 차지하는 비중이 실로 컸다는 것이 어제 경기로 증명이 됐다. 회춘한 2002년 월드컵 스타 김남일이 돌아왔지만 역시 축구는 팀이 하는 경기이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주축 선수를 바꾸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어제 경기로 확연히 드러났다. 특히 어제 처럼 선수들이 경기 결과에 심리적인 압박감을 가지고 임하는 경기는 더욱 더 그렇다. 김남일 선수에게 팀의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했지만, 그 파트너였던 한국영과 여타 선수들이 김남일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은 짧은 시간안에 팀을 만드는 능력은 떨어져 보인다.
3. 이동국은 누가 뭐래도 현존 하는 국내 최고의 공격수다. 손흥민이 분데스리가에서 펄펄날고 지동원 역시 최근 상승세에 있지만 이동국에 비하면 아직 풋나기에 불과하다. 어제 이동국 선수의 문전에서의 움직임은 여전히 날카로왔다. 최근 물이 오른 공격시 볼 배급 능력도 돋보였고 다만 전반전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것이 안타까울 뿐.. 안되는 날은 뭘 해도 안된다.
4. 날라 다닌 이청용.. 몸이 무거워 보인 김신욱 오랜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한 모습을 보여준 이청용 선수.. 어제 국내 선수 중에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좋은 활약을 해 주었다. 이에 비해서 교체로 들어간 김신욱 선수 역시 결정적인 헤딩 슛을 말아먹고 헤매기 시작해서 그 특유의 그라운드에서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5. 부진 했던 이근호.. 늦게 들어간 손흥민.. 어제 경기에서 제일 아쉬웠던 것은 손흥민 선수의 투입 시점이었다. 중동 킬러라고 불린 이근호 선수는 어쩐 일인지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부진 했던 이근호를 대신해 손흥민 선수가 좀 더 일찍 들어갔더라면 하는 생각은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했을 것이다.
6. 남은 경기.. 그리고 최강희 감독 현재 우즈백, 이란, 한국 세 나라중 우리가 가장 유리한 고지에 점령한 것은 사실이다. 두 경기에서 한 경기만 이기면 직행 티켓을 잡을 수 있다. 두 경기 모두 홈에서 치루어지기에 일단 유리하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탈락 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시점에서 언론에서 최강희 감독을 지나치게 흔들지 말았으면 한다. 최강희 감독은 원해서 그 자리에 올라간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또 이번 최종예선이 끝나면 감독자리에서 물러날 사람이다. 그런 사람 자꾸 흔들어 봐야 얻을 것이 없다. 이미 최강희 감독은 기성용, 구자철을 제외하고 자신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레바논전에서는 실패 했지만.. 다음 우즈백과 이란전에서는 성공 할 수도 있다. 그것이 축구다. 지금 감독을 바꿀것이 아니라면 최강희 감독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이 브라질 티켓을 따는데 더 도움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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