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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글에선가도 얘기했지만 우리 딸은 미대생이다.
그런데 요즘 음악에 푹 빠져서 모든 걸 제껴놓고 음악만드는 일만 한다.
컴퓨터로 음원을 만들어내는 걸 보니 신기하더라.
원하는 모든 악기를 이용하여 음원을 만들고, 가사를 쓰고,
맘에 맞는 친구들이랑 공연도 하고.
어제밤에는 오늘 공연이 있어서 노래연습을 해야하니까 노래방엘 같이 가자고 그러더라. 가사를 썼는데 자기 목소리로 샤우팅이 되는지 확인을 좀 해야 되겠다고. 자기가 만든 음원을 USB에 담아 노래방에 가지고 가서는 USB코드에 꽂으니 자기만의 노래방이 되더군. 오오 신기해라. 니들 그런 거 해봤냐?
난 노래방에 그런 게 있는 것도 첨 알았다.
노래방에 가서는 나보고 좀 나가서 복도에 있으란다.
처음 해보는 거라 민망하다고... 그래서 커피 한 잔 들고 복도의자에 앉아 있는데
방에서 노래인지, 연기인지, 퍼포먼스인지, 뭔지 모를 낯선 소리가 막 흘러 나오더라. 다른 사람들이 들었으면 저방에 뭔일이 있나 했을꺼다.
지들딴에는 아방가르드를 지향하는 밴드다 뭐다 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보기에는 실력 부족인 것 같기도 하고,
철저히 형식을 파괴하고자했던 다다이스트들을 눈앞에서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암튼 듣기에는 몹시 불편한 ㅋㅋ
집에 와서 쇼팽의 피아노곡들을 좀 골라들었더니 맘도 귀도 좀 촉촉해지더군.
어제 딸의 모습을 보며 이게 요즘 아이들이 음악을 즐기는 법인가보다 했다.
그냥 남들이 생산해낸 것을 소비하는데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창작하며 즐기는 것 말이야. 더군다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손쉽게 원하는 음악을 생산해낼 수 있다는 거. 난 작곡을 하고 음악을 만드는 건 정말 나와 동떨어진 머나먼 세상 사람들이 하는 일인 줄 알았는데...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 쉽게 음악을 만들면서 즐기더라.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한이 맺힌 봉팔러들 있으면 한 번 시도해봐라.
작곡 프로그램 사라고 돈 준 적 없으니 그건 그냥 어디서 받은 것 같고,
마스터 키보드와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사줬다. 둘 합해서 70만원쯤.
음원 만들고 가사붙여서 노래방 가서 내 노래를 불러보는 거야.
해보고 싶은 봉팔러들 많을 것 같은데...
주변에 보면 어려서 가수가 꿈이었다는 사람들 은근 많잖아...
난 한번도 그런 꿈꾼 적 없다. 난 그저 문학소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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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