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비의 비육지탄이 자꾸만 머리에 맴도는 요즘입니다.
그동안 입의 즐거움을 위해 분별없이 먹어온 것들이 허리에 늘어붙어 몸도 마음도 한없이 무거워집니다.
지난 일요일부터 맘먹고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녁밥도 좀 적당히 먹고... 그동안 사실 너무 많이 먹었다는... ㅠㅠ
일요일에는 출근할 때 세 정거장을 걸어간 후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퇴근할 때는 동호대교 옆에서 한강시민공원으로 들어간 후 한남대교를 지나 반포대교를 지나 동작대교까지 걸어서 집에 왔습니다. 운동을 하기에는 너무나 쾌적한 날씨더군요.
음악볼륨을 최대한 높이고 강바람을 맞으며
몸도 마음도 가벼워져라.. 가벼워져라... 가벼워져라.. 주문을 외면서...
월요일에 출근할 때는 한 정거장을 걸어가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서 갔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서도 아파트단지 순찰 한 번 해주고...
화요일에 출근할 때는 한 정거장 걸어가 버스 타고 한 정거장 더 간 후에 내려서 되돌아 걸어왔습니다.
지금 학원에서 강의한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주변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아서 내가 평소 내리는 곳보다 한 정거장 더 가봤습니다.
오늘은 좀 가벼워진 걸 느끼겠어요.
근데... 너무 무리했나봐요. 이제 걷기가 싫어요. 다리도 아프고...
몸도 허해진 것 같고... 그래서 저녁은 삼겹살을 구워 먹었는데 흡수율이 200%인 것 같아요.
너무 맛있어요. ㅠㅠ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서 느끼는 의기소침,
건강에 대한 걱정,
사람에 대한 미움,
그동안 해오던 것들에 대한 지겨움,
그런데 아직도 버텨야 할 날들이 셀 수도 없이 많이 남은데 대한 두려움,
......
바람을 맞으며... 한없이 걸으며... 떨쳐버리고 싶었던 건 사실 이런거였는데....
이런 건 아무리 걸어도 가벼워지지가 않네요.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