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닉 변경 요청하러 어제 건의방에 갔더니 <벌거벗은나무>기자가 <누드나무>기자로 닉 변경을 요청했더라. 많이 아쉬웠다.
난 사실 이번에 닉을 바꾸면서 닉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다른 회원들의 닉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다. 그리고 몇몇 회원들한테는 앞으로 강퇴를 당해서 다시 들어올 때 기왕이면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끌 수 있는 닉을 들고오라고 조언을 해줄 참이었다.
<벌거벗은나무>는 <벗은나무>로 하면 부르기도 쉽고 또 직함을 붙여도 <벗기자>가 되니까, 머리에 확 남고 일석이조 아닌가. <누드나무>기자는 앞으로 강퇴당했을 때 참고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12억의기적>기자는 앞으로 강퇴당했다가 다시 들어올 때 <18억의기적>으로 닉을 바꿔서 들어오기 바란다. <시팔기자>, 얼마나 부르기 좋은가. <시팔기자>의 탁월한 경제 분석 기사를 읽으면서 눈팅들은 <시팔>에 대한 거부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다. 욕을 명예의 훈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재주는 아무나 가진 게 아니다.
그리고 회원은 되고 싶은데 좋은 닉이 없어서 고민하는 예비 회원들에게 닉 짓는 방법에 대해서 몇 가지 조언을 해드리고 싶다. 어제 졸문 <욕좀그만해씨발>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유머의 핵심은 자기모순을 드러내는 거다. 닉을 <겁없는놈>으로 지으면 <겁기자>가 되고 <화내면사람도아냐>로 지으면 <화기자>가 되고 <돈이면다냐>로 지으면 <돈기자>가 되고 <입만살았군>으로 지으면 <입기자>가 된다.
그리고 기자 직함을 붙였을 때도 나만의 개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가령 <시티헌터>, <시민노킹>, <시종여일>, <시적모험> 기자는 모두 <시기자>로 통한다. <시>자를 놓고 서로 시기하는 사람들 같다. 그래선 안 된다. 닉에 경음을 붙이거나 겹받침을 집어넣으면 이런 중복을 피할 수 윘다. <깨금낭구>, <똘똘이아빠>, <삐급논객>은 그래서 좋은 닉이다. <빼앗긴들의봄>기자도 강퇴당하고 나서 복학할 때는 <뺏긴들의봄>으로 닉을 바꾸는 거 심각하게 고려해주시라. <뺏기자>. 취재원을 바로 무장해제시키는 탁월한 닉이다.
그런데 정말로 공개하고 싶지 않은 훌륭한 닉이 있다. 바로 <왕->으로 시작되는 닉이다. 나도 사실 한때는 <왕곰>으로 바꿀까 했었다. <왕기자>. 대기자도 아니고 왕기자. 아직 <왕>으로 시작되는 닉은 없으니 아직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눈팅들은 지금 당장 돈을 내고 가입하시기 바란다. 일분일초가 급하다.
끝.
| 
회비 납부 계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