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배우로서 인지도를 크게 상승시켰던 작품은 2006년 개봉한 장진 감독의<거룩한 계보>. 주인공 정재영의 친구이자 사형수인 '정순탄' 을 연기했다. 


차승원 주연<시크릿>에서는 범죄 조직 '칠성회' 의 보스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의 이야기를 다룬<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는 북측의 책사 역할로 등장.


비중이 굉장히 높은 '고구려 남건' 캐릭터를 연기한 이준익 감독의<평양성>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연출작<천년학>속에선. 여 주인공 오정해에 대한 일편단심 순애보를 던지는 우직한 총각 '용택' 을 연기했다.


2010년 개봉한<베스트 셀러>에서는 위기에 빠진 엄정화의 남편 '박영준' 으로 


잔인하며, 도박에 찌든 폭력가장 연기를 선보였던 김혜수 주연의<열한번째 엄마>




이전에도 말했지만 본인의 연기를 완벽히 소화해야 하는 것은 물론, 주연의 영역을 절대로 침범해선 안되는 절제력이 조연 역할의 가장 중요한 철칙 중 하나다. 그 불문율에 가까운 현장 규정을 수시로 이탈하는 대표적인 배우가 '박철민' 인데, 아마 영화자체는 딱히 기억나지 않아도 박철민의 익살스런 연기가 뇌리에 박혔던 사람들이 의외로 많을 것이다. 실제로 코믹장르 영화가 아님에도 작품 전체 흐름이 박철민으로 인해 희극화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당연히 배역들 중엔 무거운 주제를 희석시킬 감초들도 필요하지만, 과도한 표출을 남발하는 그 덕에 내용 자체가 뭍혀버린 작품이 한둘이 아니다.

현재. 류승용이 박철민 같은 그 애매한 경계선상에 놓여 있다. 류승용은 박철민과 확연히 틀린 연기색채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 역시도 주.조연이 쉽사리 분간되기 힘든 막대한 존재감을 드러내온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류승용 자신에게 단점으로만 적용되진 않는다. 그는 눈에 띄게 강렬한 연기를 바탕으로 조연 인생을 살아오다<추격자>라는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통해 완벽한 주연급으로 재탄생한 김윤석의 코스를 걷게 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이것이 현실로 도래한다면 '살아있는' 연기에 목말라온 우리 관객들은 또 한명의 주연배우 다운 주연을 소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